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정작과 선조임금
嘗有「子規」詩曰: ‘劍外稱皇帝, 人間託子規. 梨花古寺月, 啼到五更時. 遊子千年淚, 孤臣再拜詩. 愁腸一叫斷, 何用苦摧悲.’ 此詩膾炙一世.
張瞽師順命, 嘗召入禁中, 宣廟問: “汝近往何處?” 對曰: “流寓海西矣.” 宣廟曰: “聞鄭碏近在海州, 此人嗜酒, 其能得飮否?” 仍誦梨花古寺一聯曰: “佳作佳作! 恨不見全篇, 汝或記否?” 順命誦之, 御筆卽書壁.
해석
고옥(古玉) 정작(鄭碏)은 북창 정렴(鄭磏)의 아우로 또한 기이한 선비다.
嘗有「子規」詩曰: ‘劍外稱皇帝, 人間託子規. 梨花古寺月, 啼到五更時. 遊子千年淚, 孤臣再拜詩. 愁腸一叫斷, 何用苦摧悲.’
일찍이 「자규(子規)」 시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劍外稱皇帝 人間託子規 | 검각산(劍閣山) 밖에선 황제라 일컬어지다가 인간세상에선 소쩍새에 의탁하여 |
梨花古寺月 啼到五更時 | 배꽃 피고 옛 사찰에 달 뜨자 오경에 이르도록 울어대네. |
遊子千年淚 孤臣再拜詩 | 나그네 천년동안 눈물 짓고 외로운 신하 두 번 절하며 시 짓네【두보(杜甫)의 두견시(杜鵑詩)에, “나는 보면 언제나 두 번 절한다, 옛날 임금의 넋을 소중히 여겨서[我見常再拜 重是古帝魂].”라고 한 데서 인용한 것이다】. |
愁腸一叫斷 何用苦摧悲 | 근심스런 창자는 한 번 절규에 끊어지니 어찌 고통스레 슬퍼하느냐? |
此詩膾炙一世.
이 시는 한 시대에 회자되었다.
張瞽師順命, 嘗召入禁中, 宣廟問: “汝近往何處?” 對曰: “流寓海西矣.”
맹인 장순명(張順命)은 일찍이 부름에 궁궐에 들어가니 선조께서 “너는 근래에 어느 곳으로 갔는가?”라고 물었고 “해서에 흘러다니며 우거합니다.”라고 대답했다.
宣廟曰: “聞鄭碏近在海州, 此人嗜酒, 其能得飮否?”
선조께서 “듣기로 정작이 최근에 해주에 있는데 이 사람이 술을 즐기지만 얼마나 마시는지 모르겠구나.”라고 말씀하셨다.
仍誦梨花古寺一聯曰: “佳作佳作! 恨不見全篇, 汝或記否?”
이어 ‘배꽃 핀 옛 사찰’ 한 연구를 외우니 “좋구나 좋구나! 전편을 보지 못함이 한스러우니 너는 혹 기억하느냐?”라고 말씀하셨다.
順命誦之, 御筆卽書壁.
장순명이 그걸 외우자 임금께선 곧바로 벽에 썼다.
인용
'문집 > 소화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화시평 상권 - 106.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0) | 2021.10.28 |
---|---|
소화시평 상권 - 105. 신응시의 두견새 (0) | 2021.10.28 |
소화시평 상권 - 103. 유영길의 시 (0) | 2021.10.28 |
소화시평 상권 - 102. 해동강서시파 호소지와 지천의 난삽한 시 (0) | 2021.10.28 |
소화시평 상권 - 101. 꽃의 피고 짐으로 담아낸 운치 (0) | 2021.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