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신응시의 두견새
辛白麓應時, 嘗以弘文修撰入直時, 宣廟以海棠下杜鵑啼爲題, 使諸學士製造.
白麓詩曰: ‘春盡棠花晩, 空留蜀鳥啼. 隔窓聞欲老, 倚枕夢猶凄. 怨血聲聲落, 歸心夜夜西. 吾王方在疚, 莫近上林棲.’ 或傳宣廟時在諒暗中, 覽至末句, 深加歎賞.
해석
辛白麓應時, 嘗以弘文修撰入直時, 宣廟以海棠下杜鵑啼爲題, 使諸學士製造.
백록(白麓) 신응시(辛應時)는 일찍이 홍문관(弘文館) 수찬(修撰)으로 궁궐에 들어가 숙직할 때에 선조는 ‘해당화 아래 두견새 우네[海棠下杜鵑啼]’라고 제목을 짓고 뭇 학사들에게 짓도록 했다.
白麓詩曰: ‘春盡棠花晩, 空留蜀鳥啼. 隔窓聞欲老, 倚枕夢猶凄. 怨血聲聲落, 歸心夜夜西. 吾王方在疚, 莫近上林棲.’
백록이 시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春盡棠花晩 空留蜀鳥啼 | 봄은 갔지만 해당화 늦게 펴 속절없이 촉나라 새 머물며 지저귀니 |
隔窓聞欲老 歌枕夢猶悽 | 창 너머 듣고 있자니 나이 든 것 같고 베개 노래 속 꿈꾸자니 아직도 머물고 있구나. |
怨血聲聲落 歸心夜夜西 | 원망스런 피는 소리마다 얽혀있고 돌아가고픈 마음은 밤마다 깃드네. |
吾王方在疚 莫近上林栖 | 우리 임금님은 시방 고질병이 있으니 상림에 살며 사냥을 가까이 하진 마시길. |
或傳宣廟時在諒暗中, 覽至末句, 深加歎賞.
혹 전하기로 선조께서 상 중【양암(諒闇): 임금이 거상(居喪)할 때의 거처를 말하는데, 보통 제왕의 거상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예기』 「상복사제(喪服四制)」에 “은나라 고종이 양암에서 3년 동안 말하지 않았다[高宗諒闇 三年不言].”라는 『서경』의 말이 인용되어 있는데, 『서경』 「무일(無逸)」에는 양암(亮陰)으로 되어 있다. 또 『논어』 「헌문(憲問)」에는 고종이 양암(諒陰)에서 3년 동안 말하지 않았다면서, 그 까닭에 대해 “임금이 죽었을 때에는 백관들이 자기의 직책을 총괄하여 3년 동안 총재의 명을 듣는다[君薨 百官總己 以聽於冢宰三年].”라고 설명한 공자의 말이 실려 있다.】에 계셨는데 보다가 끝 구절에 이르자 매우 탄복하며 칭찬을 더했다고 한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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