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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글역주 - 범례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 범례

건방진방랑자 2021. 6. 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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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례(凡例)

 

 

1

기준으로 삼을 판본을 생각할 때 우리나라에는 현재 권위 있게 통용되는 정본이 없기 때문에 번민에 싸이게 된다. 나는 고판본들의 고졸하면서도 정직한 맛을 사랑하지만 통용본에서 너무 벗어나면 판본의 문제로 너무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더구나 본서는 상론에서 주자집주의 번역을 부속시키고 있기 때문에, 주자가 본 논어 원문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따라서 본서는 주자집주본 논어를 기준으로 하여 다양한 판본을 고찰하기로 하였다. 주자집주본은 우리나라 조선조에서 가장 많이 통용된, 명나라 영락대제 때 간행된 사서대전(四書大全)본을 저본으로 하는데, 우리나라 영조시대 때 간행된 정유자(丁酉字, 1777) 내각본(內閣本)을 기준으로 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내각본이 결코 정밀한 판본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대만 세계서국(世界書局) 사서집주(四書集註)배인본(排印本, 1962)도 같이 참고하였다. 그리고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에 수록된 다산논어고금주(論語古今注)논어 원문도 하나의 텍스트로서 간주하였다.

 

2

현존하는 텍스트로서 온전하게 보존된 최고(最古)의 주석서인 하안(河晏)논어집해(論語集解)10권본은 항상 대조해보지 않으면 안 될 중요한 판본이다. 이 하안집해의 고판본으로서 우리가 쉽게 구해볼 수 있는 것은 상무인서관(商務印書館) 인행(印行)사부총간(四部叢刊)정편(正編)에 수록되어 있는 장사(長沙) 섭씨(葉氏) 관고당(觀古堂) 소장의 일본쇼오헤이간본(日本正平刊本)이다.

일본정평간본이라 함은 송판본에 기초하여 일본에서 새롭게 판각한 목각본인데 사카이()의 도오유우(道祐) 거사(居士)라는 사람이 쇼오헤이 갑진(正平甲辰, 1364) 5월에 상재한 것이다. 일본의 남북조시대, 우리나라로 치면 고려 공민왕 13년 때의 판각이다. 이 판본은 공교롭게도 조선감군(朝鮮監軍)으로서 일본에 부임하고 있었던 소응궁(蕭應宮)이라는 조선사람에 의하여 중국에 전달되었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고려본(高麗本)으로 불리었다. 정평본(正平本)논어의 고졸한 측면을 많이 보존하고 있어 교감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3

일본의 판본으로서 정평본보다 먼저 성립한 키요하라(淸原) 가본(家本)이라는 것이 있다. 키요하라집안은 헤이안(平安)조의 대학(大學)의 명경박사(明經博士)를 대대로 해오던 가문인데 그 8대손 키요하라 노리타카(淸原敎隆) 때 성립한 논어집해본이 자손들에게 전해내려 왔다仁治 3, 124238일 전권 서사(書寫) 완료. 이 키요하라집안의 가본(家本), 중국의 가장 믿을 만한 판본인 당()나라 문종(文宗) 개성(開成) 2(837)에 대학 문전에 세운 석경(石經)현재 서안(西安)의 비림(碑林)에 있다 판본과 당() 육덕명(陸德明)경전석문(經典釋文)등과 세밀하게 대조하여 새로운 정본을 만든 사람이 바로, 쿄오토제대(京都帝大) 카노 나오키(狩野直喜)의 학풍을 이어 토오호쿠제대(東北帝大)에서 활약한 타케우찌 요시오(武內義雄, 1886~1966) 박사이다. 타케우찌의 교감본은 1933년 이와나미분코(岩波文庫)논어(論語)로 출간되었다. 이 타케우찌의 교감본이야말로 실제로 우리가 논어라 할 때,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참고가 되고 있는 판본이다. 주자의 신주계통의 논어판본도 개성석경(開成石經)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4

