邅吾道夫崐崙兮, 路修遠以周流. 揚雲霓之晻靄兮, 鳴玉鸞之啾啾.
朝發軔於天津兮, 夕余至乎西極. 鳳皇翼其承旂兮, 高翶翔之翼翼.
忽吾行此流沙兮, 遵赤水而容與. 麾蛟龍以梁津兮, 詔西皇使涉予.
路修遠以多艱兮, 騰衆車使徑待. 路不周以左轉兮, 指西海以爲期.
屯余車其千乘兮, 齊玉軑而幷馳. 駕八龍之蜿蜿兮, 載雲旗之委蛇.
抑志而弭節兮, 神高馳之邈邈. 奏九歌而舞韶兮, 聊假日以婾樂.
陟陞皇之赫戱兮, 忽臨聣夫舊鄕. 僕夫悲余馬懷兮, 蜷局顧而不行.
亂曰, 已矣哉. 國無人莫我知兮, 又何懷乎故都. 旣莫足與爲美政兮, 吾將從彭咸之所居.
해석
邅吾道夫崐崙兮 | 길을 돌려 곤륜산으로 향하는데 |
路修遠以周流 | 길이 멀고 멀어 두루 돌아가네. |
揚雲霓之晻靄兮 | 구름과 무지개 그린 깃발 해를 가리고 |
鳴玉鸞之啾啾 | 옥란새 방울 시끄러이 울리네. |
雲翳, 蓋以爲旌旗也,
운예(雲霓)는 구름과 무지개를 그려 정기(旌旗)를 만든 것이다.
鸞, 鈴之著於衡者.
란은 방울을 형(衡)에 매단 것이다.
朝發軔於天津兮 | 아침에 은하수 나루터를 출발하여 |
夕余至乎西極 | 저녁에 서쪽 끝에 이르렀네. |
鳳皇翼其承旂兮 | 봉황새 공손히 깃발을 받들고 |
高翶翔之翼翼 | 높이 날며 공손히 따라오네. |
天津, 析木之津, 謂箕宿斗星之間, 漢津也.
천진은 석목의 나무로 기수와 두성의 사이를 이르니, 은하수의 나루터이다.
蓋箕北斗南, 天河所經而日月五星於此往來,
기수의 북쪽, 두성의 남쪽은 하늘의 은하수가 지나가는 곳이요, 일월과 오성이 여기에 왕래한다.
故謂之津,
그러므로 이것을 나루라 이른 것이다.
忽吾行此流沙兮 | 순식간에 나는 이 류사(流沙)를 지나가고 |
遵赤水而容與 | 적수(赤水)를 따라 노니네. |
麾蛟龍以梁津兮 | 교룡(蛟龍)을 지휘하여 나루터에 다리를 놓고 |
詔西皇使涉予 | 서황에게 고하여 나를 건너게 하네. |
流沙, 見書經之禹貢, 今西海居延澤, 是也.
류사는 『서경(書經)』의 「우공(禹貢)」에 보이니, 서해의 거연택이 이곳이다.
沈括云 嘗過無定河活沙,
침괄이 이르기를 “일찍이 무정하의 활사를 자나가 보니,
履之百步皆動如行幕上,
밟으면 백보 이내가 모두 움직여 마치 천막 위를 지나자는 것과 같고
或陷則人馬車駝以百千數無孑遺,
혹 빠지면 사람과 말과 수레와 낙타가 백 마리이든 천 마리든 모두 남김없이 빠져 들어가니,
或謂此卽流沙也,
혹자는 이것을 바로 류사(流沙)라 한다.
赤水, 出崑崙東南陬, 入南海.
적수는 곤륜산 동남쪽에서 나와 남해로 들어간다.
路修遠以多艱兮 | 길이 멀고멀어 어려움 많으니 |
騰衆車使徑待 | 수레들 앞세워 지름길에서 기다리게 하네. |
路不周以左轉兮 | 부주산(不周山)의 왼쪽을 돌아 |
指西海以爲期 | 서해를 가리키며 만나자고 기약하네. |
『山海經』云: “西北海之外有山而不合, 名曰不周.”
