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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맹자한글역주, 고자장구 상 - 1. 버드나무와 버드나무 그릇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고자장구 상 - 1. 버드나무와 버드나무 그릇

건방진방랑자 2022. 12. 28.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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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자장구(告子章句) ()

 

 

1. 버드나무와 버드나무 그릇

 

 

6a-1. 고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인간의 태어난 그대로의 성은 비 유컨대 기류(杞柳)와도 같고, 인간이 살아가면서 달성하는 도덕적 의()는 비유컨대 배권(桮棬)과도 같습니다沃案: ‘기류(杞柳)’는 갯버들이고 배권(桮棬)’은 술을 마시는 잔이라고도 하고 무엇을 담는 그릇이라고 한다. 이 점에 있어서 주석가들의 이견이 없다. 그런데 여기 기류(杞柳)’가 비유의 소재로 등장한 이유는 버드나무 가지가 잘 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데 있다. 그러나 버드나무 가지로 엮어서 만드는 소쿠리류의 물건밖에는 딴 것을 만들 길이 없다. 다시 말해서 액체를 담을 수 있는 용기는 만들 수 없다. 그러므로 기류[갯버들]로써 배권[술잔]을 만든다는 비유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 이 문제를 놓고 많은 고민을 해봤으나 나의 결론은 이러하다. 이것은 매우 원시적인 습속을 말하는 것이며 갯버들로서 후딱 그릇을 엮어 만든 후에 그 안에 연잎 같은 큰 잎사귀를 동그랗게 접어 넣으면 술잔으로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인성(人性)으로써 인의(仁義)를 실천한다는 것은, 비유컨대 기류를 가지고서 배권을 만든다고 하는 것과 같소이다. 다시 말해서 후천적인 가공을 거쳐서 이루어지는 것이외다.”후반의 문장은 이렇게도 해석 가능하다: ‘인성 그 자체를 인의(仁義)라고 간주하는 것은, 기류 그 자체를 곧바로 배권이라고 간주하는 것과 같소이다
6a-1. 告子曰: “, 猶杞柳也; , 猶桮棬也. 以人性爲仁義, 猶以杞柳爲桮棬.”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선생께서는 기류의 성질을 따라 배권을 만든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기류의 성질을 망가뜨려서 비로소 배권을 만든다고 생각하십니까? 만약 기류의 성질을 망가뜨려야 비 로소 배권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곧 인간을 망가뜨려야만 인의를 실천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틀린 이론을 가지고 천하의 사람들을 유인하여 인의(仁義)의 도()에 재앙을 미치는 꼴이 되는 것이 선생의 말씀의 귀결이올시다.”
孟子曰: “子能順杞柳之性而以爲桮棬乎? 將戕賊杞柳而後以爲桮棬也, 如將戕賊杞柳而以爲桮棬, 則亦將戕賊人以爲仁義與? 率天下之人而禍仁義者, 必子之言夫!”

 

너무도 유명한 장이며, 앞으로 시작되는 고ㆍ맹논쟁의 서두를 장식하는 이 담론은 내가 평생을 두고두고 되씹어본 장이므로, 나의 감각에 따라 번역하였다. 고자는 맹자와 같은 급에서 진정으로 학술적인 논쟁을 벌인 한 학과의 거장으로서 자칭(子稱)되었기 때문에 께서 말씀하시 었다라는 존칭을 썼다. 맹자의 말 중에서 ()’고자(告子)’(, 선생, Master)’를 받는 것으로 보았다. 고자는 성이 고()이고 명이 불해(不害)이다. 2a-2에 기출하였다.

 

고자의 ()’에 대한 입장은, ()은 근원적으로 선()ㆍ악()이라는 인위적 규정성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자의 입장을 순자의 성악(性惡)’의 설과 같다고 규정한 주희의 논의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고자의 말 중에서 기류(杞柳)와 배권(桮棬)의 관계에 대응하는 인성의 문제가 앞에서는 성()과 의()로 대비되었는데, 뒤에서는 인성과 인의(仁義)로 대비되었다.

 

  자연[杞柳] 인위[桮棬]
첫째 문장 () ()
둘째 문장 인성(人性) 인의(仁義)

 

고자에 있어서는 인()과 의()는 내()와 외()의 구분이 있으며 확연하게 다른 개념이므로 본시 기류-배권의 관계에 대응하는 개념으로서는 ()-()’의 관계가 더 명료하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첫째 문장의 의()를 단순한 인의(仁義)의 축약태로서 간주하기는 곤란하다. 이 문제에 관하여 명료한 해결책은 없다. 맹자는 인()과 의()를 모두 인간본성에 내재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인의(仁義)’를 묶어 말하여도 별 문제가 없다. 따라서 이 기술이 맹자학파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본시 ()-()’를 말한 고자의 명제를 부연설명하는 과정에서 인성(人性)’의 짝으로서 그냥 ()’이 망가(妄加)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기술에서 느낄 수 있듯이 고자의 입장에 관한 담론이 너무 소략하고 무성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장편을 치열하게 기술한 사람들과는 다른 그룹에 의하여 필록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맹자는 기류로써 배권을 만든다 해도 그것은 기류의 휘는 본성을 따라 만든 것이므로 배권의 가능성이 기류에 내재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 다. 맹자는 인의(仁義), 즉 도덕(道德)의 자발성을 주장함으로써 인성(人性)의 본래선(本來善)을 증명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맹자의 논박은 결코 고자의 설에 대한 정밀한 논박이 될 수 없다. 기류(杞柳)는 기류이고, 배권(桮棬)은 배권인 이상, 즉 양자가 혼동될 수 없는 이상, 기류가 곧 배권은 아니다. 맹자의 논의는 기류가 곧 배권이라는 주장이 될 수 없고, 단지 기류의 성()에 배권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내재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그 가능성 그 자체는 가능성일 뿐 선ㆍ악의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고 자의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왜냐하면 인간은 같은 성()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의를 행할 수도 있으며, 불의(不義)를 행할 수도 있다. ()이 의()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인간은 의로운 행동만 한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의ㆍ불의 이전의 가능성으로서의 성()은 도덕적 규정성을 갖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고자의 입장은 다음 장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인용

목차 / 맹자

전문 / 본문

중용 강의

논어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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