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인은 내재하고 의는 외재한다
告子曰: “食色, 性也. 仁, 內也, 非外也; 義, 外也, 非內也.”
告子以人之知覺運動者爲性, 故言人之甘食悅色者卽其性. 故仁愛之心生於內, 而事物之宜由乎外. 學者但當用力於仁, 而不必求合於義也.
孟子曰: “何以謂仁內義外也?” 曰: “彼長而我長之, 非有長於我也; 猶彼白而我白之, 從其白於外也, 故謂之外也.”
長, 上聲, 下同.
○ 我長之, 我以彼爲長也; 我白之, 我以彼爲白也.
曰: “異於白馬之白也, 無以異於白人之白也; 不識長馬之長也, 無以異於長人之長與? 且謂長者義乎? 長之者義乎?”
與, 平聲, 下同.
○ 張氏曰: “上異於二字疑衍.”
李氏曰: “或有闕文焉.”
愚按: 白馬白人, 所謂彼白而我白之也; 長馬長人, 所謂彼長而我長之也. 白馬白人不異, 而長馬長人不同, 是乃所謂義也. 義不在彼之長, 而在我長之之心, 則義之非外明矣.
曰: “吾弟則愛之, 秦人之弟則不愛也, 是以我爲悅者也, 故謂之內. 長楚人之長, 亦長吾之長, 是以長爲悅者也, 故謂之外也.”
言愛主於我, 故仁在內; 敬主於長, 故義在外.
曰: “耆秦人之炙, 無以異於耆吾炙. 夫物則亦有然者也, 然則耆炙亦有外與?”
耆, 與嗜同. 夫, 音扶.
○ 言長之耆之, 皆出於心也.
林氏曰: “告子以食色爲性, 故因其所明者而通之.”
○ 自篇首至此四章, 告子之辯屢屈, 而屢變其說以求勝, 卒不聞其能自反而有所疑也. 此正其所謂不得於言勿求於心者, 所以卒於鹵莽而不得其正也.
해석
告子曰: “食色, 性也. 仁, 內也, 非外也; 義, 外也, 非內也.”
고자께서 “식(食)과 색(色)이 본성이니, 인(仁)은 내재적인 것으로 외재적이지 않으며, 의(義)는 외재적인 것으로 내재적이지 않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告子以人之知覺運動者爲性,
고자는 사람의 지각과 운동을 성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故言人之甘食悅色者卽其性.
말했다. ‘사람은 먹을 것을 좋아하고 색을 즐기는 것이 바로 성이다.
故仁愛之心生於內, 而事物之宜由乎外.
그러므로 인애(仁愛)한 마음은 내면에서 나오고 사물의 마땅함은 밖으로부터 들어오니
學者但當用力於仁, 而不必求合於義也.
배우는 이라면 다만 마땅히 인에 힘을 쓸 것이오, 반드시 의에 합하길 구해선 안 된다’
孟子曰: “何以謂仁內義外也?”
맹자께서 “어찌하여 인은 내재적이고 의는 외재적이라 말씀하십니까?”라고 말씀하셨다.
曰: “彼長而我長之, 非有長於我也; 猶彼白而我白之, 從其白於外也, 故謂之外也.”
고자께서 “사람들이 어른이라고 부르는 객관적인 사태가 있으니 내가 그를 어른으로 여깁니다. 이것은 나에게 어른으로 여겨야 한다는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사람들이 희다고 하여 나도 그걸 희다고 함이니, 희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에 따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재적이라 말한 것입니다.”라고 말하셨다.
長, 上聲, 下同.
○ 我長之, 我以彼爲長也;
아장지(我長之)란 내가 그를 어른으로 대우하는 것이오,
我白之, 我以彼爲白也.
아백지(我白之)란 내가 그것을 희다고 여기는 것이다.
曰: “異於白馬之白也, 無以異於白人之白也; 不識長馬之長也, 無以異於長人之長與? 且謂長者義乎? 長之者義乎?”
맹자께서 “흰 말의 흰 것과 흰 사람의 흰 것이 다를 건 없지만, 알지 못하겠습니다. 말 중에 나이든 말을 애처로운 마음으로 대우하는 것과 사람 중에 나이든 사람을 어른 대우하는 것에 차이가 없단 것입니까? 또한 나이 먹었다는 게 의겠습니까, 나이 먹은 사람으로 대우하는 게 의겠습니까?”라고 말씀하셨다.
與, 平聲, 下同.
○ 張氏曰: “上異於二字疑衍.”
장씨가 “위의 ‘이어(異於)’ 두 자는 모두 연문이다”라고 말했다.
李氏曰: “或有闕文焉.”
이욱(李郁)이 “혹 빠진 문장이 있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愚按: 白馬白人,
내가 살펴보니, 흰말과 흰 사람은
所謂彼白而我白之也;
저들이 희다고 하여 객관적인 상황에 의해 내가 그걸 희다고 하는 것이고
長馬長人,
말을 어른으로 대우하고, 사람을 어른으로 대우하는 것은
所謂彼長而我長之也.
저들이 어른으로 대우하여 나도 그를 어른으로 대우하는 것이다.
