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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정벌이 아닌 인한 정치
4a-14.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염구(冉求)【공자의 제자로서 성이 염(冉)이고 명이 구(求), 자가 자유(子有)이다. 노나라 사람이며 공자보다 29세 어리다. 공자의 제자 중에서 아마도 가장 실무정치의 재능이 있었던 인물이었을 것이다. 공자가 노나라로 돌아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일등공신이었으며 또 염구는 공자에 대한 충성심을 지켰다. 그러나 염구는 계씨의 가재가 되어 공자가 말하는 인정을 베풀지 않고 계씨의 이권을 불리는 데만 기여하여 공자의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공자와 염구의 사제관계는 결코 친밀성을 상실한 것은 아니었다】가 당대 노나라의 최고실권자였던 계씨(季氏, 계강자였다)의 총재가 되어 계씨의 도덕적 성품과 정치행위를 광정(匡正)하기는커녕, 오히려 계씨의 영지로부터 거두어들이는 곡물의 부세(賦稅)를 여태까지 받아오던 것의 두 배로 늘려 받았다. 공자는 너무 화가 났다. 그래서 말했다: ‘염구, 이놈은 우리의 무리가 아니다. 아해들아! 북을 울려라! 저 놈을 공격함이 옳다!’【전쟁에서 진격시에는 북을 쓰고 퇴각 시에는 징을 쓴다. 이 공자의 말은 『논어(論語)』 11-16에 그대로 있다. 맹자의 공자학단에 관한 정보가 매우 정확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노나라에 유학했을 때 다 들었을 것이다】. 4a-14. 孟子曰: “求也爲季氏宰, 無能改於其德, 而賦粟倍他日. 孔子曰: ‘求非我徒也, 小子鳴鼓而攻之可也.’ 이로 미루어 알 수 있듯이, 군주가 인정(仁政)을 실천하지 않는데 신하된 자로서 오히려 군주의 욕심을 부추기어 그를 부유하게 만드는 자들은 모두 공자에게 혐오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하물며 군주의 욕심 때문에 무리한 전쟁을 일으키는 데 일조하는 신하들은 얼마나 사악한 놈들인가! 땅을 빼앗기 위해 전쟁을 일삼아 죽인 사람들의 시체가 들에 가득차고 성을 빼앗기 위해 전쟁을 일삼아 죽인 사람들의 시체가 성에 가득차도록 만드는 것은, 땅을 거느리고 땅으로 하여금 인육(人肉)을 처먹도록 만드는 것이니 세상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전쟁을 일으키는 놈들의 죄는 사형으로도 다 용서받지 못한다. 그러므로 전쟁을 좋아하는 놈들은 모두 극형에 처하라! 제후들을 연합하여 전쟁을 부추기는 놈들은 그 다음의 형벌에 처하라! 그리고 황무지를 개간하여 그 땅을 농민들에게 무리하게 떠안겨 경작케 함으로써 농민을 피곤하게 만들고 군주의 세수만을 증가시키는 놈들은 그 다음의 형벌에 처하라!” 由此觀之, 君不行仁政而富之, 皆棄於孔子者也. 況於爲之强戰? 爭地以戰, 殺人盈野; 爭城以戰, 殺人盈城. 此所謂率土地而食人肉, 罪不容於死. 故善戰者服上刑, 連諸侯者次之, 辟草萊, 任土地者次之.” |
맹자의 논의는 매우 구체적이다. 군주본위가 아닌 민본위의 정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본위의 정치과정을 통하지 않은 통일은 궁극적으로 통일로서 가치가 없는 것이다. 맹자는 분명 진시황의 통일 같은 통일을 원하지 않았다. 맹자는 근본적으로 ‘토지중심사고’에 반대한다. 즉 영토의 확장을 위하여 인민의 생명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땅에다가 인육을 바치는 땅으로 하여금 인육을 먹게 하는 극악한 야만이다! 그런 의미에는 맹자는 철저한 평화주의자(Pacifist)라 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불인불의(不仁不義)를 토벌하기 위한 국부적 전쟁을 를 용인하기도 했지만 그는 결국 전쟁이란 군주의 욕심에 복무하는 것일 뿐이라는 역사적 교훈을 제나라에서 뼈저리게 얻었다. 그가 여기서 쓰고 있는 용어는 ‘강전(强戰)’이다. 군주의 사욕을 위하여 무리하게 일으키는 전쟁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농지의 개간’이 형벌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평화로운 농지의 개간이 아니라 군주의 강전을 위한 수단으로 동원되는 무리한 개간에 관한 것이다. 그 모델이 바로 ‘상앙(商鞅)의 전략’이다. 여기 ‘선전자(善戰者)’는 병가(兵家)를 가리키고, ‘연제후(連諸侯)’는 종횡가(縱橫家)를 가리키고, ‘벽초래(辟草萊)’는 동시대의 법가를 가리킨다. 맹자는 당대의 타가들을 모두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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