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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박은 - 복령사(福靈寺)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박은 - 복령사(福靈寺)

건방진방랑자 2019. 2. 2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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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령사에서

복령사(福靈寺)

 

박은(朴誾)

 

 

伽藍却是新羅舊 千佛皆從西竺來

終古神人迷大隈 至今福地似天台

春陰欲雨鳥相語 老樹無情風自哀

萬事不堪供一笑 靑山閱世自浮埃 容齋先生集卷之七

 

 

 

 

 

 

해석

伽藍却是新羅舊

가람각시신라구

가람은 곧 신라의 옛 것인데,

千佛皆從西竺來

천불개종서축래

천개의 불상은 다 서축에서 왔다네.

終古神人迷大隈

종고신인미대외

예로부터 신인도 대외(大隈)대외(大隈): 황제(黃帝)가 대외(大隗)를 만나러 구차산(具茨山)으로 가는데, 방명(方明)이 수레를 몰고, 창우(昌㝢)가 수레 우측에 타고, 장약(張若)과 습붕(謵朋)이 앞에서 말을 인도하고, 곤혼(昆閽)과 골계(滑稽)가 뒤에서 수레를 호위하여 가서 襄城의 들판에 이르자, 이 일곱 성인이 모두 길을 잃어 길을 물을 데가 없었다. 우연히 말을 먹이는 동자를 만나 물으니 길을 알려 주었다. 여기서는 복령사를 찾기 어려움을 뜻한다. 장자(莊子)』 「서무귀(徐无鬼)를 찾다가 길을 잃었다는데

至今福地似天台

지금복지사천태

지금의 복된 땅은 천태산 같다네천태(天台): 신선인 마고할미가 사는 곳이라 한다. () 명제(明帝) 때 사람인 유신(劉晨)이 완조(阮肇)와 함께 천태산에서 약을 캐다가 길을 잃고 선계(仙界)의 여인들을 만나 반년을 머물다가 집으로 돌아오니 이미 수백 년 세월이 흘러 자기 7대손(代孫)이 살고 있어 다시 천태산으로 갔다 한다. 태평어람(太平御覽)41 손작(孫綽)의 천태산부(天台山賦)도사를 단구에서 방문하여, 불사의 복지를 찾노라.[訪羽人於丹丘 尋不死之福庭]” 하였다..

春陰欲雨鳥相語

춘음욕우조상어

봄구름은 비 내릴 듯하니 새들이 서로 지저귀고

老樹無情風自哀

로수무정풍자애

늙은 나무 정이 없으니 바람이 절로 애처롭네.

萬事不堪供一笑

만사불감공일소

만사는 한바탕 웃음거리도 못 되니,

靑山閱世自浮埃

청산열세자부애

푸른 산도 세상을 겪느라(): 눈으로 본다[]는 뜻과 검열한다[]는 뜻과 차례로 두루 거친다[]는 뜻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열서(閱書)’라든가 열병(閱兵)’이라든가 열세(閱世)’라든가 하는 말이 있게 된 것입니다[閱者, 觀也考也歷也. 故有閱書閱兵閱世之文.] 간이집(簡易集), 열승정기(閱勝亭記) 스스로 먼지 속 위에 떠있구나.容齋先生集卷之七

 

 

해설

이 시는 박은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개성 천마산에 있는 복령사에 들러 지은 시이다.

 

복령사는 신라 때 지은 절이요, 천 개의 불상(佛像)은 모두 인도에서 왔다. 황제도 길을 잃을 정도로 복령사를 찾아가는 길이 험하고, 유신과 완조가 천태산에서 선계(仙界)의 여인들과 좋은 경치를 즐겼듯 복령사는 그와 버금가는 별천지(別天地)이다. 복령사에 올라 주변을 바라보니, 봄기운이 청명(淸明)한 것이 아니라 스산하여 비가 올 것 같은지 새도 울어 대는데, 오래된 나무는 무정하여 부는 바람이 절로 슬프다(3연은 젊은 나이에 지은 것인데, 죽음의 느낌을 준다. 그래서 후대 詩話에서 이 구절을 예로 들어 박은이 26세에 죽은 것을 예견했다는 시참(詩讖)이 되었다). 인간 만사란 한바탕 웃음거리도 되지 못하는데, 복령사가 있는 천마산에 올라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니, 진세(塵世)의 상징인 진애(塵埃)로 가득 차 있다.

 

정조(正祖)홍재전서(弘齋全書)』 「일득록(日得錄)에서 박은(朴誾)의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의 시는, 근고(近古)에는 이러한 품격이 없을 뿐 아니라 중국의 명가(名家) 속에 섞어 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동악(東岳) 이안눌(李安訥), 읍취헌(挹翠軒) 박은(朴誾), 석주(石洲) 권필(權韠), 눌재(訥齋) 박상(朴祥), 소재(蘇齋) 노수신(盧守愼) 등 여러 문집만은 못하다. 동악(東岳)의 시()는 언뜻 보면 맛이 없지만 다시 보면 좋다. 비유하자면 샘물이 졸졸 솟아 천 리에 흐르는 것과 같아서, 이리 보나 저리 보나 스스로 하나의 문장을 이루고 있다. 읍취헌(挹翠軒)은 정신과 의경(意境)이 깊은 경지에 도달하여 음운(音韻)이 청아한 격조로서 사람으로 하여금 산수 간에 노니는 것 같은 생각을 갖게 한다. 세상에서는 소식(蘇軾)과 황정견(黃庭堅)을 배웠다고 하나 대개 스스로 터득한 것이 많아 당()ㆍ송()의 격조를 논할 것 없이 시가(詩家)의 절품(絶品)이라 할 만하다. 눌재(訥齋)는 고상하고 담백하여 스스로 무한한 취미(趣味)가 있으니, 비록 읍취헌과 겨룰 만하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석주(石洲)는 비록 웅장함은 부족하지만 부드러운 맛이 있는데 가끔은 깨우침을 주는 것이 있다. 성당(盛唐)의 수준이라 할 수는 없지만 당()의 수준이 아니라고 한다면 너무 폄하한 것이다. 소재(蘇齋)19년간을 귀양살이하면서 노장(老莊)의 서적을 많이 읽어서 상당히 깨우친 것이 많았기 때문에 그의 음운이 뛰어나게 웅장하다. 옛사람이 이른바 황야(荒野)가 천 리에 펼쳐진 형세라고 한 것이 참으로 잘 평가한 말이다. 그러나 그 대체는 염락(濂洛)의 기미(氣味)를 잃지 않았으니, 평생 한 학문의 힘은 역시 속일 수 없는 것이다[三淵之詩 不但近古無此格 雖廁中國名家 想或無媿 而猶遜於東岳挹翠石洲訥齋蘇齋諸集 東岳詩 驟看無味 再看却好 譬如源泉渾渾 一瀉千里 橫看竪看 自能成章 挹翠神與境造 格以韻淸 令人有登臨送歸之意 世以爲學蘇黃而蓋多自得 毋論唐調宋格 可謂詩家絶品 訥齋淸高淡泊 自有無限趣味 雖謂之頡頏挹翠 未爲過也 石洲雖欠雄渾 一味裊娜 往往有警絶處 謂之盛唐則未也 而謂之非唐則太貶也 蘇齋居謫十九年 多讀老莊書 頗有頓悟處 故其韻遠 其格雄 古人所謂荒野千里之勢 眞善評矣 然其大體則自不失濂洛氣味 平生學力 亦不可誣也].”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191~192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소화시평 권하64

이해와 감상

한시사

문학통사

한시미학산책

우리 한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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