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진덕여왕의 태평송
新羅眞德女主「太平」詩, 載於『唐詩類紀』, 其詩高古雄渾, 比始唐諸作, 不相上下. 是時, 東方文風未盛, 乙支文德一絶外, 無聞焉, 而女主乃爾, 亦奇矣. 詩曰: ‘大唐開鴻業, 嵬嵬皇猷昌. 止戈戎衣定 修文繼百王 統天崇雨施 理物體含章 深仁諧日月 撫運邁時康 幡旗旣赫赫 鉦鼓何煌煌 外夷違命者 剪覆被天殃 和風凝宇宙 遐邇競呈祥 四時調玉燭 七曜巡萬方 維岳降帝輔 維帝用忠良 五三成一德 昭載皇家唐.’
按小註曰: ‘永徽元年, 眞德大破百濟之衆, 乃織錦, 作五言太平詩, 以獻’云. 按永徽, 乃高宗年號也.
해석
新羅眞德女主「太平」詩, 載於『唐詩類紀』, 其詩高古雄渾, 比始唐諸作, 不相上下.
신라의 진덕여왕(眞德女王)의 「태평(太平)」시가 『당시유기(唐詩類紀)』에 기재되어 있는데 그 시는 고상하고 예스러우며 웅장하고 드넓어 당나라의 여러 시들에 비교해보더라도 막상막하이다.
是時, 東方文風未盛, 乙支文德一絶外, 無聞焉, 而女主乃爾, 亦奇矣.
이때엔 우리나라의 문풍이 융성하질 않아 을지문덕의 한 절구 외엔 알려진 게 없었지만 여왕이 이러하니 또한 기이히다.
詩曰: ‘大唐開鴻業, 嵬嵬皇猷昌. 止戈戎衣定 修文繼百王 統天崇雨施 理物體含章 深仁諧日月 撫運邁時康 幡旗旣赫赫 鉦鼓何煌煌 外夷違命者 剪覆被天殃 和風凝宇宙 遐邇競呈祥 四時調玉燭 七曜巡萬方 維岳降帝輔 維帝用忠良 五三成一德 昭載皇家唐.’
여왕의 시는 다음과 같다.
大唐開鴻業 嵬嵬皇䣭昌 | 큰 당나라 위대한 업을 여시니 깎아지를 듯 높은 황제의 교화가 창성하네. |
止戈戎衣定 修文繼百王 | 전투복 입고서 전쟁을 그치게 함으로 평정하였고 문을 닦아 모든 왕을 계승하셨네. |
統天崇雨施 物理體含章 | 천하를 통솔함에 비 내리듯 은혜를 베풀길 숭상하고 만물을 다스림에는 내면의 미덕을 체현하였네 |
深仁諧日月 撫運邁時康 | 깊은 인덕(仁德)이 일월과 조화를 이루고 시운(時運)을 어루만져 태평을 지켰네 |
幡旗旣赫赫 鉦鼓何煌煌 | 나부끼는 깃발은 이미 반짝반짝이고 징과 북소리는 어이 그리도 쾅쾅거리는고 |
外夷違命者 剪覆被天殃 | 외지의 오랑캐로서 명을 어기는 자는 전복되어 천벌을 받으리 |
和風凝宇宙 遐邇競呈祥 | 순후한 풍속이 우주에 엉기고 멀리서나 가까이서 다투어 하례를 올리네 |
四時調玉燭 七曜巡萬方 | 사계절의 기후가 고르고 조화롭고 해와 달과 별들이 만방을 순행하네 |
維岳降帝輔 維帝用忠良 | 높은 산은 보필할 재상을 내리고 황제는 충량한 이를 등용했네. |
五三含一德 昭載皇家唐 | 삼황과 오제의 덕을 하나로 이루었으니 우리 당나라 황제의 가문을 밝혀준다네 |
按小註曰: ‘永徽元年, 眞德大破百濟之衆, 乃織錦, 作五言太平詩, 以獻’云.
소주를 살펴보면 ‘영휘(永徽) 원년에 진덕이 백제의 무리들을 대파하고 곧 비단을 짜서 오언의 태평시를 지어서 드렸다.’라고 쓰여 있다.
按永徽, 乃高宗年號也.
영휘(永徽)는 살펴보건대, 당나라 고종의 연호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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