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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 - 빈녀탄(貧女歎)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김규 - 빈녀탄(貧女歎)

건방진방랑자 2021. 8. 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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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에 가장이 되어 삯바느질 하느라 삶도 누리질 못하네

빈녀탄(貧女歎)

 

김규(金圭)

 

君不見 그대 보지 못했나?
東家處女貧不嫁 동쪽 집의 처녀는 가난해 시집가지 못해
年年傭作新婦衣 해마다 품팔아 신부의 옷 만드는 것을.
裁紈剪綺自少事 생 비단 다듬고 비단을 자르는 것은 어려서부터의 일이라
針才神妙天下稀 바느질하는 재주는 신묘하여 천하에 드물다네.
長大美好二十時 성장하여 아름다운 스무살이라
垂髮委地顏如花 머리카락 땅에 닿을 정도로 드리우고 얼굴은 꽃 같네.
衣裳破裂補靑紫 옷과 치마 해지고 터지니 푸르고 자줏빛으로 기워입었고
一生不識紅粉華 한 평생 분홍 화장의 화려함 알지 못한다네.
朝不食夕不食 아침도 먹지 못하고 저녁도 먹지 못하니
調針亂絲殊未綴 어지러운 실 바느질로 고르게 하려 하지만 매우 꿰매지지 않네.
夏之日冬之夜 여름 날과 겨울 밤
當牕織錦思惙惙 마땅히 창가에서 비단 짜니 생각이 안정되질 않네.
須臾製褘服 反手成五紋 잠깐 사이에 위복[각주:1]을 짓는데 손을 뒤집는 것처럼 쉽게 다섯 무늬 수놓네.
敏捷苟如此 聞者驚且欣 민첩하기가 진실로 이와 같으니 듣는 이들은 놀라고도 좋아하네.
十日一梳頭 插鬂赤銅釵 10일에 한 번 머리에 빗질하니 귀밑머리에 붉은 구리 비녀 꽂았고
三月一照鏡 衣衫著綠紗 3개월에 한 번 거울에 비춰보니 옷과 적삼에 푸른 깁 붙였네.
忽見堂前春草色 문득 당 앞에 봄의 풀빛이 보이니
停針無語坐長嗟 바늘 놓고 말 없이 앉아 길게 한숨 쉬네.
父母俱沒大兄亡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고 큰 오빠도 죽어
一門無人兄嫂在 한 가문에 사람은 없이 오빠의 아내(올케)만 있다네.
嫂病三年委床席 올케 병든 지 3년째라 병석에 시든 채 누워 있으니
鷄鳴狗吠身應對 닭이 욹고 개가 짓어도 이 몸으로 응당 대해야 하네.
弊廬日長問何有 낡은 초가집에 날마다 자라는 건 묻노니 무엇인가?
蕭條窮巷餘衰柳 고요하고 쓸쓸한[각주:2] 곤궁한 거리에 남고 쇠한 버드나무뿐이네.
事事漸艱難 辛苦知奈何 일마다 점점 어려우니 힘겹고 괴로움을 어이할 줄 알겠는가?
古來貧家有處女 예로부터 가난한 집에 처녀가 있으면
每令年貌易蹉跎 매번 나이와 외모는 어긋나기 쉽다더라.風謠續選4

 

 

 

 

인용

목차

해설

최치원 허난설헌
강남녀(江南女) 빈녀음(貧女吟)
진도옥 김규
빈녀(貧女) 빈녀탄(貧女歎)

 

 

 
  1. 위복(褘服): 왕후의 제복(祭服)을 위의(褘衣)라고 하는데 여러 가지 새를 수놓은 것이다. 그리고 ‘위(褘)’의 글자 뜻은 폐슬(蔽膝)을 가리키기도 한다. 폐슬(蔽膝)은 조복(朝服)이나 제복을 입을 때 가슴에서 무릎으로 내리는 천이다. 민간의 여자가 왕후의 의상을 만들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여기서는 조복(朝服)에 부착하던 후수(後綬)를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본문으로]
  2. 소조(蕭條): 고요하고 쓸쓸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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