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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41. 세상을 피하려는 뜻을 시에 담은 이유 본문

연재/한문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41. 세상을 피하려는 뜻을 시에 담은 이유

건방진방랑자 2021. 10. 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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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피하려는 뜻을 시에 담은 이유

 

 

소화시평권상41은 역사적인 상황을 담고 있다. 공민왕은 친원파(親元派)들이 정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친원파들을 축출하여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자 했다. 그래서 기용한 것이 스님의 신분이었던 신돈(辛旽)이었고 그의 활약으로 고려 말의 조정은 나름 활기를 찾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신돈의 영향력이 커지게 되면서 의구심이 싹트기 시작했고, 결국 그를 제거하기에 이른다. 마치 이런 일련의 상황이 항우와 범증의 이야기와 매우 유사하다. 그리고 기무열사(寄無悅師)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공민왕만이 신돈을 눈엣가시로 봤던 게 아니라, 권문세족 중에서도 신돈을 제거하려는 논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世事紛紛是與非 세상 일에 시비가 분분하여
十年塵土汚人衣 10년 동안 먼지로 나의 옷을 더럽혔네.
落花啼鳥春風裏 봄바람 속에 꽃 지고 새 우니
何處靑山獨掩扉 어찌 청산에 살며 홀로 사립문을 닫으신 게요.

 

이 시는 해석이 그렇게 어렵진 않다. 순식간에 해석이 되고, 거기에 홍만종의 세상을 피하려는 뜻이 있다[有遁世之意]’라는 해설까지 이르고 나면 이건 빼박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어린다. 누가 봐도 시 자체에서 느껴지는 포스가 탈세(脫稅)의 느낌을 잘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나의 시를 제대로 이해하고 끝난 줄만 알았는데, 김형술 교수는 마지막에 둔세(遁世)의 뜻이 있다고 했는데, 그걸 나타내는 구절이 어딘지 찾고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얘기해보세요.”라고 묻는다. 그래서 쭉 시를 훑어보는 순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엄비(掩扉)’라고 생각했고 더 이상 생각을 진척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폐단이었다. 답이라 생각하는 순간 모든 가능성을 틀어막아 버렸기 때문이다. 우선 나의 경우는 해석부터 잘못되어 있었다.

 

나는 3, 4구도 김제안 자신에 대한 내용으로 보아, ‘봄바람 속에 꽃 지고 새 우니, 어느 곳이 청산이어서 홀로 사립문을 닫아걸꼬라고 봤던 것이다. 이 경우 ‘1, 2구에서 속세에서의 시달림을 통해 3, 4구에서 작자는 청산으로 들어가 사립문까지 닫아걸고 싶다는 해석이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교수는 바로 잡아주더라. 3, 4구의 주체는 시를 받을 사람인 무열 스님이라는 것이다. , 3, 4구를 통해 청산에 들어가 사립문을 닫아걸고 있는 무열스님을 부러워하는 거란다. 그래서 속세에 있는 자기의 삶을 거부하며 청산에 있는 스님의 삶을 동경하는 것이기에, 1, 2구와 3, 4구는 대비가 된다는 설명이었다.

 

잘못된 해석 수정된 해석
3, 4구를 자신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 3, 4구를 시를 받을 스님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
어느 곳이 청산이어서 홀로 사립문을 닫아걸꼬 어찌 청산에 살며 홀로 사립문을 닫으신 게요.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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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권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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