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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이규보 - 구시마문 효퇴지송공문(驅詩魔文, 効退之送窮文) 본문

산문놀이터/삼국&고려

이규보 - 구시마문 효퇴지송공문(驅詩魔文, 効退之送窮文)

건방진방랑자 2020. 5. 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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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누설하게 하는 시마야 날 버려! 날 버려?

구시마문 효퇴지송궁문(驅詩魔文 効退之送窮文)

 

이규보(李奎報)

 

 

사물이나 사람에 귀신이 들어오면 생기는 일

夫累土而崇曰丘陵, 瀦水而濬曰溝井, 其或木也石也屋宇也墻壁也, 是皆天地間無情之物, 鬼或憑焉, 騁怪見妖, 則人莫不疾而忌之, 且呪且驅. 甚者夷丘陵塞溝井, 斬木椎石, 壞屋滅墻而後已.

人猶是焉. 厥初質樸無文, 渟厚正直, 及溺之於詩, 妖其說怪其辭, 舞物眩人, 可駭也, 此非他故, 職魔之由.

吾以是敢數其罪而驅之曰:

 

갑자기 들어와 의탁하여 혼란을 부추긴 죄

人始之生. 鴻荒樸略. 不賁不華, 猶花未萼, 錮聰塗明, 猶竅未鑿. 孰閽其門, 以挺厥鑰, 魔爾來闖, 酋然此託, 耀世眩人, 或髹或𦣒, 舞幻騁奇, 勃屑翕霍. 或媚而㜨, 筋柔骨弱, 或震而聲, 風豗浪𢶉. 世不爾壯, 胡踊且躍, 人不汝功, 胡務刻削? 是汝之罪一也.

 

신령한 것을 시로 풀어낸 죄

地尙乎靜, 天難可名. 昒乎造化, 䁳若神明 沌沌而漠, 渾渾而冥, 機開閟邃, 且鐍且扃. 汝不是思, 偵深諜靈, 發洩幾微, 搪突不停, 出脅兮月病, 穿心兮天驚, 神爲之不悆, 天爲之不平, 以汝之故, 薄人之生, 是汝之罪二也.

 

세상 만물을 시로 풀어낸 죄

雲霞之英, 月露之粹, 蟲魚之奇. 鳥獸之異. 與夫芽抽萼敷, 草木花卉, 千態萬貌, 繁天麗地, 汝取之無愧, 十不一棄, 一矚一吟, 雜然坌至, 攢羅戢孨, 無有窮已. 汝之不廉, 天地所忌, 是汝之罪三也.

 

글로 포폄하며 증오를 증폭시킨 죄

遇敵卽攻, 胡礮胡壘? 有喜於人, 不衮而賁; 有慍於人, 不刃而刺, 爾柄何鉞, 惟戰伐是恣; 爾握何權, 惟賞罰是肆? 爾非肉食, 謀及國事, 爾非侏儒, 嘲弄萬類? 施施而夸, 挺挺自異, 孰不猜爾, 孰不憎爾? 是汝之罪四也.

 

사람에게 붙어 사람을 망가뜨린 죄

汝著於人, 如病如疫, 體垢頭蓬, 鬚童形腊, 苦人之聲, 矉人之額, 耗人之精神, 剝人之胸膈, 惟患之媒, 惟和之賊. 是汝之罪五也.

 

중국 문인들에게 시마가 한 일

負此五罪, 胡憑人爲?

憑於陳思, 凌兄以馳 豆泣釜中, 果困于箕?

憑於李白, 簸作顚狂 捉月而去, 江水茫茫.

憑於杜甫, 狼狽行藏, 羈離幽抑, 客死耒陽.

憑於李賀, 誕幻怪奇, 才不偶世, 夭死其宜.

憑於夢得, 譏詆權近, 偃蹇落拓, 卒躓不振.

憑於子厚, 鼓動禍機, 謫柳不返, 誰其爲悲.

 

시마로 인해 방자한 내가 되다

嗟乎爾魔! 爾形何乎, 歷誤幾人, 又鍾於吾? 自汝之來, 萬狀崎嶇, 悗然如忘, 戇然如愚, 如瘖如聵, 形熱跡拘. 不知飽渴之逼體, 不覺寒暑之侵膚, 婢怠莫詰, 奴頑罔圖, 園翳不薙, 屋痡不扶. 窮鬼之來, 亦汝之呼.

