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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 - 유광억전(柳光億傳) 본문

한문놀이터/인물

이옥 - 유광억전(柳光億傳)

건방진방랑자 2021. 8. 2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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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재루를 팔면서 살던 유광억

유광억전(柳光億傳)

 

이옥(李鈺)

 

 

天下穰穰, 利來利往, 世之尙利, 久矣. 然以利生者, 必以利死, 故君子不言利, 小人殉利. 京師工賈之所萃也, 凡可售之物, 廛肆星羅而碁布. 有爲人賃手指者, 有賣其肩與背者, 有淘圊者, 有鼓刃而血牛者, 有華其面嫁者, 天下之賣買, 極于此矣.

外史氏曰: “裸壤, 無絲錦市, 搏生之世, 無鬻甑, 有需之者, 貨之者生. 大冶之門, 不以鉗鎚衒, 力農之家, 負米者過而無聲, 無諸己而後求諸人.”

柳光億, 嶺之陜川郡人也. 粗解詩, 以善科體名於南, 其家窶地又汚. 下鄕之俗, 多以賣擧子業爲生者, 光億亦利之.

嘗中嶺南解, 將試于京有司, 有以婦人車要於路. 至則朱門數重, 華堂數十所. 面白而疎髥者, 數人, 方展紙試腕力, 以聽其進退. 光億於內, 日五供珍羞, 主人公, 三四朝敬之, 若子之能善養者. 旣經會闈, 主人子, 果以光億, 登進士, 迺裝送之. 一馬一僕, 歸其家, 有以二萬錢來會者, 其所貸邑糴, 監司已償之矣.

光億之詞, 無甚高, 沾沾以銛利爲才, 以是亦得意於試.

光億旣老, 尤有聲於國, 京試官過監司問: “嶺南才, 誰爲最?” : “柳光億.” 京試官曰: “今行, 吾必置壯元.” 監司曰: “子之鑑然乎?” : “.” 遂相與難, 光億爲賭. 京試官旣登場, 出詩題曰: ‘嶺南十月設重九, 嘆南北之候不同.’ 俄有一券來呈, 其文曰: ‘重陽亦在重陰月, 北客强醉南烹酒.’ 試官讀之曰: “此光億也.” 以朱亂點, 等二下, 擢爲魁. 又有一券, 頗合作, 置之二, 又得一券, 爲第三. 及坼糊, 光億, 陰諜之, 光億受人錢貨, 以貨之多少, 而先後之也.

試官雖知之, 而恐監司不信己, 欲得光億, 以爲契. 移關于陜, 使執光億, 而未嘗有起獄意. 光億爲郡所收, 將被送, 自恐懼以爲: ‘我科賊也, 去亦死, 不如不去.’ 夜與親戚縱酒飮, 仍潛投江死, 試官亦聞而惜之, 人莫不憐其才. 而君子謂: “光億之死, 不在是, 宜矣.”

梅花外史曰, 天下無不賣物. 有賣身爲人奴, 至毛之微, 夢之無形, 皆有買賣. 而亦未有賣其心者, 豈物皆可賣, 而心不可賣耶? 柳光億, 其亦賣其心者耶? ! 誰謂: ‘天下至賤之賣, 而讀書者爲之? 法曰: ‘與受同罪.’ 藫庭叢書

 

 

 

 

해석

天下穰穰, 利來利往, 世之尙利, 久矣.

천하는 사람이 많아 이익이 오고 가니 세상이 이익을 숭상한지 오래다.

 

然以利生者, 必以利死, 故君子不言利, 小人殉利.

그러나 이익으로 이는 반드시 이익으로 죽기 때문에 군자는 이익에 대해 말하지 않고 소인은 이익을 따라 죽는다.

 

京師工賈之所萃也, 凡可售之物, 廛肆星羅而碁布.

서울은 장사치들이 모이는 곳으로 대체로 팔 수 있는 물건이라면 가게가 별처럼 나열되어 있고 바둑처럼 펼쳐 있다.

 

有爲人賃手指者, 有賣其肩與背者, 有淘圊者, 有鼓刃而血牛者, 有華其面嫁者, 天下之賣買, 極于此矣.

어떤 이는 손 솜씨를 팔고 어깨와 배의 솜씨를 팔며 뒷간을 깨끗이 깨우는 이도 있고 칼을 두드리며 소를 죽이는 이도 있으며 얼굴을 화려하게 꾸며 시집가는 이도 있으니 천하의 사고파는 일이 이곳에서 극성을 이루었다.

 

外史氏曰: “裸壤, 無絲錦市, 搏生之世, 無鬻甑, 有需之者, 貨之者生.

