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이식과 유정
李澤堂植十歲時, 「詠柳絮」曰: ‘隨風輕似雪, 着地軟於綿.’ 見者奇之.
壬辰後倭奴來請信使, 人皆憤惋, 而朝廷恐其生釁, 遣釋惟政往試賊情. 惟政遍求別章于縉紳間, 澤堂未釋褐時, 亦贈詩曰: ‘制敵無長算, 雲林起老師. 行裝冲海遠, 肝膽許天知. 試掉三禪舌, 何煩六出奇. 歸來報明主, 依舊一筇枝.’ 惟政亦能詩, 見詩喜曰: “得此而吾行不孤矣.”
해석
李澤堂植十歲時, 「詠柳絮」曰: ‘隨風輕似雪, 着地軟於綿.’ 見者奇之.
택당(澤堂) 이식(李植)이 10살에 「영류서(詠柳絮)」라는 시를 다음과 같이 짓자, 보는 사람들이 기특하다 여겼다.
隨風輕似雪 着地軟於綿 | 바람 따르는 건 눈처럼 가볍고 땅에 붙기는 솜보다 부드럽네. |
壬辰後倭奴來請信使, 人皆憤惋, 而朝廷恐其生釁, 遣釋惟政往試賊情.
임진왜란 후에 왜노들이 통신사를 보내줄 걸 청하자 사람들이 모두 화내며 원통해했지만 조정에선 빌미가 생길까 걱정되어 스님 유정(惟政)을 보내 적의 정상(情狀)을 가서 살피게 했다【1604년 8월 일본이 지속적으로 애걸과 협박을 섞어 화친을 요구하자 조정에서도 마지못해 손문욱(孫文彧)을 정사로, 사명당 유정(1544~1610)을 사신으로 삼아 일본에 파견하였다. 유정은 일본에 머문 8개월 동안 외교성과를 거두고 3천 명의 조선 포로를 데리고 다음 해 4월에 귀국하였다. 그해 6월에 선조에게 복명하고 10월에 묘향산으로 돌아갔다.】.
惟政遍求別章于縉紳間, 澤堂未釋褐時, 亦贈詩曰: ‘制敵無長算, 雲林起老師. 行裝冲海遠, 肝膽許天知. 試掉三禪舌, 何煩六出奇. 歸來報明主, 依舊一筇枝.’
유정은 두루 사대부들에게 별도의 시편을 구했는데 택당이 아직 벼슬하지 않던 때에 또한 다음과 같은 시를 써서 줬다.
制敵無長算 雲林起老師 | 적 제압하는 데 장구한 계책이 없어 구름 숲에서 늙은 스님 일으켰네. |
行裝沖海遠 肝膽許天知 | 행장이 바다의 아득함을 높이 날고 간담은 하늘의 알아줌을 허용한다네. |
試掉三禪舌 何煩六出奇 | 시험삼아 삼선의 혀를 떨칠 뿐 어찌 번거롭게 여섯 가지 기계(奇計)를 내리오? |
歸來報明主 依舊一筇枝 | 돌아와 현명한 군주에 보답하고 옛날의 한 지팡이에 의지하리. |
惟政亦能詩, 見詩喜曰: “得此而吾行不孤矣.”
유정 또한 시를 잘 짓는 사람이기에 시를 보고 “이 시를 얻었으니 나의 행렬이 외롭지 않겠구려.”라고 기뻐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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