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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미학산책, 시(詩)와 역사(歷史): 시사(詩史)와 사시(史詩) - 6. 변새(邊塞)의 풍광(風光)②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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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미학산책, 시(詩)와 역사(歷史): 시사(詩史)와 사시(史詩) - 6. 변새(邊塞)의 풍광(風光)②

건방진방랑자 2021. 12. 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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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변새(邊塞)의 풍광(風光)

 

 

秋塞雪初下 將軍遠出師 가을 변방 첫눈이 하마 내리고 장군은 멀리로 군대를 출정한다.
分營長記火 放馬不收旗 병영을 나눔은 횃불로 표시하고 말은 풀어 깃발도 거두질 않네.
月冷邊帳濕 沙昏夜探遲 싸늘한 달빛에 장막은 축축한데 사막은 깜깜하여 밤 정찰 더뎌지네.
征人皆白首 誰見滅胡時 군사는 모두 흰 머리이니 오랑캐 멸할 날을 볼 사람 그 누구랴.

 

장적(張籍)출새(出塞)이다. 가을인데도 변방엔 벌써 첫눈이 내린다. 오랑캐와의 전투를 위해 장군은 한밤중에 출정을 서두른다. 야습에 나선 길이다. 소리를 죽이려고 말은 풀어두고 깊은 밤이라 깃발도 챙기질 않았다. 싸늘한 달빛에 천막엔 서리가 내려 축축하고, 깜깜한 사막 길은 지척을 분간하기 어렵다. 78구에서 느닷없이 군사들이 모두 흰머리임을 말하였고, 끝도 없는 이 전쟁에서 오랑캐를 멸하는 날을 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 하여 자조의 심경을 드러내었다. 한창 젊은 나이에 이곳에 끌려온 병사들은 머리가 다 세도록 여태도 고향에 돌아가질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들은 이 매서운 바람 먼지 날리는 모래밭에 해골을 누이고 말 것이다. 그때에도 또 오늘과 같은 야습은 되풀이 되리라.

 

誓掃匈奴不顧身 흉노 무찌르겠단 맹세 제 몸도 돌보잖코
五千貂錦喪胡塵 오천의 용사(勇士)들은 오랑캐 땅에 묻히었네.
可憐無定河邊骨 슬프다 무정하(無定河) 물가의 해골들은
猶是春閨夢裏人 봄날 규방 꿈속에 그리는 사람일레.

 

진도(陳陶)농서행(隴西行)이란 작품이다. 농서(隴西)는 지금의 감숙성(甘肅省)에 위치한 곳이다. 목숨을 초개와 같이 여긴 용사들의 용맹한 기상을 먼저 보인 뒤, 잇대어 무정하(無定河) 강가를 뒹굴고 있는 해골들을 말함으로써 이 전쟁의 허망함을 보였다. 더욱이 강가에 뒹구는 해골의 아내들은 여태도 남편이 돌아올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매일 밤 꿈속에서 만나고 있다 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저도 모르게 비장한 격정에 젖어들게 한다. 변새시(邊塞詩)에는 당시 전쟁터의 스산한 분위기와 끝없이 계속되는 정복 전쟁에 지친 고통의 목소리가 천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생생하게 살아있다. 그래서 시는 그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인용

목차

한국한시사

1. 할아버지와 손자

2. 할아버지와 손자

3. 시로 쓴 역사, 시사(詩史)

4. 시로 쓴 역사, 시사(詩史)

5. 변새(邊塞)의 풍광(風光)

6. 변새(邊塞)의 풍광(風光)

7. 궁사(宮詞), 한숨으로 짠 역사

8. 궁사(宮詞), 한숨으로 짠 역사

9. 사시(史詩), 역사로 쓴 시

10. 사시(史詩), 역사로 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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