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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홍만종, 시화총림, 증정 - 7. 잘 표절한 시들 본문

문집/시화총림

홍만종, 시화총림, 증정 - 7. 잘 표절한 시들

건방진방랑자 2020. 7. 2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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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잘 표절한 시들

 

 

詩家最忌剽竊, 古人曰: “文章當自出機杼, 成一家風骨, 何能共人生活耶?” 此言甚善.

而先輩亦多犯之 李容齋詩, ‘一身千里外, 殘夢五更頭.’ 用唐顧況詩, ‘一家千里外, 百舌五更頭之句, 林石川, ‘江月圓還缺, 庭梅落又開.’ 金克己, ‘多情塞月圓還缺, 少格少格山花落又開.’ 蔡湖洲, ‘荒林秋盡雨, 窮店夜深燈.’ 用唐司空圖, ‘曲塘秋盡雨, 方渚夜深船之句, 三人皆沿襲前人詩.

又有贈僧詩云: “法門有三乘, 最下是輪回. 去從何處去, 來從何處來.” 盡用佛家語也. 金河西麟厚詩, 續靑邱風雅, 其詩云: “來從何處來, 去從何處去. 去來無定蹤, 悠悠百年許.” 下句, 全用上句, 李相國所謂拙盜易擒體.

金息菴斯百, 甞以接慰官, 至東萊府, 登海雲臺, 俯瞰滄溟浩浩漫漫, 一碧萬里, 賦詩一絕曰: “錦帳出季倫, 古人尙云侈. 誰家碧綾羅, 鋪盡千萬里.” 蓋出於麗朝崔拙翁瀣, 咏雨荷, ‘貯椒八百斛, 千載笑其愚. 如何碧玉斗, 竟日量明珠.’

又於滄海中, 見時有微波獨湧雪色亂洒, 咏一絕曰: “聞道海觀音, 高拱蓮花座. 怳有白玉童, 擎出雙雙朶.” 蓋出於宋楊大年, 咏白芙蓉, ‘昨夜三更裡, 姮娥墮玉簪. 馮夷不敢受, 捧出碧波心.’

皆模倣古作, 終無痕跡, 眞得奪胎之法, 爲詩者, 宜可戒可法.

 

 

 

 

해석

詩家最忌剽竊, 古人曰: “文章當自出機杼, 成一家風骨, 何能共人生活耶?” 此言甚善.

시인들은 가장 표절을 꺼렸으니 옛 사람이 문장은 마땅히 스스로의 베틀에서 나와서 한 가문의 외모와 뼈를 이루어야 하니 어찌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으니 이 말이 매우 좋다.

 

而先輩亦多犯之 李容齋詩, ‘一身千里外, 殘夢五更頭.’ 用唐顧況詩, ‘一家千里外, 百舌五更頭之句,

선배들도 또한 많이들 범했으니 이용재(李容齋)의 아래의 시는 당나라 고황(顧況)의 아랫 구절을 쓴 것이고

 

一身千里外 殘夢五更頭. 한 몸뚱이 천리 밖에 있고 남은 꿈은 오경에나 꾼다네. (이행)
一家千里外 百舌五更頭 한 집은 천리 밖에 있는데 백설조가 오경 무렵에나 우네. (고황)

 

林石川, ‘江月圓還缺, 庭梅落又開.’ 金克己, ‘多情塞月圓還缺, 少格少格山花落又開.’

석천(石川) 임억령(林億齡)의 아랫 구절은 김극기(金克己)의 아랫 구절을 썼으며

 

江月圓還缺 강의 달은 둥그러졌다가 다시 이울고
庭梅落又開 뜰의 매화는 졌다 다시 피니, (임억령)
多情塞月圓還缺 다정한 변방의 달은 둥그러졌다가 다시 이울고,
少格山花落又開 격조 없는 산 꽃은 졌다 또 피네. (김극기)

 

蔡湖洲, ‘荒林秋盡雨, 窮店夜深燈.’ 用唐司空圖, ‘曲塘秋盡雨, 方渚夜深船之句, 三人皆沿襲前人詩.