傲貴凌富, 放與慢俱, 言高不遜, 面強不婾, 着色易惑, 當酒益麤, 是實汝使, 豈予心歟. 狺狺吠怪, 寔繁有徒. 我故疾汝, 且呪且驅, 汝不速遁, 搜汝以誅.”

 

시마의 항변

是夕疲臥而枕上騷, 窣然有聲, 若色袖文裳而煌煌者卽而告余曰:

甚矣! 子之訧我也斥我也, 何疾我之如斯?

我雖魔之微, 亦上帝所知, 始汝之生, 帝遣我以隨, 汝孩而赤, 亦潛宅而不離, 汝童而丱, 竊竊以窺, 汝壯而幘, 騫騫以追, 雄子以氣,, 飾子以辭. 場屋較藝, 連年中之, 欻天動地, 名聲四飛, 列侯貴戚, 聳望風姿, 是則我之輔汝不薄, 天之豐汝不貲.

惟口之出, 惟身之持, 惟色之適, 惟酒之歸, 是各有使, 非吾所尸. 子胡不愼, 以狂以癡, 實子之咎, 非予之疵.”

居士於是, 是今非昨, 局縮忸怩, 磬折以拜, 迎之爲師. 東國李相國全集卷第二十

 

 

 

 

해석

 

사물이나 사람에 귀신이 들어오면 생기는 일

 

夫累土而崇曰丘陵, 瀦水而濬曰溝井,

대체로 흙을 쌓아 높인 것을 구릉이나 언덕이라 하고 물이 웅덩이져 깊어진 것을 도랑이나 우물이라 하며

 

其或木也石也屋宇也墻壁也, 是皆天地間無情之物,

간혹 나무나 바위, 집과 담장이나 벽, 이것은 모두 천지 사이의 감정 없는 물건이지만,

 

鬼或憑焉, 騁怪見妖,

귀신이 혹 빙의하여 괴상함을 다하고 요사스러움을 드러내면

 

則人莫不疾而忌之, 且呪且驅.

사람이 미워하고 꺼리지 않음이 없어 또한 저주하고 또한 몰아낸다.

 

甚者夷丘陵塞溝井, 斬木椎石,

심한 사람은 구릉을 평탄화하며 도랑을 막아버리고 나무를 베고 바위를 쪼개며

 

壞屋滅墻而後已.

집을 파괴하고 담장을 허문 후에야 그친다.

 

人猶是焉.

사람도 이와 같다.

 

厥初質樸無文, 渟厚正直,

처음엔 질박하여 문채 나지 않고 순박하고 정직하지만

 

及溺之於詩, 妖其說怪其辭,

시 짓기에 빠지게 되면 말을 요사스럽게 하고 단어를 기괴하게 하여

 

舞物眩人, 可駭也,

만물을 춤추게 하고 사람을 현혹하니 놀랄 만하니

 

此非他故, 職魔之由.

이것은 다른 까닭이 있어서가 아니라 마귀가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吾以是敢數其罪而驅之曰:

나는 이런 이유로 감히 죄악을 열거하여 그를 쫓아내려 한다.

 

 

 

갑자기 들어와 의탁하여 혼란을 부추긴 죄

 

人始之生. 鴻荒樸略.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때는 아득하고 질박하고 간략하여

 

不賁不華, 猶花未萼,

꾸며짐도 없었고 화려함도 없어 꽃이 피지 않은 것 같고

 

錮聰塗明, 猶竅未鑿.

총명함은 땜질해져 있고 밝음은 칠해져 있어 구멍이 뚫리지 않은 듯했다.

 

孰閽其門, 以挺厥鑰,

누가 그 문을 지키고 그 자물쇠를 빼내

 

魔爾來闖, 酋然此託,

마귀가 경솔하게 틈으로 들어와 당당히 이에 의지하여

 

耀世眩人, 或髹或𦣒,

세상을 빛내고 사람을 현혹하며 혹은 옻칠하고 혹은 위장하며

 

舞幻騁奇, 勃屑翕霍.

환상스레 춤추고 기이함을 멋대로 하며 엉금엉금 기어 빠르게 합하게 한다.

