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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대담 - 소승, 대승, 아잔타! 본문

고전/불경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대담 - 소승, 대승, 아잔타!

건방진방랑자 2022. 3. 2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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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승, 대승, 아잔타!

 

 

그리곤 곧 아잔타석굴(the Ajanta Caves)을 가보았습니다. 제가 너무도 유명한 그 아잔타에 관하여 뭐 특별히 얘기할 것이 있겠습니까만, 기원전 200년경부터 기원후 650년경까지 장장 89세기에 걸치는 불교미술, 조각, 건축, 회화의 찬란한 전개를 한 무대에서 굽어볼 수 있다는 감격은 저로 하여금 문헌으로만 접해왔던 불교미술의 프로토타입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틔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잔타석굴을 안내하던 관광가이드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저로 하여금 인류의 종교미술사를 새롭게 정리할 수 있게 만드는 기준을 제공하는 천하의 명언이었습니다.”

 

그 말이 무엇입니까?”

 

저보고 묻더군요, ‘소승과 대승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제가 머뭇거리고 있으니까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불상의 유무지요. 소승에는 불상이 없고, 대승에는 불상이 있습니다.’ 사실 저에게는 가이드가 무심코 던진 이 한미디가 저에게 야기시킨 골똘한 생각들이이발로 제기 요번 인도유적관람에서 얻은 최고의 수확이었습니다. 학문이란 때때로 부정확하지만 포괄적인 경구를 통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개최합니다. 그리고 저희 조선말에 백문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는데 정말 실제로 그 현장을 한번 봄으로써 막연하게 미리 속에서만 개념적으로 그리고 도식적으로 이해했던 많은 추상적 문제들이 일목요연하게 구체화되어 나타나더군요.”

 

여기서 말하는 소승(Hinayana Buddhism)이란 결국 원시부파불교를 말하는 것이겠군요. 소승이란 의미를 남전불교 전체에 적용한다면 소승에 불상이 없다는 말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겠지요. 부파불교도 계속 다양한 전승을 통해 발전한 것이고 따라서 대승적 성향을 흡수했으니까요. 그러나 아쇼카시대까지만 해도 스투파 워십(Stūpa Worship, 탑신앙) 중심이었고, 그 이전에는 분명 불타를 인간의 모습으로 형상화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산치대탑이나 바르후트대탑(Bharhut stūpa)에 많은 부도(浮圖)가 그려져 있지만 불타의 인간모습은 없습니다. 보리수나무나 발자국이나 금강좌 등, 그 상징적 표현만 새겨져 있지요.”

 

나는 달라이라마의 불교사에 대한 정확한 지식에 저으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아무리 불교학의 대가라 할지라도 이러한 논의는 종교적 체득을 넘어서는 어떠한 학문적 인식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또 물었다.

 

왜 원시불교시대에 있어서는 불타를 우리와 같은 등신의 모습으로 형상화하지 않았을까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싯달타의 열반(涅槃, nirvāṇa) 때문입니다. 그의 열반은 완전한 윤회로부터의 해탈(解脫, mokṣa)이었습니다. 따라서 그는 다시 인간의 몸을 지닌 어떤 형상체로서는 환생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의 온전한 열반을 기리는 초기승단에 있어서 붓다를 인간의 형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불경이었고, 따라서 그것은 타부였습니다.”

 

그것이 원시경전에, 일례를 들면, 팔리율장 같은 데, 붓다를 등신불로 표현해서는 아니 된다는 그러한 계율이 명시되어 있습니까?”

 

많은 경전에서 붓다는 구체적 형상을 넘어서는 어떤 거룩한 존재라든가, 여래의 몸은 영원한 열반의 세계로 들어간 이후로는 사람도 신도 볼 수가 없다는 등의 추상적 논의는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숫타니파타(Sutta-nipāta)우파시바여, 사라져 버린 자에게는 더 이상 형태가 없다라 한 것도 그 한 예이겠지요석지현 옮김, 숫타니파타(서울 : 민족사, 2001), p.274, 5품의 제7장이다. 南傳24-406~7. No. 1076.. 그러나 그러한 문제를 계율로써 명시한 구절은 어느 곳에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불타를 등신불로 표현하지 않은 것은 원시승가집단내의 일종의 불문율이었던 것 같습니다. 본생담(자타카, Jātaka)을 표현한 본생도(本生圖)에는 물론 싯달타 전생의 보살들 이야기이니까 그 구체적 형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싯달타 자신의 생애를 표현한 불전도(佛傳圖)에는 불타의 모습이 빠져있습니다이러한 문제를 다룬 사계의 권위로운 저작으로 타카타 오사무(高田修)佛像起源, 東京 : 岩派書店, 1967이 있다. 타카타 오사무는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하여 쉽게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岩派新書의 문고판을 내어놓았다. 佛像誕生, 東京 : 岩派新書, 1987. 그런데 이 책은 이숙희에 의하여 우리말로 번역되었다. 타카타 오사무 지음, 이숙희 옮김, 불상의 탄생, 서울 : 예경, 1994. 타카타의 이 책은 사계의 정평있는 명작이므로 독자들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숙희의 번역도 충실하다. 그리고 인도미술 전반에 대하여 포괄적 지식을 주며 원시불교미술을 잘 소개하고 있는 좋은 책이 파이돈 미술 시리이즈에 들어가 있다. Vidya Dehejia, Indian Art, London : Phaidon, 1998. 그런데 이 책도 이숙희에 의하여 번역되었다. 정교한 사진들이 많이 실려있는 좋은 책이므로 독자들의 일독을 권유한다. 불교미술에 관해서는 3장에서 5장까지를 참조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비드야 데헤자 지음, 이숙희 옮김, 인도미술, 서울 : 한길아트, 2001. 그리고 쉽게 사서 볼 수 있는 책으로 인도미술사에 관한 좋은 가이드를 하나 더 소개하면: Roy C. Craven, Indian Art, A Concise History, New York : Thames and Hudson, 1997. 3장으로부터 제7장까지 불교미술관계의 설명이 매우 명료하다..”

 

 

 삼도보계강하(三道寶階降下), 바르후트 대탑의 일부, 붓다는 천상ㆍ천하를 마음대로 오르내리는 초인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런데 붓다의 형상은 없고 세 사다리 중 가운데 사다리의 제일 윗단과 제일 아랫단에 발자국이 새겨져 있을 뿐이다. BC 2세기 중엽, 캘커타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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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금강경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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