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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현가(弦歌)의 소리로 나라를 다스리다
17-4. 공자께서 자유(子游)가 읍재 노릇을 하고 있었던 무성(武城)으로 가시었다. 무성 동리 방방곡곡에서 현악기에 맞추어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부자께서는 빙그레 미소지으시며 말씀하시었다: “닭을 잡는데, 어찌하여 소 잡는 칼을 쓰느냐?” 17-4. 子之武城, 聞弦歌之聲. 夫子莞爾而笑, 曰: “割雞焉用牛刀?” 이에 자유(子游)가 대꾸하여 말씀드리었다: “예전에 언(偃: 자유의 이름) 제가 선생님께서, ‘군자는 도(道)를 배우면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부리기 쉬운 교양있는 사람이 되나니라’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나이다.” 子游對曰: “昔者偃也聞諸夫子曰: ‘君子學道則愛人, 小人學道則易使也.’”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얘들아! 언(偃)의 말이 옳다. 방금 내가 한 말은 농담이니라.” 子曰: “二三子! 偃之言是也. 前言戱之耳.” |
자유(子游)가 무성의 재를 한 사실은 이미 전술하였다(2-7, 6-12 참고). 자유는 공자의 사후에 강력한 학파를 형성하였고 맹자에게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에서 본 편의 성격과도 모종의 연관성을 감지할 수 있다. 『예기』의 「예운」편이 자유 문하에서 성립한 것이라는 통설도 이 장의 내용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자유는 예악의 대중교육을 최초로 성공리에 시도하였고, 공자의 문화적 핵심을 사회화(socialization)시키는 데 헌신하였던 것이다.
이에 공자는 ‘닭 잡는데 소칼 쓸 필요까지야 있겠느냐’하고 일단 한번 꼬집어본다. 그러자 자유는 선생의 말에 심복하지 않고 정면으로 대드는 것이다. 나는 당신의 사상을 사회적으로 실천하였나이다. 어찌 그런 말씀을? 닭을 잡으나 소를 잡으나 같은 칼을 쓰는 보편주의적 열정이 필요한 것 아닙니까? 이에 공자는 내가 잘못했다 하고 후퇴. 퍽 감칠맛 나는 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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