 

或媚而㜨, 筋柔骨弱,

혹은 아첨하여 근력을 부드럽게 하고 뼈를 연약하게 하며

 

或震而聲, 風豗浪𢶉.

혹은 진동하는 소리를 내며 바람이 불어대고 풍랑이 치게 한다.

 

世不爾壯, 胡踊且躍,

세상이 너처럼 씩씩하지 못한데 어찌 뛰고도 또한 날뛰게 하며

 

人不汝功, 胡務刻削?

남들이 너처럼 공이 없는데 어찌 힘써 새기며 깎아내게 하는가?

 

是汝之罪一也

이것이 네가 지은 죄의 첫 번째다.

 

 

 

신령한 것을 시로 풀어낸 죄

 

地尙乎靜, 天難可名.

땅은 고요함을 숭상하고 하늘은 이름 짓기 어려운 것이다.

 

昒乎造化, 䁳若神明,

조화로움에 어둑하고 신명은 아득하여

 

沌沌而漠, 渾渾而冥,

혼돈스러움은 끝없고 어지러움은 어둑하여

 

機開閟邃, 且鐍且扃.

기미의 열고 닫힘이 심오해 빗장 걸고 닫혀 있네.

 

汝不是思, 偵深諜靈,

너는 이걸 생각지 못하고 심오함을 엿보고 영험함을 첩자질하여

 

發洩幾微, 搪突不停,

기미를 발설하되 당돌하게도 그치질 않는다.

 

出脅兮月病, 穿心兮天驚,

어깨를 침이여 달이 괴로워하고 마음을 뚫음이여 하늘이 놀라워하며

 

神爲之不悆, 天爲之不平,

신령이 그것을 하는 것을 잊질 않고 하늘이 그것을 하는 것을 불평하여

 

以汝之故, 薄人之生,

네가 그렇게 한 까닭으로 사람의 생명을 박복하게 하였으니

 

是汝之罪二也.

이것이 네가 지은 죄의 두 번째다.

 

 

 

세상 만물을 시로 풀어낸 죄

 

雲霞之英, 月露之粹,

구름과 노을의 영롱함과 달과 이슬의 순수함과

 

蟲魚之奇. 鳥獸之異.

벌레와 물고기의 기이함과 새와 짐승의 특이함과

 

與夫芽抽萼敷, 草木花卉,

저 새싹과 꽃받침과 풀과 나무와 꽃은

 

千態萬貌, 繁天麗地,

천 가지 모습과 만 가지 모양으로 천지에 번성하며 화려한 것인데,

 

汝取之無愧, 十不一棄,

너는 그것을 취하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1/10조차도 내버려두질 않으며

 

一矚一吟, 雜然坌至,

하나라도 보면 한 번에 읊조려 번잡스레 사방에서 이르러분지(坌至): 공중에 떠있는 먼지가 깜깜하게 뭉쳐있는 것인데, 중다한 모양이다.

 

攢羅戢孨, 無有窮已.

퍼진 걸 모으고 잔약할 걸 모으는 데 끝이 없다.

 

汝之不廉, 天地所忌,

너의 청렴하지 못함은 천지도 꺼리는 것이다.

 

是汝之罪三也.

이것이 네가 지은 죄의 세 번째다.

 

 

 

글로 포폄하며 증오를 증폭시킨 죄

 

遇敵卽攻, 胡礮胡壘?

적을 만나면 곧 공격해야지 어찌 돌쇠노라 하며 어찌 보루라 하는가.

 

有喜於人, 不衮而賁;

남을 좋아하면 곤룡포가 없어도 화려하게 꾸며주고

 

有慍於人, 不刃而刺,

남을 미워하면 칼날이 없어도 찔러버리니

 

爾柄何鉞, 惟戰伐是恣;

네가 쥔 칼날은 무엇이기에 방자하게 싸워대며,

 

爾握何權, 惟賞罰是肆?

네가 쥔 권세는 무엇이기에 멋대로 상벌하는가?

 

爾非肉食, 謀及國事

너는 고관육식자(肉食者): 후녹(厚祿)을 바라는 관리(官吏)이 아닌데도 국사를 도모함에 이르고

 

爾非侏儒, 嘲弄萬類?

너는 배우가 아닌데도 만물의 부류를 조롱하는가?

