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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논어한글역주, 위정 제이 - 10. 공자가 말한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위정 제이 - 10. 공자가 말한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

건방진방랑자 2021. 5. 2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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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공자가 말한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

 

 

2-10.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그 행하는 바를 보고, 그 말미암은 바를 따지며, 그 지향하는 바를 살핀다면, 사람들이 어찌 자신을 숨길 수 있으리오! 사람들이 어찌 자신을 숨길 수 있으리오!”
2-10. 子曰: “視其所以, 觀其所由, 察其所安. 人焉廋哉? 人焉廋哉?”

 

논어에 수록되어 있는 공자의 말 중에는 구체적인 어떤 역사적 상황이 나, 공자의 삶의 과정의 어떤 시점에서 의미를 갖는 구절이 많지만, 전혀 그러한 구체적 상황을 전제로 할 필요가 없는 것도 많다. 그러한 특수한 대상을 전제로 할 필요가 없는 보편적인 언명은 그 보편적인 의미만을 취하면 될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인간의 말이란, 그것이 발설되어진 역사적 상황이 없을 수는 없다. 여기서 말하는 보편적 언명이란, 그러한 역사적 상황이 추적불가능하거나, 또는 발설 당시 화자가 특수한 대상을 마음에 두고 있지 않았거나 하는 등 등의 이유에서 발생된 언명들일 것이다. 그리고 안회의 일상적 행동을 관찰하는 공자의 느낌을 밝힌 전장과 본장은 내면적인 연관성이 있다. 본장 또한 인간 의 일상적 행동의 평가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대체로 해석의 오차범위가 넓다. 따라서 주관적 해석의 여지를 폭넓게 수용한다. 그러한 메시지의 전형에 속하는 구절이 바로 본장의 구절이다. 나는 대체적으로 이러한 류의 메시지는 주석에 의존하지 않는다. 나의 주관적 느낌대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직한 해석의 지평일 것이다.

 

다산(茶山)()’, ‘()’, ‘()’이라는 의미가 비슷하면서 다르게 쓰인 이 세 동사를 의미의 강도에 따라 배열된 것으로 보았다. ()는 혹 무심하게 바라볼 수도 있는 것이요, ()은 반드시 어떤 의도를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요, ()은 더더욱 자세히 정밀하게 보는 것이라는 것이다. 다산의 이러한 보석(補釋)은 날카로운 지적이지만, 반드시 그러한 의미로 배열된 것이라고만 해석할 수는 없다. 그냥 관찰한다는 의미를 다양하게 표현한 어휘의 변화일 수도 있다.

 

그리고 여기 ()’라는 동사의 의미는 공안국(孔安國)(), 익야(匿也)’로 주석을 단 이래로 그 뜻에 의심을 제기하는 자는 없는 것 같다. ‘숨긴다’, ‘은닉한다라는 뜻으로 새기는 것은 고주ㆍ신주가 다 동일하다. 문제는 (), (), ()’이라는 세 동사의 해석에 있다. 다산의 주석을 한번 보자.

 

 

()라는 것은 말미암는다는 뜻이다. ()라는 것은 경과한다는 뜻이다. ()이라는 것은 멈추어 옮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대저 사람을 알아보는 방법이란,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할 때에, 반드시 처음에 어떠한 원인에 말미암아 그 일을 했으며, 중도에 어떠한 길을 거쳐왔으며, 결국에는 어떠한 곳에 머물 것인가를 살피게 되면, 그 사람은 그 일의 정황을 숨길 방법이 없게 될 것이다.

, 因也; , 經也; , 止而不遷也. 凡觀人之法, 每作一事, 須觀其始所因者何故, 中所經者何道, 終所止者何處, 則人無所匿其情也.

 

 