『산해경』에서 말했다. “서북해의 밖에 산이 있는데 합하지 못하니 이름을 불주라 한다”
言已使語衆車, 使由徑路, 先過而相待,
이미 여러 수레에 말하여 경로(徑路)를 경유하여 먼저 지나가 서로 기다리게 하였으니,
我當自不周山而左行, 俱會西海之上也,
내 마땅히 스스로 불주산으로부터 왼쪽으로 행하여 서해의 위에서 함께 만나겠다 한 것이다.
屯余車其千乘兮 | 나의 수레 천대나 되는데 |
齊玉軑而幷馳 | 옥 수레바퀴 나란히 하고 달리네. |
駕八龍之蜿蜿兮 | 꿈틀거리는 여덟 마리 용을 몰고【王逸의 註에서 보면 “여덟 마리의 용을 탔다는 것은 자기의 德이 용과 같아 팔방을 제어할 수 있음을 말한 것이요, 구름 모양의 깃발을 꽂고 간다는 것은 자기의 德이 雲雨와 같아 만물을 적셔줌을 말한 것이다.”하였다.】 |
載雲旗之委蛇 | 펄럭이는 구름 깃발 꽂고 가네. |
抑志而弭節兮 | 뜻을 누르고 천천히 가려 해도 |
神高馳之邈邈 | 정신이 높이 치달아 아득해 지네. |
奏九歌而舞韶兮 | 구가(九歌)를 연주하고 소무(韶舞)를 추며 |
聊假日以婾樂 | 잠시 틈을 내어 즐겁게 놀아보세. |
言雖按節徐行, 然神猶高馳,
비록 절(節)을 멈추고 서행하나 정신이 오히려 높이 달려
邈邈然而逾遠, 不可得而制也.
이득하게 멀어서 제어할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顔師古云: “此, 言遭遇幽厄, 中心愁悶,
안사고는 말했다. “이는 유액(幽厄)을 만나 중심이 근심하고 고민하니,
假延日月, 苟爲娛樂耳.”
세월을 빌리고 연장하여 구차히 오락할 뿐임을 말한 것이다.”
陟陞皇之赫戱兮 | 눈부시게 빛나는 하늘에 올라보니 |
忽臨聣夫舊鄕 | 문득 옛 고향이 저 아래 보이네. |
僕夫悲余馬懷兮 | 마부는 슬퍼하고 내말은 그리워하여 |
蜷局顧而不行 | 머뭇머뭇 뒤돌아보며 나아가지 않네. |
屈原, 託爲此行而終無所詣,
굴원이 가탁하여 가고자 하나 끝내 이른 바가 없어서
周流上下而反於楚焉, 亦仁之至而義之盡也,
상하를 주유하다가 끝내 초나라로 돌아 왔으니, 또한 인(仁)이 지극하고 의(義)를 다한 것이다.
亂曰 已矣哉 | 난사(亂辭)에서 말했다. “아서라! |
亂者, 樂節之名, 凡作篇章,
난은 약절의 이름이며, 무릇 편장을 만들 때에
旣成, 撮其大要, 以爲亂辭也.
이미 완성되면 그 대요를 뽑아 난사(亂辭), 즉 결어(結語)를 만든다.
國無人莫我知兮 | 나라에 사람 없어 날 알아주는 이 없으니 |
又何懷乎故都 | 또 어찌 고향을 그리워하는가? |
旣莫足與爲美政兮 | 이미 아름다운 정치를 펼 수 없다면 |
吾將從彭咸之所居 | 나는 장차 彭咸의 사는 곳으로 가리라. |
已矣之絶望之詞也, 無人謂無賢人也.
이의(已矣)는 절망하는 말하며, 무인(無人)은 현인이 없음을 말한다.
故都, 楚國也,
고도(故都)는 초(楚)나라이다.
言時君不足與共行美政.
당시 군주가 더불어 아름다운 정치를 행할 수 없었다.
故我將自沈, 以從彭咸之所居也.
그러므로 내 장차 스스로 물에 빠져서 팽함(彭咸)의 사는 바를 따르겠다고 말한 것이다.
인용
'산문놀이터 > 중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철 - 황주쾌재정기黃州快哉亭記 (0) | 2019.09.24 |
---|---|
굴원 - 이소경(離騷經) (0) | 2019.08.26 |
이소경(離騷經) - 본문 ⑪ (0) | 2019.08.26 |
이소경(離騷經) - 본문 ⑩ (0) | 2019.08.26 |
이소경(離騷經) - 본문 ⑨ (0) | 2019.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