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한 앎을 안다는 건 사물을 막는 데에 있다
치지재격물론(致知在格物論)
사마광(司馬光)
타고난 건 선하지만 악한 사람이 많은 이유
人之情, 莫不好善而惡惡, 慕是而羞非. 然善且是者盖寡, 惡且非者實多, 何哉? 皆物誘之也, 物迫之也.
桀ㆍ紂, 亦知禹ㆍ湯之爲聖也, 而所爲與之反者, 不能勝其欲心故也; 盗跖, 亦知顔ㆍ閔之爲賢也而, 所爲與之反者, 不能勝其利心故也.
不軌之民, 非不知穿窬ㆍ探囊之可羞也, 而冒行之, 驅於饑寒故也; 失節之臣, 亦非不知反君事讎之可愧也, 而忍處之, 逼於刑禍故也. 况於學者, 豈不知仁義之美簾恥之尙哉?
斗升之秩錙銖之利誘於前, 則趨之如流水, 豈能安展禽之黜樂顔子之貧乎? 動色之怒毫末之害迫於後, 則畏之如烈火, 豈能守伯夷之餓, 徇比干之死乎. 如此則何暇仁義之思簾恥之顧哉? 不惟不思與不顧也, 抑亦莫之知也.
譬如逐獸者不見泰山, 彈雀者不覺露之霑衣也, 所以然者物蔽之也故.
水誠淸矣, 泥沙汩之, 則俛而不見其影; 燭誠明矣, 擧掌翳之, 則咫尺不辨人眉目, 况富貴之汩其智, 貧賤之翳其心哉.
선한 천성을 지킨 사람들
惟好學君子爲不然已之道. 誠善也是也, 雖茹之以藜藿如粱肉, 臨之以鼎鑊如茵席.
誠惡也非也, 雖位之以公相如塗泥, 賂之以萬金如糞壤, 如此則視天下之事, 善惡是非, 如數一二如辨黑白, 如日之出無所不照, 如風之入無所不通, 洞然四達, 安有不知者哉. 所以然者物莫之蔽故也.
於是依仁以爲宅, 遵義以爲路, 誠意以行之, 正心以處之, 修身以帥之, 則天下國家何爲而不治哉?
그렇기 때문에 외물이 오지 않도록 해야 앎이 지극해진다
『大學』曰: “致知在格物.” 格猶扞也禦也. 能扞禦外物然後能知至道矣.
鄭氏以格爲來, 或者猶未盡古人之意乎. 『溫國文正司馬公文集』
해석
타고난 건 선하지만 악한 사람이 많은 이유
人之情, 莫不好善而惡惡,
사람의 정은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지 않음이 없고
慕是而羞非.
옳음을 사모하고 그름을 부끄러워하지 않음이 없다.
然善且是者盖寡, 惡且非者實多, 何哉?
그러나 선한 이나 옳은 이는 대체로 적고 악한 이나 그른 이는 실제로 많으니, 왜 그러한가?
皆物誘之也, 物迫之也.
모두 사물이 사람을 유혹하고 사물이 그를 핍박해서이다.
걸임금과 주임금은 또한 우임금과 탕임금이 성인됨을 알았지만
而所爲與之反者, 不能勝其欲心故也;
행동한 것이 그들과는 반대여서 욕심을 이길 수 없었기 때문이고
도척은 또한 안연과 민자건이 현인됨을 알았지만
所爲與之反者, 不能勝其利心故也.
행동한 것이 그들과는 반대여서 이기심을 이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법을 지키지 않은 백성은 도둑질과 훔치는 것이 부끄럽다는 걸 알지 않음이 없지만
而冒行之, 驅於饑寒故也;
위험을 무릅쓰고 그것을 행하는 것은 굶주림과 추위에 몰렸기 때문이고
失節之臣, 亦非不知反君事讎之可愧也,
절개를 잃은 신하가 또한 임금을 배반하고 원수를 섬기는 것이 부끄럽다는 걸 알지 않음이 없지만
而忍處之, 逼於刑禍故也.
차마 그런 마음을 두는 것은 형벌과 화에 휩쓸리기 때문이다.
况於學者, 豈不知仁義之美簾恥之尙哉?
하물며 배우는 자에 있어서 어찌 인의가 아름답다는 것과 염치가 숭상할 것이라는 걸 알지 못하겠는가?
