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2. 홍만종이 뽑은 명시 선집
鄭圃隱「皇都」詩: ‘山河帶礪徐丞相, 天地經綸李太師.’ 宏偉壯健, 如磨天巨斧, 闢開蜀山.
金佔畢「神勒寺」詩: ‘上房鍾動驪龍舞, 萬竅風生鐵鳳翔.’ 嚴重洪亮, 如勻天廣樂, 軣輵寥廓.
李忘軒「望海寺」詩: ‘蝙鳴側塔千年突, 龜負殘碑太古書.’ 幽遐奇古, 如埋酆神劒, 沈水禹鼎.
朴訥齋「琴臺」詩: ‘彈琴人去鶴邊月, 吹笛客來松下風.’ 高古爽朗, 如左挹浮丘, 右拍洪厓.
朴挹翠「永保亭」詩: ‘地如拍拍將飛翼, 樓似搖搖不繫篷.’ 神奇恍惚, 如彩蜃吹霧, 架出樓閣.
해석
포은 정몽주의 「명나라 도읍지에서[皇都]」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山河帶礪徐丞相 | 산하의 대려를 맹세한 승상 서달. |
天地經綸李太師 | 천지를 경륜한 태사 이선장. |
宏偉壯健,
웅장하고 위대하며 건실하니,
如磨天巨斧, 闢開蜀山.
마치 마천의 거대한 도끼가 촉산을 개벽한 것과 같다【진나라 혜왕이 촉을 정벌하고 싶은데 험해서 못 감. 그래서 돌로 된 소를 만들어 황금을 넣어둔 후에 ‘황금을 낳는 소’라는 소문을 내니, 촉왕은 귀가 솔깃해 힘쎈 장수에게 끌고 오게 함. 그렇게 만들어진 길로 진나라는 촉나라를 쳐들어가 정벌함】.
金佔畢「神勒寺」詩: ‘上房鍾動驪龍舞, 萬竅風生鐵鳳翔.’
점필재 김종직의 「밤에 보은사에 숙박하며 주지 우사에게 줬다. 절의 옛 이름은 신륵사이며 혹은 벽사라 한다. 예종 때 개창되어 극히 웅장하고 화려했는데 지금 판액을 하사했다[夜泊報恩寺下 贈住持牛師 寺舊名神勒或云甓寺 睿宗朝改創極宏麗賜今額] / 신륵사(神勒寺)」
上方鐘動驪龍舞 | 상방에서 종이 울리니, 여룡이 춤추고, |
萬竅風生鐵鳳翔 | 온갖 구멍에서 바람 나와 절 뒷산인 철봉산이 난다. |
嚴重洪亮,
엄중하고 넓고도 명랑하니,
如勻天廣樂, 軣輵寥廓.
하늘나라 음악이 텅 빈 곳에 울리는 듯하다.
李忘軒「望海寺」詩: ‘蝙鳴側塔千年突, 龜負殘碑太古書.’
망헌 이주의 「망해사(望海寺)」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蝙鳴側塔千年穴 | 박쥐가 울었던 기운탑은 천년을 버텼고 |
龜負殘碑太古書 | 거북이 진 남은 비석은 태고의 글이네. |
幽遐奇古,
그윽하고 아득하며 기이하고 예스러우니,
如埋酆神劒, 沈水禹鼎.
마치 문왕의 도읍인 풍(酆)에 묻힌 신검 같고, 사수에 잠긴 우임금의 솥 같다.
눌재 박상의 「탄금대에서[彈琴臺]」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彈琴人去鶴邊月 | 비파 타던 사람, 날던 학 근처의 달로 가고 |
吹笛客來松下風 | 젓대 불던 손님, 소나무 아래 바람을 맞으며 오네. |
高古爽朗,
고아하고 예스럽고 상쾌하고 명랑하니,
如左挹浮丘, 右拍洪厓.
왼편에 부구공【부구(浮丘): 고대의 선인(仙人) 부구공(浮丘公)을 말한다. 황제(黃帝) 때 사람이라고도 하고 주영왕(周靈王) 때 사람이라고도 하는 등 여러 설(說)이 있다】에 옷깃을 잡아당기고, 오른편으론 홍애에게 어깨를 친 것 같다.
朴挹翠「永保亭」詩: ‘地如拍拍將飛翼, 樓似搖搖不繫篷.’
읍취헌 박은의 「영보정(永保亭) / 병영 뒤의 정자에서[營後亭子]」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地如拍拍將飛翼 | 땅이 푸드덕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은 날개 같고, |
樓似搖搖不繫篷 | 누각은 흔들흔들 거려 매어 있지 않은 배와 같다. |
神奇恍惚,
신기하며 황홀하니,
如彩蜃吹霧, 架出樓閣.
색채 나는 이무기가 안개를 토해내어 신기누각을 얽어맨 것 같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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