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고 싶던 것과 성취
2월 16일에 올해 하고 싶던 것들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새해가 밝아 공부를 시작하며 열심히 준비했던 스터디는 와해되었고 맘을 가눌 길이 없게 되자 나만의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다가 이런 기록을 남긴 것이다. 그렇기에 올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 과연 어느 정도 성취를 했는지 정리해보고 싶다. 더욱이 오늘은 1차 합격이란 한 번도 누려본 적 없는 영예까지 누리는 상황이 되고 보니 더욱 뜻깊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편집 분야
1. 중국역사 리뉴얼
중국역사는 늘 하던 식으로 책의 내용과 그 내용과 관련된 십팔사략의 내용을 통으로 올렸다가 너무나 양이 길어지고 보기 불편한 감이 있어 1차 시험이 끝나고 시간이 남을 때 모두 전면 개편했다. 글에 관련된 내용은 링크로 달고 원문은 각기 한 편씩으로 편집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12월 11일에 ‘중국역사개관’이란 항목으로 시작한 작업은 그 다음날에 마무리를 지을 수 있게 됐고 그만큼 자료로서 값어치를 높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2. 우리 한시를 읽다 빠진 내용 보강
‘우리 한시를 읽다’는 작년에 겸이와 함께 보며 타이핑 작업과 함께 업로드 작업까지 했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하여 정리하다보면 자연히 빠진 내용들이 있게 마련이다. 쳐야 할 내용은 많고 찾아야 할 내용도 많으니 한 권을 모두 정리했다 하더라도 듬성듬성 비게 되니 말이다. 그래서 올핸 그 내용들을 좀 더 첨가하여 완성도를 높일 생각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3편까지는 그런 기조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고 있었고 임용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데에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이 들어 그 뒤로부턴 원래 했던 것만을 편집하여 그냥 올려놓게 되었다. 즉, 미완의 완성인 셈이다.
3. 한시미학산책 관련 장 정리
‘한시미학산책’ 올해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리고 정민 선생님이 썼지만 이 책에 수록되지 않은 글까지 찾아 모두 정리하고 관련된 시들도 모두 수록했으니 말이다. 7월 22일에 시작하여 8월 31일까지 했으니 꼬박 한 달 내내 시들과 사귀고 맛들이는 순간이라 생각하면 된다. 올해 이 책만큼 관심을 가지고 가장 최선을 다해 편집한 글들이다. 지금 보아도 뿌듯하단 생각이 절로 든다.
4. 비슷한 것은 가짜다 정리(+연암을 읽는다)
‘비슷한 것은 가짜다’는 가장 좋아하는 책이고 ‘한시미학산책’처럼 책의 전문이 있으니 언젠가는 꼭 모두 편집하여 수록하고 싶었다. 그래서 올해도 이런 계획을 세웠었는데, 결과적으론 거의 하지 못했다.
변명을 조금 하자면 중간 부분에서 편집 방향이 바뀌었다. 원랜 한 편의 글에 대해 한 번에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그렇게 올리니 가독성도 떨어지고 보는 데 문제가 있더라. 그래서 한 편의 글일지라도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잘게 잘게 쪼개어 나누어 놓기 시작했다. 그러니 확실히 보기 편안해진 건 있지만 그만큼 한 편의 글을 편집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건 매우 당연한 일이 됐다. 그러니 지금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으며 나중에 좀 더 시간이 날 때 한 번 도전해봐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다.
5. 소화시평 정리 및 이해와 감상
한문공부를 시작하며 소화시평은 한문공부의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 중 최고의 행보는 스터디를 한 후에 각 편들에 대한 후기를 남기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초반엔 지식 위주로 짧게 짧게 건드렸지만 상권 46번을 기준으로 확 바뀌었다는 점이다. 단순히 나열하는 식이 아니라 내가 이해하고 섭취한 방식대로 풀어내기 시작했으며 관련된 글이 있다면 그것까지 한 번에 묶어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차 시험이 끝난 후엔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에도 들어갔다. 어쨌든 이것 자체가 작년부터 시작하여 올해 7월에 마칠 때까지 내가 진심으로 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는 건 나에겐 뼈를 깎는 시간이자 성장의 시간이기에 그걸 목차로 잘 구성하는 일도 분명히 필요했다. 그래서 만든 항목이 ‘한문이랑 놀자’이다.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내가 소화시평을 공부하며 차근차근 썼던 글들을 모두 정리하고 나니 홀가분한 마음도 들었고 그걸 해낸 내 자신에게도 맘껏 박수를 쳐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6. 한문학 작가
‘한국 고전문학 작가론’이란 책을 보면 각 작가에 대해 맨 뒷편에 잘 정리되어 있다. 이중에 국문학 작가들도 있지만 한문학 작가들은 한 번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작가로 나온 사람 중에 한문학에서 의미가 있는 사람들을 모아 정리를 하기 시작했고 잘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내용을 잘 찾기 위해 내가 만들었던 ‘블로그 지도’의 각 작가편에 ‘이력’이란 항목으로 잘 편집해두었다. 나에겐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좋은 자료집이다.
