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을 옥죄기만 하는 관리들아
민간잡요(民間雜謠)
윤기(尹愭)
生民休戚係官長 選部如何選不公
聞道佩符張蓋者 非因勢力卽靑銅
剝膚椎髓儘堪悲 看作公然肥己資
巧粧名色恣欺幻 暗地囑成善政碑
監司考績足嘆傷 雪嶺墨池任抑揚
寒門冷跡莅殘城 謹畏爲治溢頌聲
此輩不妨仍罷逐 特書下考表嚴明
繡衣霄漢立靑春 聖戒諄諄八路均
畢竟只憑私好惡 暗行廉察揔非眞
故事監司每年季夏季冬, 褒貶道內守令, 或無下等, 則承宣啓以爲殊無嚴明殿最之意, 請推考警責. 『無名子集詩稿』 册四
해석
生民休戚係官長 생민휴척계관장 | 백성의 기쁨과 슬픔이 수령에 매어 있는데 |
選部如何選不公 선부여하선불공 | 관리를 뽑는 이조는 어째서 불공정하게 선발하는가? |
聞道佩符張蓋者 문도패부장개자 | 듣자하니 부절 차고서 일산 펼치고 부임하는 수령들이【대화장개(戴花張蓋): 고려시대 과거급제를 축하하기 위해 급제자의 머리에 꽂는 꽃이나 말 또는 수레 뒤에 세우던 일산(日傘).】 |
非因勢力卽靑銅 비인세력즉청동 | 권력 때문이 아니면 청동전 때문이라던데. |
剝膚椎髓儘堪悲 박부추수진감비 | 살갗 벗기고 골수 뽑으니 다 슬퍼할 만한 데도 |
看作公然肥己資 간작공연비기자 | 공공연하게 자기를 살찌우는 재료쯤으로 간주하는 구나. |
巧粧名色恣欺幻 교장명색자기환 | 이름과 얼굴빛 교묘하게 꾸미고 방자히 속이고 미혹하면서도 |
暗地囑成善政碑 암지촉성선정비 | 음지에서 재촉하여 선정비 만드네. |
監司考績足嘆傷 감사고적족탄상 | 감사의 근무평정 탄식하고 속상할 만하니 |
雪嶺墨池任抑揚 설령묵지임억양 | 청백리와 탐관오리【묵지(墨池): 먹물을 한데 모으도록 된 벼루 속의 오목한 곳으로, 연지(硯池)라고도 한다.】를 임의대로 좌천시키거나 영전시키네. |
街讟巷謠方疾首 가독항요방질수 | 길거리의 원망하는 민가의 말들이 곧 머리 아프게 하는데도 |
評題上上等龔黃 평제상상등공황 | 평가하며 올리고 올려 공수와 황패와 동등하게 하네. |
寒門冷跡莅殘城 한문랭적리잔성 | 한미한 집안의 볼품없는 자취로 구석진 시골에 다다라 |
謹畏爲治溢頌聲 근외위치일송성 | 삼가 두려워하며 다스리니 찬송하는 소리 넘치지만 |
此輩不妨仍罷逐 차배불방잉파축 | 이 무리는 방해받지 않고 곧바로 파직시키고 쫓아내고 |
特書下考表嚴明 특서하고표엄명 | 하고를 특서하고선 엄중히 밝혔다고 표한다네. |
수의소한립청춘 | 수놓은 옷 입고 봄에 임금 앞에 서니, |
聖戒諄諄八路均 성계순순팔로균 | 성왕은 경계하네. “삼가고 또 삼가 팔도에 공평하게 염찰하라.” |
畢竟只憑私好惡 필경지빙사호오 | 끝내 다만 사사로운 호오에 의지해 |
暗行廉察揔非眞 암행염찰양비진 | 암행어사가 염찰하니, 모든 어사가 참이 아니로구나. |
故事監司每年季夏季冬,
고사에 감사가 매년 여름 끝자락이나 겨울 끝자락에
褒貶道內守令, 或無下等,
도내의 수령을 포폄하는데 간혹 하등이 없으면
則承宣啓以爲殊無嚴明殿最之意,
승선【승선(承宣): 조선 말기 궁내부 산하 승선원의 관직 】이 주상께 사뢰었다. “매우 엄중히 밝히려는 뜻과 근무평정【전최(殿最):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근무고과점수, 혹은 그 제도와 기준이다. 조선시대 관료들의 근무상태를 조사하여 성적을 매겼는데, 이것을 전최라고 불렀다. 여기서 최상을 맞으면 최(最)가 되고, 꼴찌가 되면 전(殿)이 되었다.】을 공정히 하려는 뜻이 없으니,
請推考警責. 『無名子集詩稿』 册四
청컨대 벼슬아치의 허물을 추문하고 고찰【추고(推考): 벼슬아치의 허물을 추문(推問)하여 고찰하던 일】하여 경책【경책(警責): 정신을 차리도록 꾸짖음】하소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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