白馬白人不異, 而長馬長人不同,
흰말과 흰 사람은 다르지 않지만 말을 애처롭게 여기고 사람을 어른 대우하는 것은 같지 않으니,
是乃所謂義也.
이것이 바로 내재적이라 한 것이다.
義不在彼之長, 而在我長之之心,
의는 저의 나이 많음에 있지 않고 내가 그를 어른으로 대우하는 마음에 있으니
則義之非外明矣.
의가 외재하는 게 아님이 분명하다.
曰: “吾弟則愛之, 秦人之弟則不愛也, 是以我爲悅者也, 故謂之內. 長楚人之長, 亦長吾之長, 是以長爲悅者也, 故謂之外也.”
고자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아우라면 그를 사랑하고 진나라 사람의 아우라면 사랑하지 않으니, 이것은 내 안에 내재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았기에, 내재적이라 한 것입니다. 초나라 어른도 어른으로 존경하고, 또한 나의 어른도 어른으로 존경하는 것이니 이것은 객관적인 어른이란 사태로 즐거움으로 삼았기에, 외재적이라 한 것입니다.”
言愛主於我, 故仁在內;
사랑은 내재적으로 발현되기에 인은 내재화되어 있다고 하고
敬主於長, 故義在外.
공경은 나이로 판별한 후에 발현되기에 의는 외재화되어 있다고 한다.
曰: “耆秦人之炙, 無以異於耆吾炙. 夫物則亦有然者也, 然則耆炙亦有外與?”
맹자께서 “진나라 사람의 구이를 즐김이 내가 즐기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물건이란 또한 그러한 것입니다. 그러하다면 구이를 즐김도 또한 외재적이란 말입니까?”라고 말씀하셨다.
耆, 與嗜同. 夫, 音扶.
○ 言長之耆之, 皆出於心也.
그를 어른 대접하는 것과 그것을 즐기는 것은 다 마음에서 나온다고 말한 것이다.
林氏曰: “告子以食色爲性,
임지기(林之奇)가 말했다. “고자는 식(食)과 색(色)을 성으로 여겼기 때문에
故因其所明者而通之.”
고자가 밝히 아는 것으로 진리에 통달할 수 있도록 했다.”
○ 自篇首至此四章, 告子之辯屢屈,
「고자」 상편의 1장부터 여기 4장에 이르기까지 고자의 변론이 자주 굽혀지고
而屢變其說以求勝,
자주 그 말이 변하여 이길 것만을 구했고
卒不聞其能自反而有所疑也.
마침내 스스로 돌이켜 의심하는 게 있다는 걸 들어보지 못했다.
此正其所謂不得於言勿求於心者,
이것이 바로 ‘말이 이해되지 않았는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마음에서 (이해할 것을) 구하려 하지 말라’는 것으로,
所以卒於鹵莽而不得其正也.
이 때문에 사고가 거칠고 어설픈 데서 마쳐서 그 올바름을 얻지 못했다.
○ 고자가 ‘인내의외(仁內義外)’를 말한 것은 어디까지나 ‘생지위성(生之謂性)’의 차원에서 말한 것이며, 맹자가 주장하려고 하는 보편적 선의지의 선험적 근원성과는 근본적으로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양자의 논의는 엄밀한 논리적 대결이 될 수가 없으며, 우열이나 시비를 가릴 수 있는 논쟁이 아니다. 맹자는 고자의 ‘인내(仁內)’는 비판하지 않는다. 단지 고자가 말하는 ‘의외(義外)’도 ‘의내(義內)’이어야만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문제는 고자가 말하는 인과 의가 맹자가 말하는 인과 의와는 전혀 성격을 달리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서 논쟁의 주어가 다르기 때문에 술부의 진위를 가릴 수 없다는 것이다.
고자의 인은 맹자가 말하는 보편적인 인간의 도덕성을 가리키는 인(仁)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인 친애성(親愛性)을 말하는 것이다. 나의 부모나 나의 형제, 별 턱없이 마음속에서 스스로 우러나오는 관계의 덕성을 말하는 것이며, 의는 이에 대비되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객관적으로 입증되어야 하는 덕성을 말한 것이다. 따라서 장자에 대한 존경은 오직 그가 나보다 나이를 더 많이 먹었다고 하는 객관적 사실이 존재한다 할지라도 실제로 그를 ‘존경한다’고 하는 객관적 사실에 준거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맹자는 그러한 객관적 사실이 존재한다 할지라도 실제로 그를 ‘존경한다’고 하는 그 마음은 내 마음의 내적 상황일 뿐이므로, 의도 외일 수 없다는 것을 주장한다. -『맹자, 사람의 길』, 615~616쪽
고자(告子) | 맹자(孟子) | |
입장 | 생지위성(生之謂性)의 차원 | 보편적 선의지의 선험적 근원성 |
인(仁) | 자기중심적인 친애성(親愛性)으로 우러나는 관계의 덕 | 보편적인 인간의 도덕성 |
의(義) | 사회적 관계 속에서 객관적으로 입증되는 덕 | 객관적으로 보이더라도 ‘존경한다’는 건 내적상황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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