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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한글역주, 이루장구 상 - 13. 존경 받는 어르신들이 귀의하는 정치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이루장구 상 - 13. 존경 받는 어르신들이 귀의하는 정치

건방진방랑자 2022. 12. 17.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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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존경 받는 어르신들이 귀의하는 정치

 

 

4a-13.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백이(伯夷)는 주왕(紂王)의 폭정을 피해 북해(北海)백이는 고죽국(孤竹國)의 세자이다. 전한 시에 요서군(遼西郡) 영지현(令支縣)에 고죽성(孤竹城)이 있었다. 옛날의 북해(北海)는 지금 창려현(昌黎縣) 근방을 가리킨다의 해변에서 조용히 은거하였다. 왕정을 행하는 문왕(文王)이 일어나자, 자신도 분연히 일어서며 말했다: ‘내가 왜 서백(西伯)주 문왕을 가리킨다. ()가 명하여 그를 서방 제후들의 장()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서백이라고 불렀다에게 아니 갈 것인가! 나는 서백이 노인을 잘 대접하는 사람이라 들었다.’ 태공망(太公望) 또한 주왕의 폭정을 피해 동해(東海)후한의 낭야국(琅琊國) 해곡현(海曲縣)을 가리킨다. 유소(劉昭)박물기주(博物記注)에는 태공망 나온 곳은 지금의 동려향(東呂鄕)이라고 한다. 극진(棘津)에서 낚시했다고 하는데 그 포()가 아직도 남아있다고 한다의 해변에서 조용히 은거하였다. 왕정을 행하는 문왕이 일어나자, 자신도 분연히 일어서며 말했다: ‘내가 왜 서백에게 아니 갈손가! 나는 서백이 노인을 잘 대접하는 사람이라 들었다.’
4a-13. 孟子曰: “伯夷辟紂, 居北海之濱, 文王, 興曰: 盍歸乎來! 吾聞西伯善養老者. 太公辟紂, 居東海之濱, 聞文王作, 興曰: ‘盍歸乎來! 吾聞西伯善養老者.’
 
백이와 강태공(姜太公), 이 두 노인은 천하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대로(大老)인데, 이들이 서백에게 귀순하였다는 것은 곧 천하의 모든 부로들이 서백에게 귀순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천하의 모든 부로들이 서백에게 귀순하는 데, 또한 그들의 아들들은 과연 누구에게로 갈 것인가? 지금 우리시대의 제후 중에서 누구라도 문왕이 행한 정치를 행하는 자가 있다고 한다면 7년 안으로7장에 의거하면 소국의 상황이다 반드시 천하에 정치를 행하는 왕자(王者)가 될 것이다.”
二老者, 天下之大老也, 而歸之, 是天下之父歸之也. 天下之父歸之, 其子焉往? 諸侯有行文王之政者, 七年之內, 必爲政於天下矣.”

 

진심22에도 거의 같은 내용이 있다. 겉으로 보면 매우 판에 박힌 진부한 내용같이 보이지만, 실제로 전국시대의 시대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맹자가 말하는 고대의 설화는 역사적 사실을 기술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당면한 문제, 즉 전국시대의 상황에서 어떻게 왕도를 실현하는가에 대한 담론을 근거 지우기 위한 구성이다.

 

여기 거론되고 있는 백이(伯夷)와 태공망(太公望)천하지대로(天下之大老)’로서 규정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움직이는 향배에 따라 그들의 아들들, 즉 그들에게 소속한 집단의 사람들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앞 6에서 거실(居室)’을 운운한 것과 마찬가지의 논리이다. 그러니까 전국시대에만 해도 우리가 말하는 국가사회체제가 존재하지 않았으며, 한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실제로 그 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대로였다는 것이다. 대로는 정신적 리더일 수도 있으나, 요즈음으로 말하면 깡패사회의 두목과 같은 성격을 지녔다고 말할 수 있다. 깡패두목은 혈연에 의존하지 않고 실력에 의존하며, 체제에 의하여 권한이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장악능력을 쟁취한다. 그들이 문왕의 흉기에 가담한 이유가, ‘선양로자(善養老者)’라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노인을 잘 대접한다는 것이 아니라, 하부 사회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리더들을 잘 대접할 줄 안다는 뜻이다. 따라서 전국시대를 움직이는 실제 사회세력은 이와 같은 두목들이었다. 맹자가 말하는 민심(民心)’이란 실제로 이런 두목들의 의견의 향배였다. 현재 민주주의는 선거라는 제도에 의하여 민심을 측정하지만, 맹자시대에는 백이와 강태공(姜太公)과 같은 두목들의 의견의 향배에 의하여 민심이 표출되었던 것이다.

 

맹자는 이들 사회리더들의 의견이 대체적으로 도덕적인 성격을 띤다고 보았던 것이다. ‘선거의 조작성이 너무도 교묘하게 발달한 오늘의 민주주의보다 더 안전한 장치였을 수도 있다. 하여튼 맹자가 5년만이라도, 7년만이라도라고 애타게 외치고 있는 배면에는 그가 바라보고 있는 사회 구조의 효율적 길잡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몇몇 안 되는 두목들의 심리 내면의 도덕적 향배가 새로운 천자를 탄생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인용

목차 / 맹자

전문 / 본문

중용 강의

논어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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