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金時習)
還時以白紙一幅, 作詩三首, 繫瓦礫投之曰:
“巫山六六霧重回 半露尖峰紫翠堆 惱却襄王孤枕夢 肯爲雲雨下陽臺
相如欲挑卓文君 多少情懷已十分 紅粉牆頭桃李艶 隧風何處落繽紛
好因緣耶惡因緣 空把愁腸日抵年 二十八字媒已就 藍橋何日遇神仙”
崔氏, 命侍婢香兒, 往取見之, 卽李生詩也. 披讀再三, 心自喜之. 以片簡, 又書八字, 投之曰: “將子無疑, 昏以爲期.”
해석
還時以白紙一幅, 作詩三首,
그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때에 흰 종이 한 폭에 시 세 수를 써서
繫瓦礫投之曰: “巫山六六霧重回 半露尖峰紫翠堆 惱却襄王孤枕夢 肯爲雲雨下陽臺
相如欲挑卓文君 多少情懷已十分 紅粉牆頭桃李艶 隧風何處落繽紛
好因緣耶惡因緣 空把愁腸日抵年 二十八字媒已就 藍橋何日遇神仙”
기와 조각에 매달아 던졌다.
巫山六六霧重回 | 무산 열두 봉우리 첩첩이 쌓인 안개 속에 |
半露尖峰紫翠堆 | 반쯤 드러난 봉우리가 붉고도 푸르구나. |
惱却襄王孤枕夢 | 양왕의 외로운 꿈을 수고롭게 하지 마오. |
肯爲雲雨下陽臺 | 구름 되고 비가 되어 양대에서 만나 보세. |
相如欲挑卓文君 | 사마상여가 되어 탁문군을 꾀어내려니 |
多少情懷已十分 | 마음속에 품었던 생각은 이미 다 이루어졌네. |
紅粉牆頭桃李艶 | 붉은 담머리의 복사꽃과 오얏꽃은 |
隧風何處落繽紛 | 바람에 날려서 어디로 떨어지나. |
好因緣耶惡因緣 | 좋은 인연 되려는지 나쁜 인연 되려는지 |
空把愁腸日抵年 | 부질없는 이 내 시름 하루가 일 년 같아라. |
二十八字媒已就 | 스물 여덟 자로 황혼의 기약을 맺었으니 |
藍橋何日遇神仙 | 남교에서 어느 날 신선을 만나려나. |
崔氏, 命侍婢香兒,
최랑이 시녀 향아(香兒)에게 명하여
往取見之, 卽李生詩也.
그 편지를 가서 보게 하니, 바로 이생이 지은 시였다.
披讀再三, 心自喜之.
최랑이 그 시를 펼쳐서 두세 번 읽고는 마음속으로 혼자 기뻐하였다.
以片簡, 又書八字, 投之曰: “將子無疑, 昏以爲期.”
종이쪽지에 여덟 자를 써서 담 밖으로 던져 주었으니 다음과 같다.
將子無疑 昏以爲期 | 님이여. 의심 마세요. 황혼에 만나기로 하세요 |
인용
1화: 송도에 사는 이생과 최규수, 최규수를 보고 반한 이생
4화: 시로 통하였느냐
5화: 최규수의 방에 놓인 병풍의 시
6화: 한쪽 벽에 놓인 松雪 서체의 병풍 1~2단의 시
7화: 한쪽 벽에 놓인 松雪 시체의 병풍 3~4단의 시
8화: 밤마다 밀회를 나누다 걸려 강제로 울주로 내려가게 되다
10화: 이씨네와 최씨네의 결혼대작전
11화: 우리 결혼합니다
12화: 홍건적, 이생의 아내를 죽이다
13화: 재회로 꿀 떨어지게 살다
14화: 두 부모의 시신을 수습하고 세상과 단절한 채 아내와만 살다
16화: 너 떠난 그곳에 나 혼자 살 수 없네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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