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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눈물이 석 줄②
조선후기 『어수신화(禦睡新話)』란 책에는 16자 시도 실려 있다.
月上柳梢頭 人約黃昏後 | 달님이 버들가지 끝에 떠오니 해진 뒤에 만나기로 약속합시다. |
父母俱睡熟 偸 | 부모님 모두 곤히 잠들면 몰래. |
아쉬운 데이트 시간은 너무도 빨리 흘러 가버려 어느덧 달이 늘어진 버들잎 새로 떠올랐다. 그러나 뜨거운 청춘 남녀는 그것으로 만남을 끝내기엔 아쉽기만 하다. 그래서 부모님께 들통 나지 않게 한밤중에 다시 만나 밀회를 나누자는 약속을 주고받는 것이다.
意在不言中 低頭丢眼風 | 마음은 말없는 가운데 있어 고개를 푹 숙이고 눈웃음 짓네. |
今日來不得 紅 | 오늘 오지 못하게 되면 난 몰라. |
다정한 님의 소곤거림에 그녀는 더욱 두근대는 가슴을 달랠 길 없었다. 혹시 부모님이 늦게 주무셔서 약속을 못 지키게 되면 어떻게 하나. 벌써 그녀의 두 볼은 붉게 물들고 말았다.
대개 이런 시들은 형식미의 굳건함을 고수하던 전통 한시에 대해 풍자와 해학의 효과를 발휘하기에 충분하다. 내용의 희화화 뿐 아니라 형식도 더불어 와해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인용
3. 눈물이 석 줄①
4. 눈물이 석 줄②
5. 김삿갓은 없다①
6. 김삿갓은 없다②
7. 김삿갓은 없다③
12. 한시(漢詩) 최후의 광경①
13. 한시(漢詩) 최후의 광경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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