余以蘭爲可恃兮, 羌無實而容長. 委厥美以從俗兮, 苟得列乎衆芳.
椒專侫以慢慆兮, 樧又欲充夫佩幃. 旣干進而務入兮, 又何芳之能祗.
固時俗之流從兮, 又孰能無變化. 覽椒蘭其若玆兮, 又況揭車與江離.
惟玆佩之可貴兮, 委厥美而歷玆. 芳菲菲而難虧兮, 芬至今猶未沫.
和調度以自娛兮, 聊浮游而求女. 及余飾之方壯兮, 周流觀乎上下.
靈氛旣告余以吉占兮, 歷吉日乎吾將行. 折瓊枝以爲羞兮, 精瓊爢以爲粻.
爲余駕飛龍兮, 雜瑤象以爲車. 何離心之可同兮, 吾將遠逝以自疏.
해석
余以蘭爲可恃兮 | 나는 난초가 믿을 만하다고 여겼는데 |
羌無實而容長 | 실제가 없고 모양만 아름답네. |
委厥美以從俗兮 | 그 아름다움 버리고 세속을 따라 |
苟得列乎衆芳 | 구차히 뭇 꽃들 사이에 끼어있네. |
此, 卽蘭芷變而不芳之意.
이는 곧 난지(蘭芷)가 변하여 향기롭지 않다는 뜻이다.
容長謂從有外好耳,
용장은 다만 외모만 좋을 뿐임을 이른 것이다.
椒專侫以慢慆兮 | 산초는 오로지 아첨하고 오만하며 |
樧又欲充夫佩幃 | 수유(茱萸) 또 차고 있는 향주머니에 가득 채우려 하네. |
旣干進而務入兮 | 이미 나아감을 구하여 들어감을 힘쓰니 |
又何芳之能祗 | 또 어찌 향기로움 공경히 하겠는가. |
『書』曰: “無卽慆淫.”
『서경(書經)』에서 말했다. “도음(慆淫)에 나가지 말라.”
椒亦芳烈之物, 而今亦變爲邪佞,
산초 또한 향기로운 물건인데 이제 또한 변하여 사녕(간사한 아첨)이 되었고,
茱萸固爲臭物而今又欲滿於香囊,
수유는 진실로 악취가 나는 물건인데 이제 또 향낭에 가득 채우려 하니,
蓋但知求進而務入於君,
다만 나아감(등용됨)을 구할 줄만 알아 임금에게 들어가기를 힘쓰면
則又何能復敬守其芬芳之節乎.
또 어찌 그 분방한 절개를 공경히 지키겠는가?
固時俗之流從兮 | 실로 시속 따라 흐르다 보면 |
又孰能無變化 | 또 뉘라서 변치 않겠는가. |
覽椒蘭其若玆兮 | 산초와 난초를 보아도 이와 같으니 |
又況揭車與江離 | 하물며 게거(揭車)와 강리(江離)는 어떠하겠는가. |
流從, 言隨從上化, 如水之流也.
유종은 윗사람을 따라 교화되기를 물의 흐름과 같이 함을 말한 것이다.
惟玆佩之可貴兮 | 오직 내가 차고 있는 이 경패(瓊佩)만이 귀하건만 |
委厥美而歷玆 | 그 아름다움 버림받아 이에 이르렀네. |
芳菲菲而難虧兮 | 향기 가득하여 어지러지기 어려우니 |
芬至今猶未沫 | 향 내음 지금도 그침이 없네. |
言瓊有可貴之質而能不挾其美以取世資委而棄之, 以至於此.
경패는 귀하게 여길 만한 자질이 있으나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여 세상에 이용되기를 취하지 않고서 버림을 당하여 이에 이른 것이다.
然其芬芳, 實不可得而滅損昏暗, 此原之自況也.
그러나 그 향기로움은 실로 감손 되거나 어두워질 수 없으니, 이는 굴원이 자신을 비유한 것이다.
和調度以自娛兮 | 격조(格調)와 법도(法度)에 맞춰 스스로 즐기면서 |
聊浮游而求女 | 잠시 떠돌며 미녀를 구하리라. |
及余飾之方壯兮 | 내 장식물이 바야흐로 아름다울 때 |
周流觀乎上下 | 주유하며 상하를 살펴보리라. |
言我和此調度以自娛而遂浮游以求女,
나는 이 조도를 조화하여 스스로 즐기고 마침내 부유하여 미녀를 구하니,
如前所言虙妃ㆍ佚女ㆍ二姚之屬,
이는 앞에서 말한 복비ㆍ일녀ㆍ두 요씨(姚氏)와 같은 것이니,
意猶在於求君也,
뜻이 아직도 군주를 구함에 있는 것이다.
靈氛旣告余以吉占兮 | 영분(靈氛)이 이미 나에게 길점(吉占)을 알렸으니 |
歷吉日乎吾將行 | 길일(吉日)을 택하여 내 장차 길을 떠나리라. |
折瓊枝以爲羞兮 | 경옥(瓊玉) 나뭇가지를 꺾어 음식을 만들고 |
精瓊爢以爲粻 | 경옥 가루를 빻아 양식을 만들리라. |
歷之遍數而實選也.
력(歷)은 두루 세어보고 실제로 뽑는 것이다.
爲余駕飛龍兮 | 날 위해 비룡에게 멍에를 씌우고 |
雜瑤象以爲車 | 옥돌과 상아를 섞어 수레를 꾸미네. |
何離心之可同兮 | 어찌 떠난 마음 하나가 될까 |
吾將遠逝以自疏 | 내 장차 멀리 떠나 수수로 멀어지리라. |
離心, 謂上下無與己同心者也.
리심(離心)은 상하가 자기와 더불어 마음을 같이하는 자가 없음을 이른다.
自疏則禍害不能相及矣.
스스로 소원히 하면 불행과 해악이 서로 미치지 않으리라.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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