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백월산의 두 부처를 평론하다
天寶十四年乙未, 新羅景德王卽位, 聞斯事, 以丁酉歲遣使創大伽藍, 號白月山南寺.
廣德二年(古記云大曆元年, 亦誤)甲辰七月十五日, 寺成, 更塑彌勒尊像, 安於金堂, 額曰‘現身成道彌勒之殿’, 又塑彌陁像安於講堂, 餘液不足, 塗浴未周, 故彌陁像, 亦有斑駁之痕, 額曰‘現身成道無量壽殿’.
議曰: “娘可謂應以婦女身攝化者也. 『華嚴經』摩耶夫人善知識, 寄十一地生佛如幻解脫門, 今娘之桷産微意在此. 觀其投詞, 哀婉可愛, 宛轉有天仙之趣.
嗚呼! 使娘婆不解隨順衆生語言陁羅尼, 其能若是乎? 其末聯宜云‘淸風一榻莫予嗔!’, 然不爾云者, 盖不欲同乎流俗語爾.”
讚曰: “滴翠嵓前剝啄聲, 何人日暮扣雲扃. 南庵且近宜尋去, 莫踏蒼苔汚我庭. 右北庵. 谷暗何歸已暝煙, 南窗有簟且流連. 夜闌百八深深轉, 只恐成喧惱客眠. 右南庵. 十里松陰一徑迷, 訪僧來試夜招提. 三槽浴罷天將曉, 生下雙兒擲向西. 右聖娘.” 『三國遺事』 「塔像」 第四
해석
天寶十四年乙未, 新羅景德王卽位,
천보 14년 을미(755)년에 신라 경덕왕이 즉위하여
(古記云, 天鑑二十四年乙未法興卽位,
(고기에서 말했다. ‘천감 24년 을미에 법흥왕이 즉위했다’고 했으니,
何先後倒錯之甚如此),
어찌 선후 섞임의 심함이 이와 같은가.)
聞斯事, 以丁酉歲遣使創大伽藍,
이 일을 듣고 정유(757)년에 사신을 보내 대가람을 창건하고
號白月山南寺.
백월산 남사라 불렀다.
廣德二年(古記云大曆元年, 亦誤)甲辰七月十五日, 寺成,
광덕 2년(고기에선 ‘대력 원년이다’라 했는데 또한 잘못이다) 갑진(764)년 7월 15일에 절이 완성되었고
更塑彌勒尊像, 安於金堂,
다시 미륵존상을 만들어 금당에 안치했으며
額曰‘現身成道彌勒之殿’,
‘현신성도미륵지전’이라 판액했다.
又塑彌陁像安於講堂,
또한 미타상을 만들어 강당에 안치했고
餘液不足, 塗浴未周,
남은 액체가 부족해 바를 때에 골고루 하지 못했기 때문에
故彌陁像, 亦有斑駁之痕,
아미타상엔 또한 얼룩진 흔적이 있으며
額曰‘現身成道無量壽殿’.
‘현신성도무량수전’이라 판액했다.
議曰: “娘可謂應以婦女身攝化者也.
의론하며 말하겠다. “낭자는 응당 부녀자의 몸으로 섭화했다【攝化: 중생을 자비심을 가지고 보호하여 교화함】 할 만하다.
『華嚴經』摩耶夫人善知識,
『화엄경』은 마야부인의 선지식이
寄十一地生佛如幻解脫門,
십일지【十一地: 十地와 等覺을 말함. 보살이 수행하는 계위인 52位중 41위로부터 50위까지를 십지라 한다. 이 10위는 佛智를 생성하고 능히 住持하여 흔들리지 않고 온갖 중생을 짊어지고 교화 이익되게 함이 땅이 만물을 낳고 키움과 같아서 地라고 한다. 등각은 보살이 수행하는 순서로서 그 지혜가 부처님과 거의 같으므로 등각이라 한다. 여기서는 보살을 마야부인과 비교하고 있다.】에 살며 부처를 낳아 해탈문을 여환한 것【如幻: 환은 여러 방법으로 코끼리 말 인물 등을 나타내어 사람들에게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느끼게 하는 것.】과 같고
今娘之桷産微意在此.
이제 낭자가 나무통에서 출산한 은미한 뜻이 여기에 있다.
觀其投詞, 哀婉可愛,
그녀가 써준 글을 보면 슬프고 완만해 사랑스러워
宛轉有天仙之趣.
또렷하게 천선의 자취가 있다.
嗚呼! 使娘婆不解隨順衆生語言陁羅尼,
아! 만약 낭자에게 중생을 따라 순종하는 말인 다라니를 해석하지 못하게 했다면
其能若是乎?
이와 같을 수 있었겠는가.
其末聯宜云‘淸風一榻莫予嗔!’,
끝 연에서 마땅히 ‘밝은 바람 한 자리에 있으니 꾸짖지 말라.’라 했어야 했다.
然不爾云者, 盖不欲同乎流俗語爾.”
그러나 그렇게 말하지 않은 것은 대개 세속의 말과 같고자 하지 않아서였을 뿐이리라.”
讚曰: “滴翠嵓前剝啄聲, 何人日暮扣雲扃. 南庵且近宜尋去, 莫踏蒼苔汚我庭.
찬하며 말하겠다.
滴翠嵓前剝啄聲 | 푸른빛 암자 앞에 문 두드리는 소리 |
何人日暮扣雲扃 | 어떤 사람이 날 저물었는데 구름 빗장 두드리나. |
南庵且近宜尋去 | 남쪽 암자 또한 가까우니 마땅히 찾아 가시오. |
莫踏蒼苔汚我庭 | 푸른 이끼 밟아 나의 정원 더럽히지 말고. |
右北庵.
여기까지는 북암에 대한 얘기다.
谷暗何歸已暝煙, 南窗有簟且流連. 夜闌百八深深轉, 只恐成喧惱客眠.
谷暗何歸已暝煙 | 골짜 어두우니 어디 가려나 이미 어둡고 안개 꼈는데, |
南窗有簟且流連 | 남쪽 창가에 대자리 있으니 또한 머무시오. |
夜闌百八深深轉 | 밤 끝날 때까지 백팔염주 깊숙이 돌리니 |
只恐成喧惱客眠 | 다만 시끄러워져 손님 잠을 괴롭힐까 걱정되네. |
右南庵.
여기까지는 남쪽 암자에 대한 얘기다.
十里松陰一徑迷, 訪僧來試夜招提. 三槽浴罷天將曉, 生下雙兒擲向西.
十里松陰一徑迷 | 십 리의 솔 그림자 한 길에서 헤매다가 |
訪僧來試夜招提 | 밤에 초제【招提: 중들을 쉬게 만든 절】에서 스님을 방문하여 시험하러 왔네. |
三槽浴罷天將曉 | 세 번 통에서 목욕 마쳐 새벽이 되려 할 때 |
生下雙兒擲向西 | 두 아이 낳고선 서쪽을 향해 뛰어올랐네. |
右聖娘.” 『三國遺事』 「塔像」 第四
여기까지는 성랑에 대한 얘기다.”
인용
1화: 백월산의 위치와 이름의 유래
2화: 노힐부득과 달달박박, 인간세상에서 잘 살다가 은둔할 생각을 하다
6화: 박박도 성불하고서 함께 떠나다
7화: 백월산의 두 부처를 평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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