阽余身而危死兮, 覽余初其猶未悔. 不量鑿而正枘兮, 固前修以葅醢.
曾歔欷余鬱邑兮, 哀朕時之不當. 攬茹蕙而掩涕兮, 霑余襟之浪浪.
跪敷衽以陳辭兮, 耿吾旣得此中正. 駟玉虯以乘鷖兮, 溘埃風余上征.
朝發軔於蒼梧兮, 夕余至乎縣圃. 欲少留此靈瑣兮, 日忽忽其將暮.
吾令羲和弭節兮, 望崦嵫而勿迫. 路曼曼其修遠兮, 吾將上下而求索.
飮余馬於咸池兮, 㧾余轡乎扶桑. 折若木以拂日兮, 聊逍遙而相羊.
前望舒使先驅兮, 後飛廉使奔屬. 鸞皇爲余先戒兮, 雷師告余以未具.
吾令鳳鳥飛騰兮, 繼之以日夜. 飄風屯其相離兮, 帥雲霓而來御.
紛總總其離合兮, 斑陸離其上下. 吾令帝閽開關兮, 倚閶闔而望予.
해석
阽余身而危死兮 | 내 몸 위태로워 죽을 위기에 있어도 |
覽余初其猶未悔 | 나의 그 초심을 지켜도 오히려 후회 않으렵니다. |
不量鑿而正枘兮 | 구멍을 재어보지 않고 쌔기를 바로잡으려다가 |
固前修以葅醢 | 전수(前修)들은 젓 담겨졌던 것입니다. |
此承上章言, 唯善爲可行,
이는 상장을 이어말하기를 ‘오직 선 만이 행할 수 있으나
而前修乃有以此而至於菹醢,
전수(前修, 前賢)들이 마침내 이 때문에 김치 담겨지고 젓갈 담겨짐에 이르렀고,
若龍逢梅伯者, 然亦不敢以爲悔也,
만약 용달과 매백 같은 자가 있으나 또한 감히 후회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曾歔欷余鬱邑兮 | 거듭 울며 흐느껴도 내 마음 답답하고 근심하여 |
哀朕時之不當 | 나는 시대를 잘못 만났음이 슬프네. |
攬茹蕙而掩涕兮, | 부드러운 혜초를 쥐고 눈물을 닦으니 |
霑余襟之浪浪 |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 옷깃을 적시네. |
言心悲泣下, 而猶引取柔耎香草,
‘마음이 슬퍼져 눈물이 흘러내리나 오히려 부드러운 향풀을 끌어 취하여
以自掩拭, 不以悲故, 失仁義之則也,
스스로 가리고 눈물을 닦아 슬픈 연유로 하여 인의의 법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跪敷衽以陳辭兮 | 옷자락 펼치고 꿇어앉아 말씀을 드리니 |
耿吾旣得此中正 | 밝은 나는 이미 이 중정(정도)을 얻었네. |
駟玉虯以乘鷖兮 | 네 마리 옥규(玉虯)가 끄는 수레 타고 봉황에 올라타 |
溘埃風余上征 | 홀연(忽然)히 먼지 바람 일으키며 나는 하늘로 올라가리. |
朝發軔於蒼梧兮 | 아침에 창오에서 수레를 출발하여 |
夕余至乎縣圃 | 저녁에 나는 현포【縣圃: 崑崙山 위에 있다.】에 이르렀네. |
欲少留此靈瑣兮 | 이 신령 문에 잠시 머물고자 하나 |
日忽忽其將暮 | 해는 홀연히 저물려 하네. |
吾令羲和弭節兮 | 나는 희화에게 명하여 (해지는 것을) 그치게 하고 |
望崦嵫而勿迫 | 엄자산(해지는 산) 바라보며 (해가)닥치지 못하게 하네. |
路曼曼其修遠兮 | 길은 멀디멀어 아득하지만 |
吾將上下而求索 | 나는 장차 오르내리며 (군현을) 찾아 보리라. |
羲和堯時主四時之官, 賓日餞日者也,
희씨(羲氏)와 화씨(和氏)는 요(堯)임금 시절에 사시(四時)를 주관하던 관원으로 해를 맞이하고 해를 전별하는 자이다.
言欲令羲和按節徐行, 望日所入之山,
희화로 하여금 절을 늦추게 하고 서서히 진행하여 해가 들어가는 산을 바라보고
且勿附近, 冀及日之未暮而遇賢君也,
또 가까이 붙지 말게 하고자 하니, 해가 저물지 않아(저물기 전에) 현군(賢君)을 만나기를 바람을 말한 것이다.
飮余馬於咸池兮 | 나의 말 함지에서 물 먹이고 |
㧾余轡乎扶桑 | 내 말 부상에서 고삐 매어두네. |
折若木以拂日兮 | 약목을 꺾어 해가 지지 못하게 하며 |
聊逍遙而相羊 | 잠시 한가로이 소요하며 노니로다. |
咸池日浴處也.
함지(咸池)는 해가 목욕하는 곳이다.
前望舒使先驅兮 | 앞에는 망서【望舒: 달을 모시는 자】로 하여금 길잡이 삼고 |
後飛廉使奔屬 | 뒤에는 비렴【飛廉: 바람신.】으로 하여 따라오게 하네. |
鸞皇爲余先戒兮 | 난새와 봉황은 나를 위해 앞에서 경계하고 |
雷師告余以未具 | 뇌사【雷師: 豊隆 즉 雷神.】는 나에게 미비한 점을(못 갖춤을) 알려주네. |
吾令鳳鳥飛騰兮 | 나는 봉황새로 하여금 날아오르게 하여 |
繼之以日夜 | 밤낮으로 계속하게 하네. |
飄風屯其相離兮 | 회오리바람 모였다가 흩어지더니 |
帥雲霓而來御 | 구름과 무지개 거느리고 와서 맞이하네 |
鳳靈鳥也, 山海經云, 丹穴之山有鳥焉,
봉(鳳)은 신령스런 새이니 「산해경(山海經)」이 이르기를 “단혈의 산에 새가 있는데
其狀如鷄, 五彩而文, 曰鳳鳥,
그 형상은 닭과 같고 오채의 무늬가 있으니, 봉조라 이른다.
是鳥也, 飮食則自歌自舞, 見則天下太康寧.
이 새는 음식을 먹게 되면 스스로 노래하고 스스로 춤을 추는데 이 새가 나타나면 천하가 크게 강녕(康寧)하다.” 하였다.
紛總總其離合兮 | 총총히 흩어졌다 모였다 하며 |
斑陸離其上下 | 어지러이 뒤섞여 오르락 내리락하네. |
吾令帝閽開關兮 | 나는 천제(天帝)의 문지기로 하여금 문 열라고 하였으나 |
倚閶闔而望予 | 천문에 기대어 나를 바라만 보네. |
令帝閽開關, 將入見帝, 更敶己志,
천제의 문지기로 하여금 관문을 열게 하여 장차 들어가 천제를 알현하고 다시 자기의 뜻을 아뢰려 하였는데,
而閽不肯開, 反倚其門,
문지기는 문을 열어주려 하지 않고 도리어 그 문에 기대어
望而拒我, 使不得入.
바라만 보고 나를 막고서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蓋求大君而不遇之比也,
이는 대군을 구했으나 만나지 못함을 비유한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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