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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유언호가 명을 짓다
나는 친구인 규장각 직제학直提學 유언호俞彦鎬에게 묘지명을 지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는 마침 개성 유수로 와 있었는데 개성은 연암골에서 가까웠다. 그는 장례를 도와주었을 뿐 아니라 명銘도 지어 주었다. 그 명은 다음과 같다.
연암이라 그 골짝은, 산 깊고 물 맑은데, 시동생이 유택幽宅을 마련했지요. 아아! 온 가족이 함께 은거하려 했거늘, 마침내 이곳에 머무시게 됐군요. 계시는 곳 편안하고 굳건하니, 아무쪼록 후손들 보우하소서.
趾源求銘於其友人, 奎章閣直提學兪彥鎬. 彥鎬方留守中京, 地接燕岩, 爲助葬且銘之, 其銘曰: “燕岩之洞, 山窈而水淥, 繄惟小郞之所營築. 嗚呼鹿門盡室之計. 竟於焉而托體. 旣安且固, 以保佑厥後.” |
묘지명의 ‘지誌’와 ‘명銘’은 대개 한 사람이 짓는 법인데, 이 글에서는 ‘지’는 연암이 짓고 ‘명’은 유언호가 지었다. 이 점, 파격적이다. 아마 당시 장례를 치를 때 연암은 유언호에게 물심양면으로 큰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 전문
인용
10. 유언호가 명을 짓다
11.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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