외사씨가 말했다. “나체의 나라나양(裸壤): 나라 이름이다. 이 나라는 사람들이 무례하여 옷을 입지 않고 알몸으로 생활을 한다고 한다.엔 실과 비단의 시장이 없고 살아 있는 것을 때려 잡는 세상에선 시루를 팔지 않으니 그것을 구하려는 이가 있어야 파는 이가 생겨난다.

 

大冶之門, 不以鉗鎚衒, 力農之家, 負米者過而無聲, 無諸己而後求諸人.”

큰 대장간의 집엔 집게와 망치를 자랑하질 못하고 힘써 농사짓는 집안에선 쌀을 지고 지나더라도 쌀 사시오.’라는 소리가 없으니 자기에게 없은 후에야 남에게 구하는 것이다.”

 

柳光億, 嶺之陜川郡人也.

유광억(柳光億)은 영남 합천군 사람이다.

 

粗解詩, 以善科體名於南, 其家窶地又汚.

거칠게 시를 이해했고 과체(科體)과체(科體): 조선시대 과거의 진사시에서 부과하던 독특한 시 형식으로, 과시(), 행시(行詩), 혹은 심지어 고시(古詩)라고도 부른다. 조선 세종 변계량(卞季良)이 고안하였다는 설이 있으나 실은 그렇지 않다. 그러나 숙종 때에는 격식이 고정되었던 듯하다. 김만중은 조선의 시가 좋지 못한 이유의 하나로, 고시를 과제에 사용하는 점을 거론하였는데, 그 때의 고시는 곧 과체를 말하는 듯하기 때문이다. 과체는 고시문 가운데 한 구절을 제목으로 삼고 제목 가운데 한 글자를 운자로 삼아 제4련 포두(鋪頭) 글자를 압운자로 사용하면서, 718(혹은 21)으로 짓는 격식을 지켜야 하였다. 2구씩 한 짝(이것을 또 구라고 한다)이 세 개가 모여 한 단락을 이루어 모두 18개의 짝(즉 여섯 개 단락) 내지 21개의 짝으로 구성되는 운문이다. 과문이라고도 불렀다.를 잘해서 영남에 이름났지만 집안 가난했고 지위는 또한 낮았다.

 

下鄕之俗, 多以賣擧子業爲生者, 光億亦利之.

지방의 풍속은 많이들 과거업을 팔아 생계를 삼았는데 광억 또한 그걸 이익으로 삼았다.

 

嘗中嶺南解, 將試于京有司, 有以婦人車要於路.

일찍이 영남에서 도시(都試)발해(發解): 도시(都試)에 급제하는 것을 말한다.에 급제하여 장차 서울의 관리 시험을 보러 가는데 한 부인이 수레로 길에서 맞이했다.

 

至則朱門數重, 華堂數十所.

이르니 붉은 문이 몇 겹에 화려한 당이 몇 십 채였다.

 

面白而疎髥者, 數人, 方展紙試腕力, 以聽其進退.

얼굴은 희고 엉성한 수염 난 사람 몇 명이서 곧바로 한지를 펴고 글솜씨를 시험하는데 낫고 모자름을 들었다.

 

光億於內, 日五供珍羞, 主人公, 三四朝敬之, 若子之能善養者.

유광억을 안채에 묵게 하고 날마다 다섯 번 진수성찬을 제공하며 주인집 자제는 3~4번 아침마다 그를 공경하길 자식이 잘 봉양하는 것처럼 했다.

 

旣經會闈, 主人子, 果以光億, 登進士, 迺裝送之.

이윽고 회시(會試)를 거쳐 주인집 아들은 과연 광억의 문장으로 진사에 급제했고 곧이어 행장(行裝)을 꾸려 그를 전송했다.

 

一馬一僕, 歸其家, 有以二萬錢來會者, 其所貸邑糴, 監司已償之矣.

한 마리 말과 한 머슴으로 집으로 돌아오니 2만 냥으로 와서 만나려는 사람이 있었고 읍에서 빌렸던 쌀은 경상감사가 이미 갚았다.

 

光億之詞, 無甚高, 沾沾以銛利爲才, 以是亦得意於試.

광억의 글은 매우 고상하진 않았지만 다만 득의양양하여 날카로움으로 재주를 삼았기 때문에 또한 도시(都試)에서 급제했던 것이다.

 

光億旣老, 尤有聲於國, 京試官過監司問: “嶺南才, 誰爲最?”

광억이 이미 노쇠해졌지만 더욱 나라에 명성이 났고 경시관(京試官)이 경상감사에게 들러서 영남의 재주 중 누가 최고입니까?”라고 물었다.

 

: “柳光億.”

경상감사가 유광억이란 이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京試官曰: “今行, 吾必置壯元.”

경시관이 이번 시험에서 나는 반드시 장원으로 선발하겠네.”라고 말했다.

