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아부시의 전형을 보여주마
李牧隱穡, 稼亭之子也. 繼其父, 登第於中朝, 名動天下.
授翰林知制誥, 歐陽玄見而輕之, 作一句嘲曰: ‘獸蹄鳥跡之道, 交於中國.’ 牧隱應聲曰: ‘鷄鳴狗吠之聲, 達于四境.’ 歐頗奇之. 又吟一句曰: ‘持盃入海知多海.’ 牧隱卽對曰: ‘坐井觀天曰小天.’ 歐大驚曰: “君天下奇才也.”
其「入覲大明殿」詩: ‘大闢明堂曉色寒, 旌旗高拂玉欄干. 雲開寶座聞天語, 春滿霞觴奉聖歡. 六合一家堯日月, 三呼萬歲漢衣冠. 不知身世今安在, 恐是靑冥控紫鸞.’ 詞極典麗, 可爲唐人「早朝」之亞.
해석
李牧隱穡, 稼亭之子也.
목은 이색은 가정(稼亭)의 아들이다.
繼其父, 登第於中朝, 名動天下.
그 아버지를 이어 중국에서 과거에 합격하여, 명성이 천하를 울렸다.
授翰林知制誥, 歐陽玄見而輕之,
한림지제고(翰林知制誥)에 제수되니, 구양현이 보고 그를 가벼이 여겨
作一句嘲曰:
한 구를 지어 조롱하며 말했다.
‘獸蹄鳥跡之道, 交於中國.’
“짐승의 발자취와 새의 발자국이 남겨진 길이 중국에서 어지럽다.”
牧隱應聲曰:
목은이 응하여 소리 내며 말했다.
‘鷄鳴狗吠之聲, 達于四境.’
“닭 우는 소리와 개가 짓는 소리가 서로 들려 사방의 국경에까지 도달한다.”
歐頗奇之.
구양현이 매우 그를 기이하게 여겼다.
又吟一句曰:
또한 한 구절을 읊조렸다.
‘持盃入海知多海.’
“잔을 가지고 바다에 들어가니 바닷물이 많은 걸 알겠구나.”
목은은 곧 ‘우물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선 ‘하늘만 작다’라고 하는 구나.’라 대구했다.
歐大驚曰: “君天下奇才也.”
구양현이 크게 놀라며, “그대는 천하의 기이한 재주를 지녔다【아! 목은이 세 번 응답한 것은 대우가 기묘할 뿐만 아니라 말의 이치 모두 지극하니, 하늘이 짓고 땅이 설치한 것 같다. 다 동파와 수창한 여러분들에 떨어지지 않는다[噫! 牧隱三款酬答, 非但對偶奇妙, 詞理俱到, 有若天造地設, 儘不下於東坡諸公也]. 『旬五志』】.”고 말했다.
其「入覲大明殿」詩: ‘大闢明堂曉色寒, 旌旗高拂玉欄干. 雲開寶座聞天語, 春滿霞觴奉聖歡. 六合一家堯日月, 三呼萬歲漢衣冠. 不知身世今安在, 恐是靑冥控紫鸞.’
「대명전에 들어가 뵈다[入覲大明殿]」란 시는 다음과 같다.
大闢明堂曉色寒 | 크게 열린 궁궐, 새벽 빛 차갑고 |
旌旗高拂玉欄干 | 깃발 높이 펄럭여 옥난간을 스친다. |
雲開寶座聞天語 | 구름 걷힌 보좌에선 황제의 말씀 들리고 |
春滿霞觴奉聖歡 | 봄이 가득한 술잔으론 황제에게 기쁨을 받드네 |
六合一家堯日月 | 온 세상이 한 집 안이니, 요임금 시절이요, |
三呼萬歲漢衣冠 | 세 번 만세를 부르니 한나라의 의관이다. |
不知身世今安在 | 모르겠네, 이 몸 지금 어디에 있는지? |
恐是靑冥控紫鸞 | 아마 하늘에서 난새를 타고 부리는 듯. |
詞極典麗, 可爲唐人「早朝」之亞.
말이 매우 전아하고 고와 당나라 사람들의 「일찍 조회한다[早朝, 早朝大明宮呈兩省僚友 / 奉和賈至舍人早朝大明宮]」는 작품들과 버금갈 만하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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