斗升之秩錙銖之利誘於前, 則趨之如流水,
적은 녹봉과 조금의 이익이 앞에서 유혹하면 그것에 달려가길 물 흐르듯 하니,
어찌 유하혜의 쫓겨남을 편안히 여기고 안연의 가난을 즐길 수 있겠는가.
動色之怒毫末之害迫於後, 則畏之如烈火,
동작과 안색의 화냄과 조그마한 피해가 뒤에서 다가오면 그걸 두려워하길 불 같이 하니,
어찌 백이의 굶주림을 지키고 비간의 죽음을 따를 수 있겠는가.
如此則何暇仁義之思簾恥之顧哉?
이와 같다면 어디 인의의 생각과 염치의 돌아볼 겨를이 있겠는가?
不惟不思與不顧也, 抑亦莫之知也.
생각하고 돌아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한 알지 못하는 것이다.
譬如逐獸者不見泰山,
비유하면 짐승을 쫓는 사람은 태산을 보지 못하고
彈雀者不覺露之霑衣也,
참새를 잡으려는 사람은 이슬이 옷을 적심을 깨닫지 못하니
그렇게 된 까닭은 사물이 가렸기 때문이다.
水誠淸矣, 泥沙汩之,
물은 진실로 맑지만 진흙과 모래가 흐리면
則俛而不見其影;
힘쓰더라도 그림자도 보이지 않고
燭誠明矣, 擧掌翳之,
촛불은 진실로 밝지만 손을 들어 그걸 가리면
則咫尺不辨人眉目,
지척이라도 사람의 눈썹과 눈을 분간하질 못하니,
况富貴之汩其智, 貧賤之翳其心哉.
하물며 부귀가 지혜를 흐리고 가난함이 그 마음을 가린 경우임에랴.
선한 천성을 지킨 사람들
惟好學君子爲不然已之道.
오직 호학하는 군자만이 그렇지 않은 도를 실천한다.
誠善也是也,
진실로 선하고 옳은 것이라면
雖茹之以藜藿如粱肉,
비록 변변찮은 명아주 잎과 콩잎을 주더라도 맛 좋은 고기로 여기고
臨之以鼎鑊如茵席.
그를 솥에 삶아 죽이는 형벌을 내리더라도 부들자리로 여긴다.
誠惡也非也,
진실로 미워하고 나쁜 것이라면
雖位之以公相如塗泥,
비록 그를 공경과 재상의 자리에 앉히더라도 길의 진흙처럼 여기고
賂之以萬金如糞壤,
그에게 만금의 뇌물을 주더라도 똥과 흙처럼 여기니,
如此則視天下之事, 善惡是非,
이와 같다면 천하의 일 중 선악시비를 보는 것이
如數一二如辨黑白,
하나와 둘을 헤아리는 것 같고 흑과 백을 분별하는 것 같으니,
如日之出無所不照,
마치 해가 나와 비추지 못하는 게 없는 것처럼,
如風之入無所不通,
마치 바람이 들어와 통하지 못하는 게 없는 것처럼
洞然四達, 安有不知者哉.
밝아져 사방으로 통하니 어찌 알지 못하는 것이 있겠는가.
所以然者物莫之蔽故也.
그렇게 된 까닭은 사물이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於是依仁以爲宅, 遵義以爲路,
이에 인에 의지하여 집이라 여기고 의를 따라 길이라 여기며
誠意以行之, 正心以處之,
뜻을 성실히 하여 그걸 실천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여 그걸 처리하며
修身以帥之, 則天下國家何爲而不治哉?
몸을 정갈히 하여 그걸 인도한다면 천하국가가 어찌 다스려지지 않으랴.
그렇기 때문에 외물이 오지 않도록 해야 앎이 지극해진다
『대학』에서 “지극한 앎을 안다는 것은 사물이 이르러 오는 걸 막는 데에 있다.”고 했으니,
格猶扞也禦也.
‘격(格)’은 ‘막는다’와 ‘방어한다’와 같은 뜻이다.
能扞禦外物然後能知至道矣.
외물을 막을 수 있은 후에야 지극한 도를 알 수가 있다.
鄭氏以格爲來,
정현(鄭玄)이 ‘격(格)’을 ‘온다’고 여겼는데
或者猶未盡古人之意乎. 『溫國文正司馬公文集』
혹자는 오히려 고인의 뜻에 못 미친다고 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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