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말없이 헤어지며
무어별(無語別)
임제(林悌)
十五越溪女 羞人無語別
십오월계녀 수인무어별
歸來掩重門 泣向梨花月
귀래엄중문 읍향리화월 『林白湖集』 卷之一
해석
十五越溪女 羞人無語別 | 15세의 아름다운 처녀, 부끄러워 말없이 이별하고선 |
歸來掩重門 泣向梨花月 | 돌아와 겹문 닫아걸고 배꽃 같은 달 향해 눈물 짓네. 『林白湖集』 卷之一 |
해설
이 시는 임제의 대표작으로, 왕사정(王士禎)이 『지북우담(池北偶談)』에 수록하여 중국에까지 알려진 시이다.
열다섯 살 된 아리따운 아가씨가 길을 가다 마음에 두었던 사내를 만났지만, 남들 눈이 부끄러워 아무 말도 못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혹시라도 남이 알까 봐 겹문을 닫아걸고 붉게 상기된 얼굴을 가리려 한다. 한마디 말도 건네지 못한 아쉬움과 미련(未練)을 하소연할 곳은 달밖에 없어 배꽃 같은 달을 향해 눈물 짓고 있다.
허균은 “정이 담겨 있다[有情].” 하였고, 중국 시선집인 『명시별재(明詩別裁)』에 이 시가 실려 있는데 “如讀崔國輔小詩”라는 평이 있어 당시(唐詩)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임제가 살던 16세기는 송풍(宋風)에서 당풍(唐風)으로 변환되는 시기로, 임제는 최경창(崔慶昌)ㆍ백광훈(白光勳)ㆍ이달(李達)ㆍ이수광(李睟光)과 함께 당(唐)을 표방한 우수한 시인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73쪽
인용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한시놀이터 > 조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옥봉 - 규정(閨情) (0) | 2019.02.26 |
---|---|
허난설헌 - 채련곡(採蓮曲) (0) | 2019.02.26 |
이달 - 박조요(撲棗謠) (0) | 2019.02.26 |
이달 - 양양곡(襄陽曲) (0) | 2019.02.26 |
최경창 - 봉은사승축(奉恩寺僧軸) (0) | 2019.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