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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의 기상을 한시로 담다
『소화시평』 권상51번에서도 그렇듯이 시를 보고 나선 ‘작자는 이런 시를 왜 지었을까?’하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 시를 오롯이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春隨細雨渡天津 | 봄은 가랑비 따라 천진교를 건너서 오고, |
太液池邊柳色新 | 태액지 가의 버들빛 싱그럽다. |
滿帽宮花霑錫宴 | 사모에 궁화를 가득 꽂고 내려주신 잔치에 참가했더니, |
金吾不問醉歸人 | 호위도 취해서 돌아가는 사람을 검문하지 않네. |
「봉천문(奉天門)」에서라는 시는 얼핏 보면 그저 궁궐의 풍경을 읊고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관리들과 임금에 대한 이야기인 것만 같다. 더욱이 4구에 이르고 보면 자기 업무도 소홀히 하는 게 느껴지니 더욱 그런 생각을 강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관리를 노출시키고 게으르며, 때론 자기의 일도 제대로 하지 않는 모습을 표현하는 것은 고발시가 아닌 이상,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건 바로 ‘태평의 기상’을 드러내는 것이며, 그만큼 임금이 잘 다스리고 있기에 관리들은 좀 풀어진 듯해도, 잔치를 벌이며 편안하게 있는 듯해도 괜찮은 것이다. 그렇기에 이 시는 권상34번과 같은 느낌의 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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