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이항복의 재기 넘치는 시
李白沙恒福八歲時, 參贊公命以劍琴作騈句. 白沙應聲曰: “劍有丈夫氣, 琴藏千古音.” 聞者知其將大成.
少時在江上, 數日索舟不得, 甚鬱鬱, 戱作一絶曰: “常願身爲萬斛舟, 中間寬處起柁樓. 時來濟盡東南客, 日暮無心穩泛遊.” 可見濟川氣像.
昔鄭湖陰論文翼公文曰: “世不以文章稱叔父者, 掩以功德也.”云. 吾於漢陰ㆍ白沙亦云.
해석
李白沙恒福八歲時,
백사 이항복은 8살 때에
參贊公命以劍琴作騈句.
참찬공이 검(劍)과 금(琴)으로 대구를 지으라고 시켰다.
白沙應聲曰: “劍有丈夫氣, 琴藏千古音.”
백사가 즉시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劍有丈夫氣 琴藏千古音 | 검에는 장부의 기운이 있고 거문고엔 천고의 음이 담겨 있네. |
聞者知其將大成.
듣는 사람이 그가 장차 크게 성공할 거라는 걸 알았다.
少時在江上, 數日索舟不得,
젊어 강가에 있을 적에 여러 날 동안 배를 물색했지만 구하질 못해
甚鬱鬱, 戱作一絶曰: “常願身爲萬斛舟, 中間寬處起柁樓. 時來濟盡東南客, 日暮無心穩泛遊.”
매우 울적하여 장난삼아 「與守初ㆍ仁叟同在江舍, 數日索舟不得, 守初甚欝欝. 歎曰: “安得身爲巨艦, 乘風破浪.” 余戲而作此.」라는 한 절구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常願身爲萬斛舟 | 몸이 만 섬을 실을 수 있는 배가 되어 |
中間寬處起柁樓 | 중간 넓은 곳에 선실을 세워둔 채 |
時來濟盡東南客 | 때가 되면 동쪽과 남쪽의 나그네를 모두 건네주고서 |
日暮無心穩泛遊 | 해지면 말없이 평온하게 떠다니리. |
可見濟川氣像.
재상【제천(濟川): 제왕을 돕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함[語出『書ㆍ說命上』: “爰立作相, 王置諸其左右. 命之曰: ‘朝夕納誨, 以輔臺德. 若金, 用汝作礪; 若濟巨川, 用汝作舟楫.’” 後多以“濟川”, 比喻輔佐帝王]】의 기상을 볼 수 있다.
昔鄭湖陰論文翼公文曰:
옛적에 호음 정사룡이 문필공 정굉필(鄭宏珌)의 문장을 평론하며 말했다.
“世不以文章稱叔父者, 掩以功德也.”云.
“세상에서 문장으로 숙부를 칭찬하지 않는 것은 공덕이 가려지기 때문입니다.”
吾於漢陰ㆍ白沙亦云.
나는 한음 이덕형과 백사 이항복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다고 말하겠다.
인용
'문집 > 소화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화시평 하권 - 15. 양양 제영시를 보고 여행을 비판하다 (0) | 2021.10.28 |
---|---|
소화시평 하권 - 14. 늙은 기생에게 지어준 시 (0) | 2021.10.28 |
소화시평 하권 - 12. 이덕형의 영사시 (0) | 2021.10.28 |
소화시평 하권 - 11. 조휘의 시 (0) | 2021.10.28 |
소화시평 하권 - 10. 유성룡의 시 (0) | 2021.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