다산은 이 공자의 세 마디를 한 인간의 행위의 전개과정에 있어서 시간적 선후관계를 두고 한 말로 본 것이다. ()는 한 인간의 행위의 동기(motivation)이며, ()는 그 행위의 전개과정(process)이며, ()은 그 행위의 목적(aim)으로 푼 것이다. 사실 이 언급은 공자가 탐정수사관이라도 되어서 한 말같이 들릴 수도 있다. 아마도 그가 대사구가 되어, 그의 부하들에게 사람을 관찰하는 방법에 관하여 연설을 한 대목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인간이 살아가면서 주변의 인간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보편적인 삶의 지혜에 속하는 것이다. 여기서 공자가 말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어떤 편협한 한 사건의 고지식한 해석에 머물러서는 아니 되는 것이며, 그 사태에 대한 동기나 지향점 등의 전체적인 맥락을 동시에 전관(全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다산(茶山)과는 약간 달리, ()를 인간행위의 현재로, ()를 과거로, ()을 미래로 파악한다. ()는 용()이며 그것은 인간의 현재적 행위이다. 즉 우선 인간을 바라볼 때, 그가 현재 어떠한 행위를 하고 있는가를 먼저 살피라는 것이다. 그리고 유()는 그 행위의 과거적 사태이다. 즉 어떠한 동기에 의하여 그러한 행위가 유발되었으며, 또 어떠한 역사적 과정을 밟아왔는가를 살피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이란 그 행위의 미래적 사태이다. 그 행위의 지향점 즉 목표나 이상으로 삼는 가치를 말하는 것이다. 이 세 측면을 모두 살필 때 비로소 그 인간의 행위와 그 행위의 주체의 인격의 전모가 숨길 수 없이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소이(所以) 현재적 행위(action)
소유(所由) 과거적 동기나 전개과정(process)
소안(所安) 미래적 지향점(telos)이나 가치(value)

 

인간은 복합적 감정의 동물이다. 인간의 행위는 반드시 의식이라고 하는 느낌의 고등적 단계와 결부되어 있으며, 이것은 반드시 시간적 인과 속에서 관계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현재는 과거의 산물이며, 또 동시에 과거로부터의 축적은 반드시 미래 속에 투사되어 있다. 미래가 없는 현재는 존재할 수가 없다. 현재란 미래가 과거로 이행하는 과정의 찰나를 의미할 뿐이다. 미래는 경험된 적이 없지만 항상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인간을 이해할 때 현재라는 한 시점의 단절적 이해는 오류를 수반하기 쉽다. 반드시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전관하는 습관을 길러야만 인간에 대한 바른 이해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을 공자는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所以 所由 所安 분류이유
주희 드러난 행위 그걸 행한 뜻 본심 내면으로 파고듦
다산 시작한 원인 중간에 경과한 내용 멈춘 곳 시간의 경과
도올 현재적 행위 과거적 동기나 전개과정 미래적 지향점, 가치 한 인간의 全觀

 

 

()’라는 것은 한다즉 현재적 행위이다. 선을 행하는 자는 군자(君子)가 되고, 악을 행하는 자는 소인(小人)이 된다. ‘()’이라는 것은 ()’에 비하면 더 자세히 보는 것이다. ‘()’으로부터 온다[]’는 뜻이다. 사태는 비록 선을 행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의도의 소종래(所從來)’ 으로부터 온 것이 선하지 못한 것이 있으면 또한 군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a motivational theory). 혹자가 말하였다: “()는 행()이니, 하고자 하는 것을 행하는 까닭을 일컬은 것이다.” ‘()’은 앞의 동사보다 더 자세히 살피는 것이다. ‘()’은 편안하게 느끼는 바이다. 말미암은 바가 비록 선하다 해도 마음이 즐기는 바(지향하는 바)가 올바른 데 있지 않다면 그것은 위선일 뿐이다. 어찌 오래도록 변치않고 지속할 수 있겠는가?

, 爲也. 爲善者爲君子, 爲惡者爲小人. , 比視爲詳矣. , 從也. 事雖爲善, 而意之所從來者有未善焉, 則亦不得爲君子矣. 或曰: “, 行也. 謂所以行其所爲者也.” , 則又加詳矣. , 所樂也. 所由雖善, 而心之所樂者不在於是, 則亦僞耳, 豈能久而不變哉?

 

은 어건(於虔) 반이다. ‘는 소류(所留) 반이다. ()’이라는 것은 어찌[]’이다. ‘()‘는 숨긴다는 뜻이다. 두 번 말하여 취지를 깊게 밝힌 것이다. 정자가 말하였다: “자기 내면에 있는 것을 가지고서 능히 사람의 말을 알아차리고 그 이치를 궁구할 수 있다면, 이 장에서 말하는 관찰법으로 사람을 관찰하기를 성인처럼 할 수 있을 것이다.”

, 於虔反. , 所留反. , 何也. , 匿也. 重言以深明之. 程子曰: “在己者能知言窮理, 則能以此察人如聖人也.”

 

 

여기서 말하는 정자(程子)’는 정이천(程伊川)이 아니고 그의 형 정명도(程明道)이다.

 

 

 

 

인용

목차 / 전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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