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선인(善人)이란
子張問善人之道.
善人, 質美而未學者也.
子曰: “不踐迹, 亦不入於室.”
程子曰: “踐迹, 如言循途守轍. 善人雖不必踐舊迹而自不爲惡, 然亦不能入聖人之室也.”
○ 張子曰: “善人欲仁而未志於學者也. 欲仁, 故雖不踐成法, 亦不蹈於惡, 有諸己也. 由不學, 故無自而入聖人之室也.”
해석
子張問善人之道.
자장이 선인의 도를 여쭈니,
善人, 質美而未學者也.
선인(善人)은 자질은 아름다운데 배우지 않은 사람이다.
子曰: “不踐迹, 亦不入於室.”
공자께서 “성인의 자취를 밟지 않아도 악을 행하진 않으나 또한 성인의 경지에 들어가진 못했다.”라고 말씀하셨다.
程子曰: “踐迹, 如言循途守轍.
정이천이 말했다. “천적(踐迹)은 길을 따르고 궤적을 지킨다는 말과 같다.
善人雖不必踐舊迹而自不爲惡,
선인은 비록 반드시 옛 자취를 밟지 않았지만 스스로 악을 행하지 않는다.
然亦不能入聖人之室也.”
그러나 또한 성인의 경지에 들어갈 수는 없다.”
○ 張子曰: “善人欲仁而未志於學者也.
장자가 말했다. “선인은 인을 하고자 하나 배움에 뜻은 없는 사람이다.
欲仁, 故雖不踐成法,
인을 하고자 하기 때문에 비록 완성된 법을 따르지 않더라도
亦不蹈於惡,
또한 악을 행하지 않는다.
有諸己也. 由不學,
자기에게 소유되었지만 말미암아 배우진 않기 때문에
故無自而入聖人之室也.”
스스로 성인의 경지에 들어가지 못한다.”
○ 공자와 제자 자장(子張)의 문답을 기록한 ‘논어’ ‘선진(先進)’편의 이 장(章)은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진리에 도달한 정도에서 성인(聖人)이나 군자(君子)보다 낮은 단계에 위치한 선인(善人)의 위상을 논했다고 보는 설이다. 주희에 따르면 선인(善人)은 좋은 바탕을 지녀 악을 저지르지는 않지만 아직 옳게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둘째는 선(善)을 수선(修善)이란 동사로 풀이하고 선인지도(善人之道)는 사람을 교육하는 방도를 가리킨다[善人之道,即教人之術]고 보는 설이다. 정약용의 설이다.
첫째 해석이나 둘째 해석 모두 천적(踐迹)은 성인의 도를 따르고 전철(前轍)을 지키는 순도수철(循道守轍)을 뜻한다고 본다. 그런데 첫째 해석에 따르면 불천적(不踐迹)은 선인(善人)이 창업(創業)에 약간의 능력이 있다고 해서 성인(聖人)이 실천했던 자취를 따르려 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도(道)는 선인(善人)이 처한 위상을 가리킨다. 이 해석은 인간의 차별상(差別相)에 주목했다. 둘째 해석에 따르면 불천적(不踐迹)은 선인(善人)의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남을 가르치는 방법에서 볼 때 ‘성인의 자취를 따르게 하지 않는다면’이라는 가설(假設)의 언어가 된다. 사실, 공자는 사람을 가르칠 때 엽등(躐等, 등급을 뛰어넘음)이 없어야 한다고 경계했지, 선인(善人)이 군자가 될 수 없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역(亦)은 ‘아무래도 역시’의 뜻이다. 불입어실(不入於室)은 도의 깊은 곳에 들어가지 못함을 비유한 말이다.
공자는 ‘학이(學而)’편에서 “비록 학문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나는 그를 배운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다[雖曰未學, 吾必謂之學矣]”라고 하여, 진정으로 선한 사람을 존중했다. 순선(純善)의 사람은 누구나 궁극의 진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엽등의 조급함은 경계해야 하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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