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공자, 사람에 따라 다르게 가르치다
子路問: “聞斯行諸?” 子曰: “有父兄在, 如之何其聞斯行之?”
冉有問: “聞斯行諸?” 子曰: “聞斯行之.”
公西華曰: “由也問聞斯行諸, 子曰 ‘有父兄在; 求也問聞斯行諸,’ 子曰 ‘聞斯行之.’ 赤也惑, 敢問.”
子曰: “求也退, 故進之; 由也兼人, 故退之.”
兼人, 謂勝人也.
張敬夫曰: “聞義固當勇爲, 然有父兄在, 則有不可得而專者. 若不稟命而行, 則反傷於義矣. 子路有聞, 未之能行, 唯恐有聞. 則於所當爲, 不患其不能爲矣; 特患爲之之意或過, 而於所當稟命者有闕耳. 若冉求之資稟失之弱, 不患其不稟命也; 患其於所當爲者逡巡畏縮, 而爲之不勇耳. 聖人一進之, 一退之, 所以約之於義理之中, 而使之無過不及之患也.”
해석
子路問: “聞斯行諸?” 子曰: “有父兄在, 如之何其聞斯行之?”
자로가 “이것을 들으면 행해야 합니까?”라고 여쭈니, 공자께서 “부형(父兄)이 계신데 어찌 이것을 듣고 행하리오?”라고 말씀해주셨다.
冉有問: “聞斯行諸?” 子曰: “聞斯行之.”
염유가 “이것을 들으면 행해야 합니까?”라고 여쭈니, 공자께서 “이것을 들으면 행해야 한다.”라고 말씀해주셨다.
公西華曰: “由也問聞斯行諸, 子曰 ‘有父兄在; 求也問聞斯行諸,’ 子曰 ‘聞斯行之.’ 赤也惑, 敢問.”
공서화가 “자로가 ‘이것을 들으면 행해야 합니까?’라고 여쭈니, 선생님께서 ‘부형이 계신데 어찌 이것을 듣고 행하리오?’라고 대답해주셨고, 염유가 ‘이것을 들으면 행해야 합니까?’라고 여쭈니, 선생님께서 ‘이것을 들으면 행해야 한다.’고 대답해주셨으니, 저는 혼란스럽기에 감히 묻겠습니다.”라고 여쭈니,
子曰: “求也退, 故進之; 由也兼人, 故退之.”
공자께서 “염유는 물러서기 때문에 나가도록 했고, 자로는 사람을 겸하기 때문에 물러서도록 했다.”라고 말씀하셨다.
兼人, 謂勝人也.
겸인(兼人)은 남보다 나은 것을 말한다.
張敬夫曰: “聞義固當勇爲,
장경부가 말했다. “의를 들으면 마땅히 용기 있게 행해야 한다.
然有父兄在, 則有不可得而專者.
그러나 부모가 계시면 맘대로 온전히 할 수 없으니,
若不稟命而行, 則反傷於義矣.
만약 부모의 명을 받지 않고 행하면 도리어 의에 상하게 된다.
자로는 듣고 행하지 못하면 오직 듣게 될까 두려워했다.
則於所當爲, 不患其不能爲矣;
마땅히 해야 할 것에 할 수 없음을 근심하지 말고
特患爲之之意或過,
다만 그것을 행하는 뜻이 혹 지나쳐
而於所當稟命者有闕耳.
마땅히 명을 받아야 할 것에 빠뜨림이 있는지 걱정할 뿐이다.
若冉求之資稟失之弱, 不患其不稟命也;
염구의 경우, 자질이 약한 데서 잃으니 명을 받지 못할까 근심하지 말고
患其於所當爲者逡巡畏縮,
마땅히 행해야 할 것이 머뭇거리며 두려워하고 위축되어
而爲之不勇耳.
그것을 행함에 용맹하지 못할까 근심할 뿐이다.
聖人一進之, 一退之,
성인이 한 명은 진취적이게 하고, 한 명은 물러서게 했으니,
所以約之於義理之中,
의리의 가운데에 요약되게 하여
而使之無過不及之患也.”
그들로 하여금 과함과 불급함의 병통이 없도록 한 것이다.”
○ ‘논어’ ‘선진(先進)’편의 이 장에서 자로(子路)와 염유(冉有)는 똑같이 ‘문사행저(聞斯行諸)?’ 즉 ‘좋은 말을 들으면 듣자마자 그대로 실천해도 좋습니까?’라고 공자에게 질문했다. 공자는 자로에게는 ‘부형이 계시거늘, 어떻게 듣자마자 그대로 실천하겠느냐?’라 하고, 염유에게는 ‘듣자마자 그대로 실천하라’고 대답했다. 어린 제자 공서화(公西華)가 이상하게 여겨 질문하자 공자는 위와 같이 말했다. 자로와 염유가 질문한 내용은 궁핍한 사람을 구하는 일을 포함해서 의로운 일을 두루 포괄한다.
구야(求也)의 구(求)는 염유의 이름이다. 퇴(退)는 물러난다는 뜻이니, 주저주저하는 면을 두고 한 말이다. 접속사 고(故)는 앞으로 붙여 현토하되, 현대 표점에서는 뒤로 붙인다. 진지(進之)란 그를 격려해서 나서게 했다는 뜻이다. ‘옹야(雍也)’편에서 염유가 “저는 선생님의 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힘이 부족합니다[非不說子之道, 力不足也].”라고 하자 공자는 “힘이 부족한 자는 중도에 쓰러져야 그만두는 법이다. 지금 너는 선을 긋고 있다[力不足者, 中道而廢. 今女畫].”고 꾸짖었다.
유야(由也)의 유(由)는 중유(仲由) 곧 자로이. 겸인(兼人)은 남의 몫까지 아울러 실행한다는 말로, 지나치게 적극적인 면을 두고 한 말이다. 퇴지(退之)란 그를 견제해서 물러나도록 한다는 뜻이다. ‘공야장(公冶長)’편에 보면 “자로유문 미지능행 유공유문(子路有聞 未之能行 唯恐有聞)”고 했다. 자로는 가르침을 들으면 반드시 실행하려고 했으므로 좋은 말을 듣고 아직 실천하지 못한 사이에 다시 새 가르침을 듣게 되는 것을 두려워할 정도였다.
공자는 제자의 성격이나 처지를 일일이 고려해서 가장 적절한 가르침을 주었다. 그런 참교육이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자괴감이 크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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