황간의소본(皇侃義疏本: 간단히 황본皇本이라 한다)은 일본의 아시카가 갓코오(足利學校)에 보존된 사본(寫本)소라이의 제자인 네모토 손시(根本伯脩, 根本遜志, 根遜志라고도 쓴다)가 칸엔(寬延) 3(1750) 교정하여 상목(上木)한 것이다. 그 저본이 된 수사본은 무로마찌 시대 타이에이(大永, 1521~28) 연간의 것이다. 칸세이(寬政) 7(1795) 3월에 증각(增刻)한 것을 겐지(元治) 원년(1864)에 토오쿄오(東京) 분엔도오(文淵堂)에서 보각(補刻) 하였다. 그 보각본이 우리나라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어 그것을 사용하였다.

 

5

중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판본은 13경주소본(十三經注疏本)이다. 13경주소본은 송말의 십행본(十行本)으로부터 시작하여, 명나라의 정덕본(正德本), 민본(閩本), 남북간본(南北刊本), 급고각본(汲古閣本), 청나라 때의 전본(殿本), 완원본(阮元本)이 있으나 이 중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판본이 완원본이다. 완원(阮元, 르우안 위앤, Ruan Yuan, 1764~1849)은 한학(漢學)을 숭상하는 학자이며 실권 있는 벼슬을 지내면서 유익한 출판을 하는 데 사명감이 있었다. 그는 가경(嘉慶) 20(1815) 강서남창부학(江西南昌府學)에서 13경주소본을 개조(開雕)했는데, 송나라의 선본을 중간(重刊)하고 각 편 말미에 자신의 교감기(校勘記)를 부()하여 각 판본들의 다름을 상세히 밝혀 놓았다. 판각이 정교하고 사용하기가 편리해 13경주소본이라고 하면 곧 완원본을 말한다. 이 주소본에는 논어본문과 하안의 집해(集解)와 형병의 정의(正義)가 들어가 있다. 나는 이 13경주소본의 대만 예문인서관(藝文印書館) 영인본을 사용하였다.

 

6

()의 구분은 주자의 집주(集註)의 분장을 따랐다. 제임스 레게(James Legge, 1815~1897)의 영역본 번호와 동일하다.

 

7

해석의 지평이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은 나의 소신이다. 따라서 나는 고주(古注)와 소(), 신주(新註), 그리고 청대 고증학파의 주석 등 그 모두를 편견 없이 수용한다. 그렇다고 이들의 주를 나열하는 것이 본서의 목적은 아니다. 이 모든 주석은 나의 참고일 뿐이며 중요한 것은 나 도올의 이해구조이다.

 

8

나는 동경대학 유학시절에 토가와 요시오(戶川芳郞) 선생 밑에서 소라이(荻生徂徠, 1666~1728)논어징(論語徵)을 읽었다. 그것은 참으로 참신한 충격이었다. 다산도 강진에서 이미 소라이의 학설을 접했으며 때로 그 참신한 발상을 평가하고 있지만 논어징의 전모를 접한 것 같지는 않다. 소라이의 발상은 참으로 처절하리만큼 주자를 노불(老佛)의 아류에 지나지 않는 관념적 속유(俗儒)로서 논박하며, 육경 중심의 선왕지도의 고문사(古文辭)에 비추어 논어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인데 과격하고 때로 억지가 있지만, 계발의 공이 크다. 나는 일본 유자들 중에서 이토오 진사이(伊藤仁齋, 1627~1705)논어고의(論語古義)와 소라이의 논어징은 훌륭한 학문적 성과로서 중시한다.

 

9

신주의 약점을 보완하고 고의(古義)를 충실히 살려내려고 노력한 청대의 유보남(劉寶楠)논어정의(論語正義), 북경대(北京大), 청화대(淸華大)에서 교편을 잡으며 일생을 논어주석의 집대성에 힘쓴 츠엉 수떠(程樹德, 1877~1944)논어집석(論語集釋), 그리고 백화(白話) 번역본으로서는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양 뿨쥔(楊伯峻)논어역주(論語譯注), 정주한간본(定州漢簡本)과 최초 발굴자료의 연구성과를 도입하여 새롭게 논어를 영역한, 에임즈(Roger T. Ames)와 로즈몬트(Henry Rosemont, Jr.)The Analects of Confucious: A Philosophical Translation (Ballantine Books, 1998)를 위시하여 20세기, 중국ㆍ한국ㆍ일본ㆍ영어문화권에서 배출된 방대한 연구성과를 될 수 있는 대로 폭넓게 참작하려고 노력하였다.

