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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최립 - 산수병서(山水屛序)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최립 - 산수병서(山水屛序)

건방진방랑자 2020. 7. 3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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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일을 하면 된다

산수병서(山水屛序)

 

최립(崔岦)

 

 

산수가 담긴 거문고나 그림

吾樂山水也. 有聲山水于琴者, 而吾聽之, 則琴足樂乎? : “.” 然則是向也樂山水, 而今也樂琴乎? : “山水在此矣.” 吾樂聽乎此, 乃所以樂山水也.

吾愛山水也, 有形山水于畫者, 而吾觀之, 則畫足愛乎? : “.” 然則是向也愛山水, 而今也愛畫乎? : “山水在此矣.” 吾愛觀乎此, 乃所以愛山水也.

 

백아와 종자기, 이흥효와 이공

古之琴焉者伯牙, 而聽焉者鍾子期. 世談之至于今不衰, 獨未知伯牙之與鍾子期爲何等人也.

今畫焉者, 李興孝其人. 興孝者國工也, 而尙書李公及其生也, 使爲之而藏弆之, 旣其歿也, 而裝飾之以屛左右, 而閒居則觀焉, 有以見公所取者能初不以其人, 興孝之受知, 亦可謂難矣.

 

병풍에 그려진 그림

屛有空焉, 以要鄙人敍述, 因得而觀之. 其峯巒之崷崒, 洞壑之窈窕, 樹老而石蒼, 瀑壯而溪駛. 寒暑煙雨雪月之所變, 虹橋飛檻之所凌, 往往有人跨驢馬往來, 隨以酒具, 或倚船而捻笛, 或臨流而濯足者矣.

對之怡然融神, 而怳然不自覺我身不與之岸巾垂袖於其間也. 又足以見公之愛是畫也, 自其山水之愛深且眞也. 而與夫樂峨洋之絃, 殊託而一致耳矣

 

산수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일을 하라

! 逢蒙, 天下之善射者也, 不自爲弓, 而用之弓, 之爲弓善也; 王良造父, 天下之善御者也, 不自爲車, 而用奚仲之車, 奚仲之爲車善也.

今公以天官冢宰而帶大學士, 實人物之銓衡, 而文章之宗匠也. 將推夫愛山水取畫者之心而爲之, 則其事業之盛, 鄙人不能量矣.

且聞之, 孔子: “仁者樂山, 智者樂水韓氏爲人引之而曰: “仁以居之, 智以謀之.” 鄙人輒忘其僭, 爲公復效是說, 而特爲當世慶公之道大行也. 遂書此而歸之. 簡易文集卷之三

 

 

 

 

 

 

해석

 

산수가 담긴 거문고나 그림

 

吾樂山水也.

나는 산수를 좋아한다.

 

有聲山水于琴者, 而吾聽之,

거문고에 산수의 소리가 나는데 내가 그걸 듣는다면

 

則琴足樂乎?

거문고 좋아할 수 있을까?

 

: “.”

대답하겠다. “그렇다.”

 

然則是向也樂山水,

그렇다면 접때는 산수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而今也樂琴乎?

지금은 거문고를 좋아한다는 것인가?

 

: “山水在此矣.”

말하겠다. “산수가 거문고에 있어서다.”

 

吾樂聽乎此, 乃所以樂山水也.

내가 이것에서 듣기를 좋아하는 것은 곧 산수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吾愛山水也, 有形山水于畫者,

내가 산수를 아끼니 산수를 그림으로 형상한 것이 있어

 

而吾觀之, 則畫足愛乎?

내가 그걸 본다면 그림도 아낄 수 있을까?

 

: “.”

말하겠다. “그렇다.”

 

然則是向也愛山水, 而今也愛畫乎?

그렇다면 접때는 산수를 아낀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림을 아낀다는 것인가?

 

: “山水在此矣.”

말하겠다. “산수가 그림에 있어서다.”

 

吾愛觀乎此, 乃所以愛山水也.

내가 이것에서 보기를 아끼는 것은 곧 산수를 아끼기 때문이다.

 

 

 

백아와 종자기, 이흥효와 이공

 

古之琴焉者伯牙, 而聽焉者鍾子期.

옛날에 거문고를 탄 사람은 백아였고 듣는 사람은 종자기였다.

 

世談之至于今不衰,

세상에서 백아와 종자기의 이야기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들해지지 않았지만

 

獨未知伯牙之與鍾子期爲何等人也.

유독 백아와 종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今畫焉者, 李興孝其人.

이제 그림 그리는 사람은 곧 이흥효가 그 사람이다.