 

施施而夸, 挺挺自異,

득의양양시시(施施): 기뻐하는 모양 (오가는 것이) 느릿느릿한 모양 즐거워하는 모양 득의양양한 모양하게 과장하며 똑바로정정(挺挺): 바르고 곧은 모양 시체가 경직된 모양 똑바른 모양 스스로 특이한 체하니

 

孰不猜爾, 孰不憎爾?

누가 너를 시기하지 않겠으며 누가 너를 증오하지 않겠는가?

 

是汝之罪四也.

이것이 네가 지은 죄의 네 번째다.

 

 

 

사람에게 붙어 사람을 망가뜨린 죄

 

汝著於人, 如病如疫,

네가 사람에게 붙으면 병든 듯 역병 든 듯하여

 

體垢頭蓬, 鬚童形腊,

몸에 때가 끼고 머리는 봉두난발이 되며 수염은 빠지고 모습은 삐쩍 꼴아

 

苦人之聲, 矉人之額,

괴로운 소리를 내게 하고 이마를 찡그리게 하며

 

耗人之精神, 剝人之胸膈,

사람의 정신을 소모시키고 사람의 가슴을 쪼개듯 아프게 하니

 

惟患之媒, 惟和之賊.

오직 환란의 매개체이고 오직 평화의 도적이다.

 

是汝之罪五也.

이것이 네가 지은 죄의 다섯 번째다.

 

 

 

중국 문인들에게 시마가 한 일

 

負此五罪, 胡憑人爲?

이 다섯 가지 죄를 저지르면서 어째서 사람에게 빙의해서 하는 것인가?

 

憑於陳思, 凌兄以馳,

진사 조식(曺植)에게 빙의해선 형을 능멸하여 멋대로 하게 했으니

 

豆泣釜中, 果困于箕?

콩이 솥 속에서 소리를 내는 것은 과연 키에 곤궁했기 때문인가?

 

憑於李白, 簸作顚狂,

이백에 빙의해선 키질함으로 전복시키고 광란케 하여

 

捉月而去, 江水茫茫.

달을 잡으려 떠났지만 강물만이 까마득했었다.

 

憑於杜甫, 狼狽行藏,

두보에 빙의해선 나서거나 은둔하거나 낭패하게 하여

 

羈離幽抑, 客死耒陽.

나그네 신세로 쓸쓸하게 물러나 뇌양에서 객사하게 했었다.

 

憑於李賀, 誕幻怪奇,

이하에게 빙의해선 허탄하고 헛되며 괴이하고 기이하게 하여

 

才不偶世, 夭死其宜.

재주가 있음에도 세상에 불우하여 요절케 하였으니 마땅하다.

 

憑於夢得, 譏詆權近,

몽득 유우석(劉禹錫)에게 빙의해선 권세에 가까운 사람을 비난하게 하였고

 

偃蹇落拓, 卒躓不振.

쓰러지고 절뚝이며 불우해하다가 마침내 자빠져 떨치지 못하게 했다.

 

憑於子厚, 鼓動禍機,

자후 유종원(柳宗元)에게 빙의해선 재앙의 기미를 두드려 동탕시켜

 

謫柳不返, 誰其爲悲.

유주(柳州)로 귀양 가서 돌아오지 못하게 했으니, 누가 슬퍼하리오?

 

 

 

시마로 인해 방자한 내가 되다

 

嗟乎爾魔!

! 너 마귀야!

 

爾形何乎, 歷誤幾人,

너의 모습은 어떠하기에 일일이 몇 사람을 잘못 되게 했으며

 

又鍾於吾?

또 나에게 들어왔는가?

 

自汝之來, 萬狀崎嶇,

네가 온 이후로 만 가지 실상이 기구해져

 

悗然如忘, 戇然如愚,

넋 나간 듯 잊어버리고 바보가 된 듯 멍청해졌으며

 

如瘖如聵, 形熱跡拘.

벙어리인 듯 귀머거리인 듯, 몸은 달아오르고 자취는 구애되었다.

 

不知飽渴之逼體, 不覺寒暑之侵膚,

배고픔과 굶주림이 몸에 닥쳐오는 것도 모르고 추위와 더위가 피부에 침범하는 것도 모르며

 

婢怠莫詰, 奴頑罔圖,

계집종이 나태해도 꾸짖지 않고 완악한 종이 망령되이 행동해도 도모하지 않으며

 

園翳不薙, 屋痡不扶.