 

10

20세기 논어고본에 관한 가장 주목할 만한 두 개의 위대한 발견이 있다. 그 하나는 사라졌던 정현주(鄭玄注)의 발견이다. 뻬리오가 감숙성 천불동 석실에서 반출해간 돈황문서와, 신강성 위구르지방의 투루판(吐魯番) 당묘(唐墓)에서 발견된 복천수사본(卜天壽寫本) 그리고 그 후에 발견된 잔편들로써 정현주의 본래 면목의 절반 가량이 복원되기에 이르렀다金谷治 編, 唐抄本鄭氏注論語集成, 東京:平凡社, 1978. 王素 編著, 唐寫本論語鄭氏注及其硏究, 北京: 文物出版社, 1991. 또 하나는 1973년 서한(西漢) 중산회왕(中山懷王) 유수(劉脩)의 분묘에서 출토된 정주한묘죽간(定州漢墓竹簡)’논어이다河北省文物硏究所定州漢墓竹簡整理小組, 定州漢墓竹簡論語, 北京:文物出版社, 1997. 이 두 문헌의 연구성과도 참작하였다.

 

11

나는 젊은 날에 요시카와 코오지로오(吉川幸次郞)논어(論語)(東京: 朝日新聞社, 1965)를 즐겨 읽었기 때문에 요시카와 선생의 평이한 논어 해석이 가슴에 많이 스며있다. 그리고 시라카와 시즈카(白川靜)공자전(孔子傳)(東京: 中公叢書, 1972)은 내 인생에서 유교 이해의 한 전환점이 되었다 할 정도로 나에게 짙은 인상을 남겼다. 시라카와 선생의 심오한 통찰력과 그 소화된 언어는 항상 나를 겸손하게 만든다. 그리고 죤 듀이의 제자인 후 스(胡適, 1891~1962)설유(說儒)라는 문장은 공자의 삶에 관하여 매우 창조적인 관점을 제시한 위대한 논설이다胡適文存, 臺北: 遠東圖書公社, 1971. 4집 제1. 그 후의 꾸어 뭐루어(郭沫若)나 치엔 무(錢穆)의 반론을 지금까지도 무색하게 만들고 있는 명저이다. 그리고 한 권을 더 들자면 와타나베 타카시(渡邊卓)고대중국사상의 연구(古代中國思想硏究)(東京: 創文社, 1973)공자전의 형성과 유묵집단의 사상행동(孔子傳形成儒墨集團思想行動)’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공자 전기자료의 분석에 있어서는 매우 치밀하고 계발적인 시사를 던져주는 명저이다.

 

12

논어의 문헌비평(textuall criticism)으로서 내가 참고한 책은 많지만 다음의 6종이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다.

1) 유월(兪樾), 논어평의(論語平議), 兪樾記五種(臺灣世界書局, 1984).

2) 타케우찌 요시오(武內義雄), 論語之硏究, 東京: 岩波書店, 1939.

3) 쯔다 사우키찌(津田左右吉), 論語孔子思想, 東京: 岩波書店, 1946.

4) 키무라 에이이찌(木村英一), 孔子論語, 東京: 創文社, 1971.

5) 미야자키 이찌사다(宮崎市定), 論語新硏究, 東京: 岩波書店, 1974.

6) E. Bruce Brooks and A. Taeko Brooks, The Original Analects Analects 論語辨, N.Y.: Columbia University Press, 1988.

 

이 중에서 가장 탁월한 한 권의 책을 뽑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나는 키무라 에이이찌의 孔子論語를 뽑을 것이다. 나의 논어20편의 편해(篇解)는 키무라의 관점을 기저로 하여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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