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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42. 문인들의 한바탕 구강액션 본문

연재/한문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42. 문인들의 한바탕 구강액션

건방진방랑자 2021. 10. 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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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들의 한바탕 구강액션

 

 

소화시평권상42에선 구양현과 목은은 칼만 들지 않았지, 서로의 기를 짓누르려는 언어의 칼이 사정없이 번뜩인다. 공작이란 영화를 한 마디로 구강액션이라 표현했었는데, 딱 이 글이 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과 비슷했다. 자칫 잘못하면 상대방을 넉다운 시킬 수 있고, 다시는 공부의 공자도 꺼내지 못하게 만들 수 있으니 말이다. 이런 나름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아주 기묘하게 다룬 이 글이 그래서 사랑스럽다.

근데 나는 이번에도 생각이 많이 짧았다. 좀 더 문장으로 들어가 이해하려 하기보다 피상적인 느낌만으로 이해하려 했기 때문이다.

 

  獸蹄鳥跡之道, 交於中國 鷄鳴狗吠之聲, 達于四境
해석 들짐승의 발굽과 날짐승의 발자국이 만든 길이 중국에서 어지럽다. 닭 울음소리와 개 짓는 소리가 사방 국경까지 도달한다.
나의
해석
목은 너는 미개한 나라에서 왔구나 아닌데요, ()와 같은 문명국인 고려에서 왔어요.
제대로
해석
지금 원나라가 혼란스러워 짐승들이 중국까지 몰아닥치듯 미개한 목은 너가 중국에서 한 자리 하는 구나. 중국이 잘 다스려져 백성들이 중국에 가득차서 변방에 있던 나도 여기에 올 수 있었던 거요.

 

  持盃入海知多海 坐井觀天曰小天
해석 잔을 가지고 바다로 들어가니 바닷물이 많다는 걸 알겠지. 우물에 앉아 하늘을 보고서 하늘이 작다고 하는구나.
나의
해석
잔을 가지고 바닷물을 뜨니 바닷물이 많다는 걸 아노라. 상동(上同)
제대로
해석
좁은 식견으로 중국에 오니, 중국이 어머 어마한 곳임을 알게 됐겠구나. 어때 겁나지. 당신은 원이란 좁은 우물에만 있었으니, 하늘이 작다고 하는 게 당연하다. 나는 고려와 원을 두루 다니며 여러 식견을 가진 인물이다.

 

 

大闢明堂曉色寒 크게 열린 궁궐, 새벽 빛 차갑고
旌旗高拂玉欄干 깃발 높이 펄럭여 옥난간을 스친다.
雲開寶座聞天語 구름 걷힌 보좌에선 황제의 말씀 들리고
春滿霞觴奉聖歡 봄이 가득한 술잔으론 황제에게 기쁨을 받드네
六合一家堯日月 온 세상이 한 집 안이니, 요임금 시절이요,
三呼萬歲漢衣冠 세 번 만세를 부르니 한나라의 의관이다.
不知身世今安在 모르겠네, 이 몸 지금 어디에 있는지?
恐是靑冥控紫鸞 아마 하늘에서 난새를 타고 부리는 듯.

 

 

치당태평송(致唐太平頌)이란 시든 입근대명전(入覲大明殿)이란 시든든 황제의 조화로움이나 은혜를 얘기하는 시들은 한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완벽한 아부조의 문장을 구사하니 말이다. 여기서는 아예 궁궐 자체에 대한 신비로운 묘사뿐 아니라, 천어(天語), (), 육합(六合), (), (, 한나라가 잘 다스려진 이상향의 시기로 불린다는 걸 처음 알았다), 난새[]와 같이 황제를 띄울 수 있는 단어는 모두 총동원되어 있다. 그래서 읽는 나는 닭살이 돋지만, 이것 또한 그 당시 시인들은 태평성대를 기리는 방식으로 사용했다고 하니 납득할 수밖에 없다.

 

교수님은 홍만종이 당나라 사람들의 일찍 조회 보러 간다[早朝]는 작품들과 버금이라 할 만하다.”라고 평하여서 나머지 세 작품 중 왕유의 작품을 뺀 두 작품도 함께 설명해줬다. 그러면서 세 시인의 차이도 약간 풀어줬다.

 

목은 작품 속에 개인의 상황, 감정을 나타내는 구절의 거의 없음
가지 자기의 직분을 은근히 드러냄.
두보 화답한 시들은 그 시에 상대방을 상징하는 걸 담음. 이 시엔 가지의 집안 내력을 담음으로 그를 추켜세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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