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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혼(成渾, 1535 중종30~1598 선조31, 자 浩原, 호 牛溪ㆍ默庵)은 이황(李滉)의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을 지지하고 이이(李珥)의 기발리승일도설(氣發理乘一途說)을 반대하여 6년간 이 이와 함께 사단칠정(四端七情)에 대한 논쟁을 벌이다가 마침내 이이(李珥)를 산하간기(山河間氣)의 인물로 추숭(推崇)하게 된다.
그의 시는 아정(雅正)하여 학자의 탈속(脫俗)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의 소회(所懷)를 잘 보여주는 「우음(偶吟)」을 보인다.
四十年來臥碧山 | 사십년 동안 푸른 산에 누웠으니 |
是非何事至人間 | 시비가 무슨 일로 인간세상에 이르리오? |
小堂無限春風地 | 작은 집 봄바람 부는 곳에 홀로 앉아 있노라니 |
花笑柳眠閑又閑 | 웃는 꽃 조는 버들에 한가롭고 또 한가롭다. |
이 시와 정구(鄭逑, 1543 중종38~1620 광해군12, 자 道可, 호 寒岡)의 「무제(無題)」는 이황(李滉)의 「의주(義州)」, 기대승(奇大升)의 「우제(偶題)」, 이이(李珥)의 「초당풍우(草堂風雨)」와 함께 홍만종(洪萬宗)에 의해 이학가(理學家) 시(詩)의 대표로서 작어(作語)가 천연(天然)하여 성정(性情)의 바름을 시에서 구현시킨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噫! 此等諸賢之詩, 作語天然, 各盡妙處, 其性情之正得於詩者, 於此可見矣. 『詩評補遺』 下篇].
정구(鄭逑)의 「무제(無題)」를 보인다.
月沉空谷初逢虎 | 달 진 빈 골짜기에서 처음 호랑이를 만나고 |
風亂滄溟始泛槎 | 바람 어지러운 푸른 바다에 비로소 뗏목 띄운다. |
萬事莫於平處說 | 모든 일이란 평정한 곳보다 더 좋은 것 없으니 |
人生到此竟如何 | 인생이 이에 이르면 마침내 어떠할까? |
『운강집(雲崗集)』은 대부분 문(文)으로 채워져 있어 역대의 시문집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체제이다. 시작(詩作)은 만사(挽詞)까지 한데 묶어도 손으로 헤아릴 수 있을 정도이므로 시세계에 대한 논의는 따로 보탤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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