7. 성수시화
성수시화는 이미 해석도 되어 있고 각주까지 성심성의껏 달아놓은 자료를 구해서 가지고 있는 중이었다. 이중엔 소화시평과 겹치는 내용도 많아 한 번 쭉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책을 보다가 인용된 경우엔 보았지만 전체를 일별하진 못했다. 그럼에도 어쨌든 원문을 하나하나 나누어 올려놨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보면 되고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자료로 만들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8. 기출문제 해석 완료 및 답안 작성
올해 ‘한시미학산책’과 ‘소화시평’과 함께 제대로 끝낸 게 바로 기출문제 업로드와 지금 실력으로 풀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하여 올린 것이다.
예전부터 기출문제는 그냥 눈으로 보며 답만을 맞춰보는 정도였지 잘 봐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기출문제를 수록하기 시작하여 하다 보니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끝마칠 수 있게 됐다. 기출문제는 자신의 문장실력으로 분명히 한 번 정도는 풀어보며 답을 적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답안지 구성에 힘을 실을 수 있으며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기 때문이다.
9. 지리산 여행 / 09년 국토종단 / 실학캠프
지리산과 국토종단과 실학캠프는 나에게 분명히 의미가 깊은 순간들이다. 그래서 전체를 이미 기록으로 남겼지만 지금 이 순간에 다시 보며 제대로 기록에 남기고 싶었다.
지리산의 경우엔 다시 읽어보며 필요한 내용을 모두 정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정리한 것만으로도 다시 지리산을 여행하는 듯한 착각까지 들며 자신감이 절로 생기게 되더라. 그에 반해 국토종단은 너무도 양이 많아 할 맘이 쉽사리 생기지 않았다. 실제로 2015년엔 리뉴얼하는 작업을 하긴 했지만 진천까지 진행한 이후에 쉬게 되었으니 더욱 더 할 맘을 갖기가 힘들었다. 실학캠프 또한 마찬가지다. 이 글도 지금 다시 쓰려면 그만큼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중에 좀 더 시간이 남을 때 기록을 다시 정리하며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만들어볼 생각이다.
완역 분야
1. 대학ㆍ학기 역주 |
2. 고문진보 |
3. 효경한글역주 |
4. 노자 |
5. 장자 |
6. 묘향산소기 |
완역분야는 이렇게 총 여섯 개를 해보고 싶었다. 물론 여기저기에 번역이 되어 있는 글들이기 때문에 그것만 옮기려 했다면 어렵지 않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진도를 빼듯 하기보다 하나하나 정성스레 공부하며 알아가며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이번엔 하나도 손도 대지 못했다. 나중에 임용에 합격하여 교사가 된다면 이것들 위주로 공부를 하며 정리를 해볼 생각이다.
하고 싶은 것 분야
1. 시네 필 다이어리 |
2. 교과서 원문 모두 정리 |
하고 싶은 것은 공부와는 그닥 상관없지만 한 번 정리하고 싶은 것들 위주로 생각한 거다. 그 중 시네 필 다이어리라는 글은 영화와 철학적인 사유를 접목한 글로, 글쓰기에도 도움이 되고 생각을 다듬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 또한 정말 하고 싶을 때 하나하나 제대로 읽어가며 정리를 해볼 생각이다.
교과서의 원문 정리는 1차 시험이 끝난 후 어설프게나마 마무리 지었다. 그래도 막상 시간이 남았을 때 그 정도라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한 번 정리를 하긴 했으니 나중에 좀 더 디테일하게 편집하려 할 땐 수월할 거란 생각이 든다.
총 정리
올해 하고 싶다고 정리한 것들 중 그래도 50%는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50%를 마친 만큼 하지 못한 것들을 하게 될 땐 좀 더 수월할 것이다. 지금 나의 생각은 시나브로다. 할 게 너무 많다고 기가 질려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 ‘하나를 마치면 다른 길이 열린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렇게 하나씩 마무리 지어가며 나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깨달음은 국토종단을 할 때 여실히 느꼈다. ‘한 걸음의 철학’ 한 걸음은 별 것 아니지만, 그게 모이면 목포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가게 만들 듯 엄청난 상황을 연출하니 말이다. 그처럼 한 걸음씩,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해볼 일이다. 그런 과정과정 속에 힘이 있고 삶의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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