製芰荷以爲衣兮, 集芙蓉以爲裳. 不吾知其亦已兮, 苟余情其信芳.
高余冠之岌岌兮, 長余佩之陸離. 芳與澤其雜糅兮, 唯昭質其猶未虧.
忽反顧以遊目兮, 將往觀乎四荒. 佩繽紛其繁飾兮, 芳菲菲其彌章.
民生各有所樂兮, 余獨乎修以爲常. 雖軆解吾猶未變兮, 豈余心之可懲.
女嬃之嬋媛兮, 申申其詈予. 曰鯀婞直以亡身兮, 終然殀乎羽之野.
汝何博謇而好修兮, 紛獨有此姱節. 薋菉葹以盈室兮, 判獨離而不服.
衆不可戶說兮, 孰云察余之中情. 世幷擧而好朋兮, 夫何煢獨而不余聽.
해석
製芰荷以爲衣兮 | 세발마름과 연을 마름질하여 옷을 만들고 |
集芙蓉以爲裳 | 연꽃을 모아 치마를 만들리라. |
不吾知其亦已兮 |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또한 그만이니 |
苟余情其信芳 | 진실로 나의 마음은 꽃 다우네. |
「本草」云: “蓮其葉名荷, 其花未發爲菡萏, 已發爲芙蓉.”
「本草」에서 말했다. “연은 그 잎을 하(荷)라하고, 그 꽃이 아직 피지 않은 것을 함담(菡萏)이라 하고, 이미 꽃이 핀 것을 부용(芙蓉)이라 한다.”
高余冠之岌岌兮 | 높다란 나의 갓을 높게 높게 쓰고 |
長余佩之陸離 | 늘어진 나의 패물을 더욱 늘어뜨리네. |
芳與澤其雜糅兮 | 향기와 윤택이 함께 섞여 있으니 |
唯昭質其猶未虧 | 오직 그 밝은 바탕 이지러짐이 없구나. |
言, 獨此光明之質, 有退藏而無虧缺,
홀로 이 광명한 자질이 물러가 감춤이 있고 이지러짐이 없으니,
所謂道行則兼善天下, 不用則獨善其身也,
이른바 ‘도가 행해지면 겸하여 천하를 선하게 하고 쓰여지지 않으면 홀로 그 몸을 선하게 한다.’는 것을 말한다.
忽反顧以遊目兮 | 갑자기 뒤돌아 사방을 보고는 |
將往觀乎四荒 | 장차 사방의 끝까지 보려고 하네. |
佩繽紛其繁飾兮 | 폐물이 어지럽게 장식되어 있고 |
芳菲菲其彌章 | 향기는 물씬물씬 더욱 풍기누나. |
言, 雖已回車反服, 而猶未能頓忘此世,
“비록 이미 수레를 돌리고 옷을 도로 입었으나 오히려 아직도 이 세상을 잊지 못한다.
故復反顧而將往觀乎四方絶遠之國,
고로 다시 되돌아보고 장차 사방 아득히 먼 나라로 가서 보아
庶幾一遇賢君, 以行其道,
바라건대 군현(君賢)을 한번 만나 그 도를 행할까 하여
佩服愈盛而明, 志意愈修而潔,
패복(佩服)이 더욱 성하여 밝고, 의지가 더욱 수양되어 깨끗하다.”고 말한다.
民生各有所樂兮 | 민생들은 저마다 즐기는 바가 있는데 |
余獨乎修以爲常 | 나만이 수양을 좋아하여 법도로 삼네. |
雖軆解吾猶未變兮 | 비록 몸이 해체되어도 나는 오로지 변하지 않으리니 |
豈余心之可懲 | 어찌 내 마음을 고치겠는가. |
言, 人生各隨氣習, 有所好樂或邪或正或淸或濁,
“인생이 각기 기습(氣習)에 따라 좋아하는 바가 있어 혹 사악하고 혹 바르며, 혹 맑고 혹 탁하여
種種不同而我獨好修潔以爲常,
종종 같지 않으나 내 홀로 수양하고 깨끗함을 좋아하여 법도로 삼으니
雖以此獲罪於世, 至於屠戮肢解,
비록 세상에 이러한 죄를 얻어 도륙을 당하여 사지가 찢김에 이르더라도
終不懲創而悔改也,
끝내 징계하여 회개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한 것이다.
女嬃之嬋媛兮 | 여수(女嬃)는 곱고 예뻐 |
申申其詈予 | 서서히 나를 꼬시네. |
曰鯀婞直以亡身兮 | 여수가 말하길, 곤은 강직하여 몸을 망쳐 |
終然殀乎羽之野 | 끝내 우산(羽山)의 들판에서 요절하였다네. |
言堯使鯀治洪水,
“요(堯)가 곤(鯀)으로 하여금 홍수를 다스리게 하였는데,
婞狠自用, 不順堯命,
(곤이) 고집이 세고 사나워 제멋대로 쓰고 요임금의 명령에 순응하지 않으니 (요임금이)
乃殛之羽山, 死於中野,
마침내 우산으로 귀양 보내어 들 가운데서 죽게 하였다.”고 말한 것이다.
女嬃以屈原剛直太過,
여수(女嬃)는 굴원이 너무 지나치게 강직하여
恐亦將如鯀之遇禍也,
또한 장차 곤이 화를 만난 것 같이 될까 두려워한 것이다.
汝何博謇而好修兮 | 너는 어찌 박학 충직하고 수행을 좋아하여 |
紛獨有此姱節 | 홀로 이 아름다운 정절을 지녔는가. |
薋菉葹以盈室兮 | 납가새, 조개풀, 도꼬마리가 집안에 가득한데 |
判獨離而不服 | 구별하여 홀로 떨어져 더불지 않는구나. |
言衆人皆佩此惡草, 汝何獨判然離別,
‘중인들은 모두 나쁜 풀을 차고 있는데 너는 어찌하여 홀로 판단하여 (그들과) 떨어져서
不與衆同也,
무리와 더불어 함께하지 않는가?’하고 말한 것이다.
衆不可戶說兮 | 중인들 집집마다 찾아가 설득(설명)할 수 없으니 |
孰云察余之中情 | 누가 나의 속마음 살펴주겠는가? |
世幷擧而好朋兮 | 세상 사람들은 아울러 무리 짓기 좋아하니 |
夫何煢獨而不余聽 | 어찌하여 외로이 홀로 내 말을 듣지 않는가? |
屈原外困群佞, 內被姊詈,
굴원이 밖으로는 뭍 간신들에게 곤욕을 당하고 안으로는 누이의 꾸짖음을 입었다.
故言衆人不可戶戶而說,
고로 ‘중인들을 집집마다 찾아가서 설득할 수 없으니,
必不能察己之中情, 況世人又方幷爲朋黨,
반드시 자기의 속마음을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하물며 세상 사람들은 또 막 아울러 붕당을 하고 있으니,
何能哀我煢獨而見聽乎,
어찌 나의 외로움을 가엾게 여겨서 내말을 들어주겠는가’ 하였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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