동산이 우거져도 깍질 않고 집이 허물어져도 보수하질 않았다.

 

窮鬼之來, 亦汝之呼.

곤궁한 귀신이 온 것도 또한 네가 부른 것이다.

 

傲貴凌富, 放與慢俱,

귀한 사람에게 오만 떨고 부자를 능멸하여 방자하고 거만함을 함께 하였으며

 

言高不遜, 面強不婾,

말은 고상하기만 해 공손하질 못하고 겉모습은 강직하기만 해 아양 떨 줄 모르며

 

着色易惑, 當酒益麤,

이성을 보면 쉽게 끌리고 술자리를 만나면 더욱 거칠어졌으니,

 

是實汝使, 豈予心歟.

이것은 실제로 네가 그렇게 하도록 한 것이지 어찌 나의 마음이 그리하도록 한 것이겠는가.

 

狺狺吠怪, 寔繁有徒.

으르렁대며 괴상함에 짖어대는 이 무리가 많도다.

 

我故疾汝, 且呪且驅,

나는 이 때문에 너를 미워해 저주하며 쫓아내니

 

汝不速遁, 搜汝以誅.”

네가 속히 달아나지 않으면 너를 찾아서 주륙하리라.”

 

 

 

시마의 항변

 

是夕疲臥而枕上騷, 窣然有聲,

이날 밤 피곤하게 누웠는데 배게 위가 소란스럽다가 갑자기 소리가 나

 

若色袖文裳而煌煌者卽而告余曰:

색 있는 소매나 문채 나는 치마가 번쩍이는 것 같은 것이 나아와 나에게 말했다.

 

甚矣! 子之訧我也斥我也.

심하구나! 자네가 나를 미워하고 나를 배척하는 것이.

 

何疾我之如斯

어째서 나를 이와 같이 미워하는가?

 

我雖魔之微, 亦上帝所知.

내가 비록 악마 중 작지만 또한 하느님도 알아준다네.

 

始汝之生, 帝遣我以隨,

비로소 자네가 태어났을 적에 하느님은 나를 보내 따르게 했고

 

汝孩而赤, 亦潛宅而不離,

자네가 어려 헐벗었을 적엔 또한 집에 잠입하게 하여 떠나지 않도록 했으며

 

汝童而丱, 竊竊以窺,

자네가 어려 총각머리 했을 적엔 암암리에 엿보게 했고

 

汝壯而幘, 騫騫以追,

자네가 장성하여 망건을 썼을 적엔 경솔하게 그대를 따라다녔으며

 

雄子以氣,, 飾子以辭.

자네에게 기를 주어 웅장하게 하였고 자네에게 수사를 덧붙여 꾸미게 하였다네.

 

場屋較藝, 連年中之,

과거시험장에서 문예를 비교할 적엔 매년 합격하게 하여

 

欻天動地, 名聲四飛,

하늘을 움직이고 땅을 움직였으며 명성이 사방으로 날리게 했고

 

列侯貴戚, 聳望風姿,

제후와 귀한 이와 친척이 그대의 겉모습풍자(風姿):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사람의 겉모습을 두려워하며 바라보게 했으니,

 

是則我之輔汝不薄, 天之豐汝不貲.

이것은 내가 자네를 도운 게 박하지 않으며 하늘이 그대를 풍요롭게 한 게 셀 수 없는 것이라네.

 

惟口之出, 惟身之持,

오직 입으로 나온 말과 오직 몸으로 지닌 것과

 

惟色之適, 惟酒之歸,

오직 색의 취향과 오직 술의 취함은

 

是各有使, 非吾所尸.

이것은 각각 그렇게 만드는 것이 있어 내가 주관할 게 아니네.

 

子胡不愼, 以狂以癡,

자네는 어째서 신중치 못하고 발광하고 미쳤으니,

 

實子之咎, 非予之疵.”

실질로 자네의 잘못이지 나의 잘못은 아니네.”

 

居士於是, 是今非昨,

나는 이 때문에 지금을 옳다고 하고 어제를 잘못됐다고 생각하며

 

局縮忸怩, 磬折以拜,

움츠려들고 부끄러워하며 허리 굽혀 절하면서

 

迎之爲師. 東國李相國全集卷第二十

시마를 맞이하여 스승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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