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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만종, 시화총림, 증정 - 4. 남용익의 『기아(箕雅)』를 비판하다 본문

문집/시화총림

홍만종, 시화총림, 증정 - 4. 남용익의 『기아(箕雅)』를 비판하다

건방진방랑자 2020. 7. 21.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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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남용익의 기아(箕雅)를 비판하다

 

 

自古選詩者, 非博識宏量, 固難乎取舍精覈.

近世, 南壺谷龍翼, 雜摭我東風雅詩刪詩話等書, 且取近代諸詩, 輯成一帙, 名曰箕雅. 自撰其序, 歷論前輩所選之失, 蓋自許其所選之精也.

然以余觀之, 取舍失於名實, 好惡偏於親踈, 未免爲薰蕕錯雜, 至於作者名姓, 亦多錯錄.

其中所謂閨秀趙瑗妾李氏, 春日有懷, 蘭雪軒許氏詩也, 載於本集, 其詩云: “章臺迢遞斷膓, 雙鯉得書漢水濱. 黃鳥曉啼愁裡雨, 綠楊晴裊望中春. 瑤階寂歷生春草, 寶瑟凄涼閑素塵. 誰念木蘭舟上客, 白蘋花滿廣陵津.”

金萬英咏西瓜, 玉壺子鄭星卿, 兒時所作, 亦載於本集, 詩云: “色似靑天初霽後, 形如太極未分前. 劈破丹心香露滴, 相如從此懶尋泉.”

權鞈殷山, ‘首陽亦周土, 薇蕨累淸風. 若解殷山在, 應先箕子.’ 此詩, 不載於石洲五兄弟聯珠錄, 一家諸孫, 亦莫有知者, 壺谷從何得之, 而選入於此耶?

 

 

 

 

해석

自古選詩者, 非博識宏量, 固難乎取舍精覈.

예로부터 시를 선집하는 이들은 박식(博識)하고 너른 헤아림이 없어 진실로 취사하고 정밀하게 밝힘에 어려웠다.

 

近世, 南壺谷龍翼, 雜摭我東風雅詩刪詩話等書, 且取近代諸詩, 輯成一帙, 名曰箕雅.

근래에 호곡(壺谷) 남용익(南龍翼)이 우리나라의 풍아(風雅)와 시산(詩刪)과 시화(詩話) 등의 책을 마구 모았고 또 최근의 여러 시를 가져다가 한 권의 책으로 편집하여 만들고서 기아(箕雅)라 이름지었다.

 

自撰其序, 歷論前輩所選之失, 蓋自許其所選之精也.

스스로 서문을 찬술(撰述)함에 선배들이 선집하며 상실된 것들을 일일이 논했으니 아마도 스스로 찬술한 것의 정밀함을 허여한 것이리라.

 

然以余觀之, 取舍失於名實, 好惡偏於親踈, 未免爲薰蕕錯雜, 至於作者名姓, 亦多錯錄.

그러나 내가 보니 취사한 것이 이름과 실질에서 잃었고 좋아함과 싫어함이 친소관계에서 치우쳐 향풀과 누린내나는 풀이 마구 섞이게 됨을 피하질 못했고 작가의 이름에 이르러선 또한 착종하여 기록한 게 많았다.

 

其中所謂閨秀趙瑗妾李氏, 春日有懷, 蘭雪軒許氏詩也, 載於本集, 其詩云: “章臺迢遞斷膓, 雙鯉得書漢水濱. 黃鳥曉啼愁裡雨, 綠楊晴裊望中春. 瑤階寂歷生春草, 寶瑟凄涼閑素塵. 誰念木蘭舟上客, 白蘋花滿廣陵津.”

그 가운데 소위 규수(閨秀) 조원(趙瑗) 첩인 이씨(李氏)춘일유회(春日有懷)시는 곧 허난설헌(許蘭雪軒)의 시로 그의 문집에 기재되어 있으니 그 시는 다음과 같다.

 

章臺迢遞斷膓 장대(章臺)는 아득해서[迢遞] 사람의 애를 끊게 하지만
雙鯉得書漢水濱 두 마리 잉어가 한수 가에서 편지 얻어주네.
黃鳥曉啼愁裡雨 근심 속 비 내리는데 누런 새 울어대고
綠楊晴裊望中春 바람 속 봄에 푸른 버들개지 흔들리네.
瑤階寂歷生春草 옥섬돌 적적한데 봄 풀 돋아나고
寶瑟凄涼閑素塵 보배로운 비파 처량한데 흰 먼지 쌓였네.
誰念木蘭舟上客 누가 생각했으랴? 목란 배 위의 나그네가
白蘋花滿廣陵津 흰 마름의 꽃 가득한 광릉(廣陵) 나루에 있을 줄.

 

金萬英咏西瓜, 玉壺子鄭星卿, 兒時所作, 亦載於本集, 詩云: “色似靑天初霽後, 形如太極未分前. 劈破丹心香露滴, 相如從此懶尋泉.”

김만영(金萬英)영서과(咏西瓜)시는 곧 옥호자(玉壺子) 정성경(鄭星卿)이 아이일 때 지은 것으로 또한 그 문집에 기재되었으니 그 시는 다음과 같다.

 

色似靑天初霽後 색은 막 비 갠 후의 푸른 하늘 같고
形如太極未分前 모양은 나뉘기 전의 태극 같네.
劈破丹心香露滴 알갱이 쪼개니 향이 방울방울지니
相如從此懶尋泉 상여(相如)는 이로부터 샘 찾기 게을러지겠네.

 

權鞈殷山, ‘首陽亦周土, 薇蕨累淸風. 若解殷山在, 應先箕子.’

또한 권협(權鞈)은산(殷山)시는 다음과 같다.

 

首陽亦周土 薇蕨累淸風 수양산도 또 주나라 땅이라 고사리가 맑에 누를 끼치니
若解殷山在 應先箕子 만약 은나라 산이 있다는 걸 이해했다면 응당 기자보다 앞서 동쪽으로 왔으리.

 

此詩, 不載於石洲五兄弟聯珠錄, 一家諸孫, 亦莫有知者, 壺谷從何得之, 而選入於此耶?

이 시는 석주오형제연주록(石洲五兄弟聯珠錄)에 실려지 않아 일가의 손자들도 또한 모르는데 호곡(壺谷)은 어디로부터 그걸 얻어 기아(箕雅)에 선입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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