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소나무에 감정을 이입한 김정
金冲庵淨, 文章精深灝噩, 先輩稱謂文追西漢, 詩學盛唐. 坐黨禍, 杖流濟州, 尋賜死. 其至南海也,
「詠路傍松」曰: ‘海風吹去悲聲遠, 山月高來瘦影疎. 賴有直根泉下到, 雪霜標格未全除.’
又曰: ‘枝柯摧折葉鬖髿, 斤斧餘身欲臥沙. 望絶棟樑嗟已矣, 枒楂堪作海仙槎.’ 格韻淸遠, 用意甚切, 盖以自況, 而竟不保命, 棟梁之用旣已矣, 仙槎之願亦絶焉, 悲夫!
해석
金冲庵淨, 文章精深灝噩,
충암 김정은 문장이 정밀하고 심오하며 문장의 기상이 활달하고 넓어,
先輩稱謂‘文追西漢, 詩學盛唐.’
선배들이 “문장은 서한을 따랐고, 시는 성당을 배웠다.”라고 칭찬했다.
坐黨禍, 杖流 1濟州,
그러나 기묘사화에 연좌되어【김정金淨(1486~1520): 자는 원충(元沖), 호는 충암(冲庵)ㆍ고봉(孤峰). 1514년에 중종 때 억울하게 폐위된 왕후 신씨(愼氏)의 복위를 주장하고 폐위의 주모자 추죄(追罪)를 상소했다가 보은에 유배됨. 1516년 석방되어 여러 관직을 맡음.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극형에 처해졌으나 유배형으로 감형되어 진도와 제주로 유배 갔고, 신사무옥에 연루되어 사사됨】 장형을 당했고 제주로 유배되었다가
尋賜死.
이윽고 사약을 받고 죽었다.
其至南海也, 「詠路傍松」曰: ‘海風吹去悲聲遠, 山月高來瘦影疎. 賴有直根泉下到, 雪霜標格未全除.’
그가 남해에 이르렀을 때 「길 가의 소나무를 읊다[詠路傍松]」라는 시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海風吹去悲聲遠 | 바닷바람 불어오니 슬픈 소리 멀어지고 |
山月高來瘦影疎 | 산의 달 높이 떠오르니 수척한 그림자 옅어졌네. |
賴有直根泉下到 | 다행히 곧은 뿌리는 샘 아래까지 뻗어있어, |
雪霜標格未全除 | 눈과 서리로도 풍도가 모두 없애지 못한다. |
又曰: ‘枝柯摧折葉鬖髿, 斤斧餘身欲臥沙. 望絶棟樑嗟已矣, 枒楂堪作海仙槎.’
또한 「바닷가의 소나무를 읊으며[詠海松]」라는 시가 있다.
枝柯摧折葉鬖髿 | 가지 꺾였고 잎사귀는 헝클어져 |
斤斧餘身欲臥沙 | 도끼에 잘린 남은 몸통은 모래에 누우려 하네. |
望絶棟樑嗟已矣 | 희망 끊긴 동량은 이제 그만이로구나! |
枒楂堪作海仙槎 | 뗏목으로 바다의 신선이 탈 배를 만들련다. |
格韻淸遠, 用意甚切,
격조와 운치가 맑고도 원대하며 뜻을 사용함이 매우 간절하니,
盖以自況.
대개 자기에게 비유한 것이다.
而竟不保命, 棟梁之用旣已矣,
마침내 목숨을 보전하지 못해 동량의 쓰임마저 이미 끝났고
뗏목을 만들려던 바람 또한 끊어졌으니, 슬프구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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