 

監司曰: “子之鑑然乎?” : “.”

경상감사가 그대가 식별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고 경시관은 할 수 있지요.”라고 말했다.

 

遂相與難, 光億爲賭.

마침내 서로 논란하다가 광억의 과체로 내기를 했다.

 

京試官旣登場, 出詩題曰: ‘嶺南十月設重九, 嘆南北之候不同.’

경시관이 과장(科場)에 올라 영남 시월 중양절에 모임을 열었지만 남과 북의 기후가 같지 않음을 탄식하며라는 시제를 제출했다.

 

俄有一券來呈, 其文曰: ‘重陽亦在重陰月, 北客强醉南烹酒.’

곧바로 한 권이 제출되었는데 그 시문은 다음과 같았다.

 

重陽亦在重陰月 중양절이 또한 시월[重陰]에 있으니
北客强醉南烹酒 북쪽의 손님(경시관)이 남쪽에서 발효시킨 술에 흠뻑 취했네경시관의 시제는 기후의 다름에 빗대어 인재의 차이를 말했다. 유광억은 시를 통해 북쪽 손님인 경시관이 영남의 술에 취했다고 하며 인재의 차이가 없다고 밝힌 것이다.

 

試官讀之曰: “此光億也.”

경시관이 그 시를 읽고서 이 시가 유광억의 시야.”라고 말했다.

 

以朱亂點, 等二下, 擢爲魁.

붉은 먹으로 점을 묻히고 이하(二下)로 등급지으며 장원으로 뽑았다.

 

又有一券, 頗合作, 置之二, 又得一券, 爲第三.

또 하나의 시권이 매우 합당한 작품이기에 2등으로 선발했고 또 하나의 시권을 얻었으니 3등을 선발했다.

 

及坼糊, 光億, 陰諜之, 光億受人錢貨, 以貨之多少, 而先後之也.

풀칠한 곳을 열었지만 광억의 이름은 없었고 몰래 알아보니 모두 광억이 남의 돈을 받고서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앞뒤에 있게 한 것이었다.

 

試官雖知之, 而恐監司不信己, 欲得光億, 以爲契.

경시관은 비록 그걸 알았지만 경상감사가 자기를 믿지 못할까 걱정되어 광억의 초사(招辭)초사(招辭): 사송(詞訟)이나 옥송(獄訟)을 판결하기 전에 당사자 또는 죄인의 구두 진술을 받는 것을 말한다.를 받아서 증거로 삼고자 했다.

 

移關于陜, 使執光億, 而未嘗有起獄意.

합천에 이관하여 광억을 잡아 전송하게 했지만 일찍이 옥사(獄事)를 일으킬 뜻은 없었다.

 

光億爲郡所收, 將被送, 自恐懼以爲: ‘我科賊也, 去亦死, 不如不去.’

광억은 합천군에서 잡혀 장차 이송 당하려 할 때 스스로 걱정하며 나는 과거의 적으로 가더라도 또한 죽으리니 가지 않는 것만 못하다.’라고 생각했다.

 

夜與親戚縱酒飮, 仍潛投江死, 試官亦聞而惜之, 人莫不憐其才.

밤에 친척과 한껏 술을 마셔대고 몰래 강에 투신해 죽으니 경시관은 또한 듣고 애석해했고 사람들은 그 재주를 아까워하지 않음이 없었다.

 

而君子謂: “光億之死, 不在是, 宜矣.”

군자들은 광억의 죽음은 여기(과체)에 있지 않으니 마땅하다.”라고 평가했다.

 

梅花外史曰, 天下無不賣物.

매화외사씨가 다음과 같이 평론했다. 천하가 물건을 팔지 않음이 없다.

 

有賣身爲人奴, 至毛之微, 夢之無形, 皆有買賣.

몸을 팔아 남의 머슴이 되고 털을 작은 것이나 꿈의 형체 없는 것에 이르러서도 모두 사고 판다.

 

而亦未有賣其心者, 豈物皆可賣, 而心不可賣耶?

그러나 마음을 판 이는 없었는데 어찌 사물이 모두 팔 수 있음에도 마음만 팔 수 없는 것이겠는가?

 

柳光億, 其亦賣其心者耶?

유광억 같은 이는 또한 마음을 판 이로구나.

 

! 誰謂: ‘天下至賤之賣, 而讀書者爲之?

! 누가 천하의 지극히 천박한 팖을 독서하는 이가 하리라 생각했겠는가?

 

法曰: ‘與受同罪.’ 藫庭叢書

법에는 주는 것이나 받는 것 모두 죄다.’라고 쓰여 있다.

 

 

인용

작가

1. 새로운 문풍

2. 이옥이란 인물

3. 이옥의 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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