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시적 재능이 특출난 오세재
僕陽吳世才德全, 爲詩遒邁勁俊, 其時之膾炙人口者, 不爲不多, 而未見其能押强韻.
及登北山, 欲題戟岩, 使人呼韻, 其人故以險韻呼之, 吳題曰: “北嶺石巉巉, 邦人號戟巖. 逈摏乘鶴晋, 高刺上天咸. 楺柄電爲火, 洗鋒霜是鹽. 何當作兵器, 亡楚却存凡.”
其後有北朝使, 能詩人也, 聞此詩, 再三歎美問: “是人在否? 今作何官? 儻可見之耶?” 我國人茫然無以對. 余聞之曰: “何不道今之制誥學士耶?” 其昧權如此, 可歎.
해석
僕陽吳世才德全, 爲詩遒邁勁俊, 其時之膾炙人口者, 不爲不多, 而未見其能押强韻.
복양(僕陽, 號) 덕전(德全, 字) 오세재(吳世才)는 시를 지은 것이 굳세고 힘이 있으며 강하고 반듯해 당시 사람들에 회자된 것들이 많지 않음이 없었지만 강운(强韻)【한시(漢詩)를 지을 때 쓰이는 운자 중, 시를 짓기에 어려운 운자를 일컬음】을 압운할 수 있는진 보지 못했다.
及登北山, 欲題戟岩, 使人呼韻, 其人故以險韻呼之, 吳題曰: “北嶺石巉巉, 邦人號戟巖. 逈摏乘鶴晋, 高刺上天咸. 楺柄電爲火, 洗鋒霜是鹽. 何當作兵器, 亡楚却存凡.”
개성 북쪽 산에 올라 극암(戟岩) 시를 지으려 해서 남에게 운을 부르게 하니 그 사람이 일부러 험운을 불렀고 오세제는 다음과 같이 지었다.
北嶺石巉巉 邦人號戟巖 | 북쪽 고개의 바위 삐죽빼죽하여 나라 사람들이 극암이라 부르네. |
逈摏乘鶴晋 高刺上天咸 | 멀기는 학을 탄 진(晉)【주 영왕(周靈王)의 태자. 그는 피리를 잘 불었으며, 신선이 되어 갔다가 30 여 년 만에 백학(白鶴)을 타고 와 구씨산(緱氏山)에 내렸다 한다.】을 찧을 듯하고 높기는 하늘에 오른 무함(巫咸)【옛날 신무(神巫). 은 중종(殷中宗) 때 천상에서 내려왔다 한다.】을 찌를 듯해. |
楺柄電爲火 洗鋒霜是鹽 | 휘어진 자루 같은 우레는 불꽃처럼 빛나고 씻긴 칼날 같은 서리는 소금처럼 희다네. |
何當作兵器 亡楚却存凡 | 어떻게 마땅히 병기를 만들어 초나라를 멸망시키고 도리어 범나라를 보존시킬까【『장자(莊子)』 「전자방(田子方)」에 “범 나라 임금이, 범 나라의 멸망은 나의 존재를 없앨 수 없다.” 한 말도 있고, 운자가 범(凡) 자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지 사실이 있는 것은 아니다.】? |
其後有北朝使, 能詩人也, 聞此詩, 再三歎美問: “是人在否? 今作何官? 儻可見之耶?”
훗날 어떤 북조(北朝) 사신이 시를 잘 짓는 이였는데 이 시를 듣고 두세 번 감탄하며 “이 사람이 있는가 없는가? 지금 무슨 벼슬인가? 내가 그를 볼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我國人茫然無以對.
우리나라 사람이 넋이 나간 채 대답하질 못했다.
余聞之曰: “何不道今之制誥學士耶?” 其昧權如此, 可歎.
내가 그걸 듣고 “어째서 지금 임명된[制誥] 학사라고 말하지 않았는가?”라고 말했으니, 임기응변[權道]에 어둡기가 이와 같으니 탄식할 만하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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