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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보 - 자지암기(自知菴記)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이천보 - 자지암기(自知菴記)

건방진방랑자 2021. 7. 30.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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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평판보다 스스로 만족하는 글을 쓸 줄 알며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이길 바라며

자지암기(自知菴記)

 

이천보(李天輔)

 

 

人之患, 不在於不知人, 而在於不知己. 惟其不知己, 故人譽之而以爲喜, 人毁之而以爲慽. 夫天下之色, 吾視以吾目, 而不借人之目; 天下之聲, 吾聽以吾耳, 而不借人之耳. 今乃閉吾之目, 而求人之視; 掩吾之耳, 而求人之聽, 是豈理也哉? 聲與色, 自外而至者也, 然吾之所以視聽之者, 其權在吾而不在人, 况吾不能知吾, 僕僕然仰人之齒牙, 得不病乎?

是以, 古之君子, 獨立不屈, 紛然爲取於人, 而無所加益; 脫然爲棄於人, 而無所加損者, 其自知甚明, 吾之爲吾者, 一也.

吾友杞溪兪泰仲, 少而有奇志, 耻與今之人相俯仰, 一朝廢擧, 隱居海濱. 人有問其故者, 泰仲輒笑而不言, 而名其室曰自知. 嗟乎! 泰仲, 可謂信於己, 而不求於人者也. 夫得於天者, 失於人; 合於古者, 乖於今, 泰仲惟自知其己而已, 無怪乎人之不知之也.

或者曰: “泰仲喜著書, 其書累萬言, 後之人庸詎無讀其書而知其人者乎?” 余曰: “揚子雲太玄, 以俟後之子雲, 余嘗謂使玄藏之名山, 列之學官, 不足爲玄之榮; 焚之毁之, 而不足爲玄之辱. 子雲, 子雲, 何有於後之子雲? 然則泰仲旣自知之矣, 其書之傳不傳, 又何必爲泰仲道也?”

以此爲其菴記 晉菴集卷之六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Wanderer above the Sea of Fog)’

 

 

 

 

해석

人之患, 不在於不知人, 而在於不知己.

사람의 근심은 남을 알지 못하는 데 있지 않고 자기를 알지 못하는 데 있다.

 

惟其不知己, 故人譽之而以爲喜,

오직 자기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남이 나를 칭찬함을 기쁘게 여기고

 

人毁之而以爲慽.

남이 나를 헐뜯음을 근심으로 여긴다.

 

夫天下之色, 吾視以吾目, 而不借人之目;

대체로 천하의 색은 내가 나의 눈으로 보지 남의 눈을 빌리지 않고

 

天下之聲, 吾聽以吾耳, 而不借人之耳.

천하의 소리는 내가 나의 귀로 듣지 남의 귀를 빌리지 않는다.

 

今乃閉吾之目, 而求人之視;

이제 이에 나의 눈을 감고 남의 봄을 구하고

 

掩吾之耳, 而求人之聽, 是豈理也哉?

나의 귀는 닫고서 남의 들음을 구한다면 이것이 어찌 이치이겠는가?

 

聲與色, 自外而至者也,

소리와 색은 밖으로부터 이른 것이지만

 

然吾之所以視聽之者, 其權在吾而不在人,

내가 보고 들은 것은 그 권한이 나에게 있지 남에게 있지 않은데

 

况吾不能知吾, 僕僕然仰人之齒牙,

게다가 내가 나를 알 수 없음에도 번거롭게복복(僕僕): 1.형용이 번쇄하고 자꾸하는 모양이다[形容煩瑣. 屢屢之意]. 2. 분주하게 애쓰는 모양이다[奔走勞頓貌]. 남의 구술(口述)만을 우러러 보니

 

得不病乎?

병이 아닐 수 있겠는가?

 

是以, 古之君子, 獨立不屈,

이런 이유로 옛적의 군자는 홀로 서서 굽히지 않아

 

紛然爲取於人, 而無所加益;

어지러이 남에게 취해져도(인용되어도) 더 보탤 게 없었고

 

脫然爲棄於人, 而無所加損者,

씻은 듯이 남에게 버려져도 더 덜어낼 게 없었던 것은

 

其自知甚明, 吾之爲吾者, 一也.

스스로 앎이 매우 분명하여 내가 나됨을 한결 같이 했기 때문이다.

 

吾友杞溪兪泰仲, 少而有奇志,

나의 벗 본관이 기계 사람인 유태중은 젊어서 기특한 뜻이 있어

 

耻與今之人相俯仰,

지금 사람들과 서로 굽어보고 우러러 봄(사귐)을 부끄러워하여

 

一朝廢擧, 隱居海濱.

하루아침에 과거공부를 그만 두고 바닷가에 은거했다.

 

人有問其故者, 泰仲輒笑而不言,

사람 중 이유를 묻는 자가 있었지만 태중은 번번이 웃을 뿐 말하지 않았고

 

而名其室曰自知.

방을 자지(自知)’라 이름 지었다.

 

嗟乎! 泰仲,

! 태중과 같은 이는

 

可謂信於己, 而不求於人者也.

자기를 믿고 남에게 구하지 않은 사람이라 할 만하구나.

 

夫得於天者, 失於人;

대체로 선천적인 데서 얻은 사람은 인공적인 데서 잃고

 

合於古者, 乖於今,

옛 것에 합치된 이는 지금에 어긋나게 마련이지만

 

泰仲惟自知其己而已,

태중은 오직 스스로 자기를 알았을 뿐이기에

 

無怪乎人之不知之也.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或者曰: “泰仲喜著書, 其書累萬言,

어떤 이는 말했다. “태중은 기쁘게 글을 써서 글이 수만 마디가 되었는데

 

後之人庸詎無讀其書而知其人者乎?”

후대의 사람 중에 그 책을 읽고 그 사람을 알아줄 이가 어찌 없겠습니까?”

 

余曰: “揚子雲太玄, 以俟後之子雲,

내가 말했다. “양자운이 태현경을 짓고서 후대의 자운을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余嘗謂使玄藏之名山, 列之學官,

제가 일찍이 생각하기로 태현경을 명산에 감추거나 학관에 나열되더라도

 

不足爲之榮;

태현경의 영예로움 되기에 부족하고

 

焚之毁之, 而不足爲玄之辱.

그것을 불태우거나 훼손시키더라도 태현경의 욕됨이 되기에 부족합니다.

 

子雲, 子雲, 何有於後之子雲?

또한 자운은 곧 자운이니 어찌 후대의 자운에게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然則泰仲旣自知之矣,

그러하다면 태중은 이미 스스로 이것들을 아니

 

其書之傳不傳, 又何必爲泰仲道也?”

책이 전해지느냐 전해지지 않느냐가 또한 하필 태중을 위한 도겠습니까?”

 

以此爲其菴記 晉菴集卷之六

이 때문에 암기를 짓는다.

 

 

인용

題默窩詩卷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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