 

興孝者國工也, 而尙書李公及其生也,

흥효는 나라의 화공(畵工)인데 상서 이공이 살아있을 적에

 

使爲之而藏弆之,

그에게 그리도록 하여 감춰두었지만

 

旣其歿也, 而裝飾之以屛左右,

이미 돌아가고 나선 병풍의 좌우에 장식하고서

 

而閒居則觀焉,

한가하게 살면서 병풍을 보았으니

 

有以見公所取者能初不以其人,

공이 흥효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애초에 그 사람의 신분이 아니었음을 볼 수 있고

 

興孝之受知, 亦可謂難矣.

흥효가 지음을 알아주는 이의 대우를 받은 것도 또한 어렵다고 할 만하다.

 

 

 

병풍에 그려진 그림

 

屛有空焉, 以要鄙人敍述,

병풍엔 여백이 있어 비루한 나에게 글을 써주길 요청했기에

 

因得而觀之.

얻어 보게 됐다.

 

其峯巒之崷崒, 洞壑之窈窕,

봉우리는 삐쭉 솟았고 골짜기는 그윽하며

 

樹老而石蒼, 瀑壯而溪駛.

나무는 쇠했고 바위는 이끼가 꼈으며 폭포는 장엄히 쏟아지고 시내는 빨리 흘렀다.

 

寒暑煙雨雪月之所變, 虹橋飛檻之所凌,

추위와 더위, 안개나 비, 눈과 달이 변하는 곳과 무지개 다리나 나는 듯한 난간의 솟은 곳에서

 

往往有人跨驢馬往來, 隨以酒具,

이따금 어떤 사람이 나귀에 걸터 앉아 왕래하며 술 기구를 따르게 하고

 

或倚船而捻笛, 或臨流而濯足者矣.

어떤 사람은 배에 기대 젖대를 집어들었고 어떤 사람은 강물에 다가가 발을 씻고 있었다.

 

對之怡然融神,

그림을 대하니 편안해지고 정신이 풀어져

 

而怳然不自覺我身不與之岸巾垂袖於其間也.

황홀하게 나의 몸이 그들과 그 사이에서 두건을 걷고 소매를 늘어뜨렸는지 아닌지도 자각치 못할 정도였다.

 

又足以見公之愛是畫也,

또한 공이 이 그림을 아낀 것은

 

自其山水之愛深且眞也.

산수를 아끼는 것이 깊고도 진실한 데서부터 나왔으며

 

而與夫樂峨洋之絃,

깎아지른 듯 넓디 넓은 듯 거문고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殊託而一致耳矣

의탁한 것은 다르지만 일치할 뿐임을 볼 수 있다.

 

 

 

산수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일을 하라

 

! 逢蒙, 天下之善射者也,

! 예와 방몽은 천하의 활을 잘 쏘는 사람이지만,

 

不自爲弓, 而用之弓,

스스로 활을 만들지 않고 수가 만든 활을 사용했으니

 

之爲弓善也;

수가 활을 잘 만들기 때문이고

 

王良造父, 天下之善御者也,

왕량과 조보는 천하에 말을 잘 모는 사람이지만,

 

不自爲車, 而用奚仲之車,

스스로 수레를 만들지 않고 해중이 만든 수레를 사용했으니

 

奚仲之爲車善也.

해중이 수레를 잘 만들기 때문이다.

 

今公以天官冢宰而帶大學士,

이제 공은 천관의 총재로 태학사를 겸하니

 

實人物之銓衡, 而文章之宗匠也.

실제로 인물의 전형이고 문장의 종장인 것이다.

 

將推夫愛山水取畫者之心而爲之,

장차 산수를 아끼고 그림을 취하는 마음을 확장하여 일을 한다면

 

則其事業之盛, 鄙人不能量矣.

사업의 성대함을 어리석은 내가 헤아릴 순 없을 것이다.

 

且聞之, 孔子: “仁者樂山, 智者樂水

또 듣기로 공자께서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인한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韓氏爲人引之而曰:

한유는 남을 위해 공자의 말을 끌어다가 연희정기(燕喜亭記)에서 말했다.

 

仁以居之, 智以謀之.”

인함으로 거처하고 지혜로움으로 도모하라.”

 

鄙人輒忘其僭, 爲公復效是說,

내가 문득 참람됨을 망각하고 공을 위해 다시 이 말을 베푸니,

 

而特爲當世慶公之道大行也.

다만 당세에 공의 도가 크게 유행함을 축하하려 해서이다.

 

遂書此而歸之. 簡易文集卷之三

마침내 이걸 써서 돌려보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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