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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최경창 - 봉은사승축(奉恩寺僧軸)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최경창 - 봉은사승축(奉恩寺僧軸)

건방진방랑자 2019. 2. 26.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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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승려의 시축에 쓰다

봉은사승축(奉恩寺僧軸)

 

최경창(崔慶昌)

 

 

三月廣陵花滿山 晴江歸路白雲間

舟中背指奉恩寺 蜀魄數聲僧掩關

 

不脫袈裟下殿階 一聲秋磬發雲崖

遊人去後門還掩 寂寂長廊到夕齋

 

三日江潭滯遠舟 二陵風雨獨歸愁

今來相憶不相見 惆悵微鍾下石樓

 

寒鴉古木夕陽間 一逕寥寥掩水關

欲向梅花重寄信 輕舟已過廣陵山 孤竹遺稿

 

 

 

 

 

 

해석

三月廣陵花滿山

삼월광능화만산

3월의 광릉엔 꽃이 산에 한 가득.

晴江歸路白雲間

청강귀로백운간

갠 강에 돌아오는 길은 흰 구름 사이에 있네.

舟中背指奉恩寺

주중배지봉은사

배속에서 등지고 봉은사를 가리키네

蜀魄數聲僧掩關

촉백수성승엄관

소쩍새촉자규(蜀子規): 자규는 접동새, 소쩍새이다. 중국 사람들은 그 새가 원래 촉()나라의 임금이었는데, 신하에게 쫓겨나서 산 속으로 들어가 자규로 화하였다 한다. 그래서 촉백(蜀魄)이니, 촉혼(蜀魂)이니 하여 촉()이란 말을 붙이고, 그 우는 소리도 귀촉도(歸蜀道)라고 한다. 자주 소리 내니 스님은 문을 닫누나.

 

不脫袈裟下殿階

불탈가사하전계

가사를 벗지 않았지만 궁전의 계단에서 내려와

一聲秋磬發雲崖

일성추경발운애

가을 경쇠 한 번 소리내니 구름 끝에서 울리네.

遊人去後門還掩

유인거후문환엄

노니는 사람이 떠난 후로 문은 다시 닫아거니

寂寂長廊到夕齋

적적장랑도석재

적적한 긴 행랑은 저녁 서재까지 당도하네.

 

三日江潭滯遠舟

삼일강담체원주

사흘 강에 아득한 배 멈춰 있고

二陵風雨獨歸愁

이릉풍우독귀수

선릉(宣陵)과 정릉(靖陵)의 두 릉에 바람과 비 와 홀로 돌아갈 것 근심스럽네.

今來相憶不相見

금래상억불상견

이제 와 서로 떠올리지만 서로 보질 못한 채

惆悵微鍾下石樓

추창미종하석루

서글프게 작은 종소리가 석루에 떨어지네.

 

寒鴉古木夕陽間

한아고목석양간

저물녘에 오랜 나무의 찬 까마귀한아(寒鴉): 반포(反哺)의 의리를 아는 까마귀로, 어미를 사모하는 효자를 비유한 말이다.

一逕寥寥掩水關

일경요요엄수관

한 번 지나가니 쓸쓸해져[寥寥] 성 밑의 수문 잠그네.

欲向梅花重寄信

욕향매화중기신

매화 향하려고 거듭 소식 부치니

輕舟已過廣陵山

경주이과광릉산

가벼운 배는 이미 광릉산을 지나가네. 孤竹遺稿

 

 

해설

이 시는 봉은사 스님의 시축에 쓴 것이다.

 

3, 광릉은 꽃이 만발한데 봉은사의 스님과 헤어져 흰 구름이 떠다니는 맑은 강을 따라 배를 타고 돌아가고 있다. 배를 타고 등을 지고서 스님과 이별한 봉은사를 돌아보니, 소쩍새가 봄이 가는 것을 슬퍼하며 우는데 스님은 절간의 빗장을 닫고 있다.

 

당시집(唐詩集)에 넣어 두어도 당시(唐詩)인지 최경창의 시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라 하겠으며,

 

허균(許筠)성수시화(惺叟詩話)32에서 최경창(崔慶昌)을 포함한 조선의 시사(詩史)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조선의 시()중종조(中宗朝)에 이르러 크게 성취되었다. 이행(李荇)이 시작을 열어 눌재(訥齋) 박상(朴祥)ㆍ기재(企齋) 신광한(申光漢)ㆍ충암(冲庵) 김정(金淨)ㆍ호음(湖陰) 정사룡(鄭士龍)이 일세(一世)에 나란히 나와 휘황하게 빛을 내고 금옥(金玉)을 울리니 천고(千古)에 칭할 만하게 되었다.

조선의 시는 선조조(宣祖朝)에 이르러서 크게 갖추어지게 되었다. 노수신(盧守愼)두보(杜甫)의 법을 깨쳤는데 황정욱(黃廷彧)이 뒤를 이어 일어났고, 최경창(崔慶昌)백광훈(白光勳)은 당()을 본받았는데 이달(李達)이 그 흐름을 밝혔다.

우리 망형(亡兄)의 가행(歌行)이태백(李太白)과 같고 누님의 시는 성당(盛唐)의 경지에 접근하였다. 그 후에 권필(權韠)이 뒤늦게 나와 힘껏 전현(前賢)을 좇아 이행(李荇)과 더불어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하니, ! 장하다[我朝詩, 至中廟朝大成, 以容齋相倡始. 而朴訥齋祥申企齋光漢金冲庵淨鄭湖陰士龍, 竝生一世. 炳烺鏗鏘, 足稱千古也. 我朝詩, 至宣廟朝大備. 盧蘇齋得杜法, 而黃芝川代興, 白法唐而李益之闡其流. 吾亡兄歌行似太白, 姊氏詩恰入盛唐. 其後權汝章晩出, 力追前賢, 可與容齋相肩隨之, 猗歟盛哉].”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39~40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우리 한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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