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늘 걱정투성이인 사람에게
子曰: “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
坦, 平也. 蕩蕩, 寬廣貌.
程子曰: “君子循理, 故常舒泰; 小人役於物, 故多憂戚.”
○ 程子曰: “君子坦蕩蕩, 心廣體胖.”
○ 伊藤仁曰: “君子每要檢束, 故其心反寬廣, 小人自好放縱, 故不免長戚戚. 是學者之所當自省也.”
해석
子曰: “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
공자께서 “군자는 평탄하고 여유로우며 소인은 늘 근심한다.”라고 말씀하셨다.
坦, 平也. 蕩蕩, 寬廣貌.
탄(坦)은 평탄한 것이다. 탕탕(蕩蕩)은 너그럽고 광대한 모양이다.
程子曰: “君子循理, 故常舒泰;
정이천이 말했다. “군자는 이치를 따르기 때문에 늘 너그럽고 태연하며,
小人役於物, 故多憂戚.”
소인은 외물에 부림을 당하기 때문에 많이 근심하고 걱정한다.”
○ 程子曰: “君子坦蕩蕩,
정명도가 말했다. “군자는 평탄하고 여유로우니
心廣體胖.”
마음이 확 펴지고 몸이 유연하다.”
○ 伊藤仁曰: “君子每要檢束,
이토 진사이가 말했다. “군자는 매번 검속하길 요구하기 때문에
故其心反寬廣,
마음은 도리어 너그럽고 넓어지며,
小人自好放縱, 故不免長戚戚.
소인은 스스로 방탕하길 좋아하기 때문에 늘 근심함을 면하지 못한다.
是學者之所當自省也.”
그러니 학자는 마땅히 스스로 살펴야 한다【진사이의 해설은 매우 사려 깊은 주석이다. 인간은 항상 걱정과 근심 속에서 산다. 공포(Fear)는 구체적 대상을 가지고 있지만 걱정(Anxiety)은 구체적 대상이 없는 것이 그 특징이다. 걱정이란 존재의 병이다. 그러나 이 막연한 걱정이 지나치면 인간의 행태는 매우 편협해지고 불필요한 고집이 많아지고 집착이 강한 유형의 인간으로 발전한다. 이런 유형의 인간들이 대개 종교에 매달리거나, 범죄에 빠지거나, 스트레스 환자가 되어 가정을 파탄시키거나 한다. 결국 불교가 추구하는 해탈(Enlightenment)이라는 것도 이 일상적 삶의 의식의 저변으로부터 ‘막연한 걱정’이라는 구름이 활짝 걷혀버린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김용옥, 『논어한글역주』2권, 620쪽】.”
○ ‘논어’ 술이(述而)편의 이 장은 군자(君子)와 소인(小人)을 대비시켜 군자(君子)의 삶을 살라고 권하고 있다. 군자는 자주성(自主性)을 지닌 존재다. 군자가 존경받기 때문에 군자가 되라는 것은 아니다.
탄(坦)은 평탄(平坦)이니, 넓게 툭 터져 있음을 말한다. 탕탕(蕩蕩)은 걸림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형용어의 같은 글자를 둘 겹친 한자어를 첩어(疊語)라 한다. 탄탕탕(坦蕩蕩)은 외물(外物)에 의지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기에 마음이 평정(平靜)하고 외모가 느긋함을 말한다. ‘대학’에서 마음이 넓고 몸이 편안함을 가리켜 심광체반(心廣體胖)이라 한 것에 해당한다. 탄탕탕(坦蕩蕩)은 세상을 내리깔아 보는 오만함이 결코 아니다. 주자(주희)는 “진정한 대영웅은 두려워 조심하며 깊은 못에 임한 듯이 하고 얇은 얼음을 밟는 듯이 하는 데서 나온다”고 했다. 군자의 탄탕탕(坦蕩蕩)은 심연(深淵)에 임하고 박빙(薄氷)을 밟는 듯이 계신공구(戒愼恐懼)하는 자세에서 우러나온다.
장(長)은 항상, 늘이란 뜻이다. 척척(戚戚)은 근심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첩어다. 부귀에 급급(汲汲)하고 가난에 척척(戚戚)하는 것을 아우른다. 장척척(長戚戚)은 영구히 마음속 근심이 떠나지 않음을 말한다. 소인은 외물에 휘둘리고 명(命)의 존재를 모르기 때문에 마음이 늘 불안하다. 계신공구(戒愼恐懼)하기에 조심조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자주성(自主性)이 없기 때문에 불안해한다.
목은 이색(李穡)은 “근심 없는 이가 성인이요, 근심을 해소하는 이가 현명한 사람이요, 근심 걱정으로 일생을 마치는 것이 소인이다”라고 했다.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올바른 이념을 지켜 홀로 우뚝하여 번민(煩悶)이 아예 없는 존재가 성인이다. 번민은 들지만 거기에 빠지지 않고 그것을 해소해 가는 존재가 현명한 사람이다. 이에 비해 명리(名利)에 집착해서 근심 걱정으로 삶을 허비하는 사람은 소인이다. 나는 누구인가? 누구를 닮으려 하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고전 > 논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 - 7. 술이 전문 (0) | 2021.10.07 |
---|---|
논어 술이 - 37. 공자란 사람에 대해 (0) | 2021.10.07 |
논어 술이 - 35. 사치스럽기보단 검소하라 (0) | 2021.10.07 |
논어 술이 - 34. 중병을 앓는 공자에게 기도하길 청한 자로 (0) | 2021.10.07 |
논어 술이 - 33. 실천하길 싫어하지 않았으며, 가르치길 게을리 하지 않았다 (0) | 2021.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