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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애노희락의 심리학, 제2부 체질에 따른 약점과 그 극복, 제7장 사심과 박통 - 3. 벌심과 행검 / 태양인의 태음 기운: 인(仁)과 행검(行檢) 본문

책/철학(哲學)

애노희락의 심리학, 제2부 체질에 따른 약점과 그 극복, 제7장 사심과 박통 - 3. 벌심과 행검 / 태양인의 태음 기운: 인(仁)과 행검(行檢)

건방진방랑자 2021. 12. 2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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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행검(行檢)

 

태양인이 태양인의 본성을 지키면서 구체적인 일에 접근하는 방식은 어떠한가를 검토해보고서 다시 비교해보도록 하자. 태양인이 자신의 장점을 확대해서 태음적인 영역에 이르는 것, 즉 태양인의 박통(博通)행검(行檢)이라고 한다. 행동을 단속한다는 뜻이다. 그 검의 뿌리는 어진 마음, 바로잡아주려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앞에서 태양인을 설명할 때, 환경운동에 관한 예를 든 적이 있다. 다른 사람들이 사람에게 유리해지는 환경운동을 생각할 때 동물의 관점에 서고, 다른 사람들이 동물의 관점까지 받아들일 때, 식물이나 미생물의 관점까지 생각하는 것이 태양인의 애성(哀性)이라고 했다. 이것은 약점이며 동시에 강점이다. 태양인이 당여(黨與)거처(居處)에 능하지 못한 것은, 좁은 부분에 집중해야 할 때도 그 테두리 밖의 것들에 신경을 써 범위를 지나치게 넓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태양인의 근본이 고루 보살피려는 인()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애노(哀怒)의 성정(性情)을 이야기할 때 소양인과 태양인의 공격성의 차이를 잠깐 언급한 적이 있다. 태양인이 틀린 부분을 지적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쉬운 면이 있다는 말을 했었다. 소양인의 공격은 의()를 바탕으로 한다. 반면 태양인의 공격은 인()을 바탕으로 한다. 틀린 점만을 공격하려 하지, 그 사람 자체를 공격하거나 죽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우는 화용도에서 끝내 조조를 죽이지 못한다. 조조가 관우에게 베푼 개인적인 후의 때문에 못 죽였다는 것은 관우를 너무 가볍게 보는 견해다. 관우는 그 시대가 조조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 대한 직관적 이해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의 제후라는 사람들이 동탁이나 여포 부류의 인간들인데, 거기에 비하면 조조는 훨씬 민중의 삶을 개선시켜줄 사람이다. 또 중국의 통일에 가장 근접해 있는 사람이라는 점도 고민의 원인이 된다. 일단 갈라져 싸우는 것보다는 통일된 나라가 전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조의 결점을 중시해서 죽일 것인가, 가능성을 보고 살릴 것인가? 벌심(伐心)을 발동시킬 것인가 말 것인가? 조조를 죽인다면 조조를 따르는 저 초라한 병사들도 다 죽일 것인가 말 것인가?

 

조조의 목을 베어오지 못하면 자신의 목을 대신 내놓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나온 관우가 화용도(華容道)에 서서 고민하는 모습이 보이는가? 그 고민의 실체가 느껴지는가? 이 정도만 하고 관우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자. 관우가 조조를 죽이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관우를 화용도로 보낸 제갈량 이야기까지 함께 묶어서 나중에 기회를 잡아보자.

 

결국 태양인이 인()에서 출발하는 애성(哀性)이라는 본성을 잃지 않으면, 쉽게 벌심(伐心)으로 빠지지 않다. 항상 강조하는 일이지만, 자신의 본성을 잃지 않으면 쉽게 사심(邪心)에 빠지지 않는 법이다. 벌심(伐心)이라는 함정을 잘 피하면, 잘못된 것을 잘못이라고 정확히 지적만 해주는 요령을 터득하게 된다. 행동을 일일이 통제하고, 지시하고, 틀렸다고 잘라내는 방식이 구체화 단계에서는 적합한 방식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것이다.

 

행검(行檢)이란 맞는지 틀리는지 확인만 해주어서 일이 스스로 굴러갈 수 있게 하는 방식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태음인의 희성(喜性)에서 출발하는 자율성 중시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태음인은 판단을 최대한 유보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맞는지 틀리는지도 같이 일할 사람들이 같이 따져나가고, 같이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 태양인의 행검(行檢)천시(天時)에 대한 이해를 바탕에 두고 있다. 방향의 제시가 보다 명확하고, 점검을 해주는 지점이 확실할 수 있다.

 

태음인이 거처(居處)를 통해 혼자 이루는 것은 작다. 소음인이 당여(黨與)를 통해 이루는 것은 조금 더 크지만 역시 부족할 때가 있다. 왜냐하면 천시(天時)의 흐름이 바뀔 때, 그리고 지금 사람들이 그 바뀐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 태음인이나 소음인의 방식으로 바른 방향의 이해를 얻기엔 시간이 너무 걸린다. 그럴 때 태양인의 행검(行檢)이 필요하다.

 

천시(天時)와 사람들의 일반적인 이해가 다를 때, 자신이 느낀 천시(天時)를 구체적으로 다 보여주기는 어렵다. 그럴 때 무리하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다 실현하려 하면 벌심(伐心)의 유혹에 빠져든다. 그러나 태양인의 장점을 발휘해서 지엽적인 것을 쳐내고, 또 쳐내고 마지막 남은 가장 핵심에 해당되는 것만을 보여준다면 비록 구체성에서 약한 태양인이라도 충분히 보여줄 만하다. 틀린 상대방을 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 중에서 지엽적인 것을 쳐내고 쳐내어 핵심만을 남기는 것이다.

 

남겨서 보여주는 것이 비록 적을지라도, 누구도 하지 못했던 것이기에 사람의 관심을 끌게 되고, 핵심에 해당되는 것이기에 이어져 넓힐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진다. 비로소 적은 수의 사람들이 이해하고 모여든다. 사람들이 모이면 일을 나눈다. 각각 나누어진 일이 원칙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으면, 이를 찾아내어 바로잡아준다.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비로소 세상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해할 만한 토대가 생기고, 그 토대를 바탕으로 키워나가면 누구도 하지 못했던 새로운 일이 이뤄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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