호주(湖洲) 채유후(蔡裕後)의 아랫 구절은 당나라 사공도(司空圖)의 시 아랫 구절을 썼으니 세 사람은 모두 전대의 시인들을 따라 썼다.

 

荒林秋盡雨 窮店夜深燈 황량한 숲에 가을비 다하고 외진 주점엔 밤등불 깊어라. (채유후)
曲塘秋盡雨 方渚夜深船 굽이진 못에 가을비 다하고 네모난 못엔 밤 배가 깊어라. (사공도)

 

又有贈僧詩云: “法門有三乘, 最下是輪回. 去從何處去, 來從何處來.” 盡用佛家語也.

채유후(蔡裕後)의 또 증승(贈僧)시는 아래와 같으니 죄다 불교의 말을 썼다.

 

法門有三乘 最下是輪回 법문엔 삼승(三乘)이 있는데 가장 낮은 것이 윤회(輪回)라네.
去從何處去 來從何處來 떠나는 건 어디로부터 떠나며 오는 건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가?

 

金河西麟厚詩, 續靑邱風雅, 其詩云: “來從何處來, 去從何處去. 去來無定蹤, 悠悠百年許.”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의 시가 속청구풍아(續靑邱風雅)에 기재되었으니 그 시는 다음과 같다.

 

來從何處來 去從何處去 오는 건 어디로부터 오며 가는 건 어디로부터 가는가?
去來無定蹤 悠悠百年許 가고 옴엔 정해진 자취 없으니 유유자적한 100년의 삶 바라지.

 

下句, 全用上句, 李相國所謂拙盜易擒體.

채유후(蔡裕後)의 아랫 구절을 온전히 김인후(金麟厚)가 윗 구절로 썼으니 이것이 이상국(李相國)졸도이금체(拙盜易擒體)’라 말한 것이다.

 

金息菴斯百, 甞以接慰官, 至東萊府, 登海雲臺, 俯瞰滄溟浩浩漫漫, 一碧萬里, 賦詩一絕曰: “錦帳出季倫, 古人尙云侈. 誰家碧綾羅, 鋪盡千萬里.”

식암(息菴) 김사백(金斯百)이 일찍이 접위관(接慰官)으로 동래부(東萊府)에 이르러 해운대(海雲臺)에 올라 푸른 바다가 넘실넘실 찰랑찰랑 만 리에 이르른 걸 굽어보고 시 한 절구를 지었으니 다음과 같다.

 

錦帳出季倫 古人尙云侈 비단 휘장이 계륜(季倫)계륜(季倫): ()나라 때 부호(富豪)로 이름난 석숭(石崇)의 자이다. 석숭의 애첩인 녹주(綠珠)가 매우 아름다웠으므로, 당시의 권력자인 손수(孫秀)가 녹주를 빼앗으려고 하다가 실패하자, 석숭을 모함해 죽이려고 하였다. 이에 녹주는 석숭과 함께 놀던 누대에서 떨어져 자살하였다. 그 전에, 한나라 때 사람들이, 명비가 흉노에게 시집가는 것을 불쌍하게 여겨 명군(明君)이라는 노래를 지어 불렀는데, 석숭의 애첩인 녹주가 춤을 잘 추었으므로, 석숭이 이 곡을 가르쳤으며, 또 스스로 명군이라는 노래를 지어 녹주로 하여금 부르게 하였다. 그 노래에 이르기를 나는 본디 한나라의 여인이건만, 선우에게 시집가는 신세 되었네. 옛날에는 갑 속에 든 옥이었건만, 이제부턴 거름 속의 꽃 신세라네[我本漢家子 將適單于庭 昔爲匣中玉 今爲糞土英].” 하였다. 舊唐書 卷29 音樂志2』】에게서 나오자 옛 사람은 오히려 사치스럽다고 했네,
誰家碧綾羅 鋪盡千萬里 누구 집에서 푸른 비단을 천만 리에 펴놓았나?

 

蓋出於麗朝崔拙翁瀣, 咏雨荷, ‘貯椒八百斛, 千載笑其愚. 如何碧玉斗, 竟日量明珠.’

대체로 고려조 졸옹(拙翁) 최해(崔瀣)영우하(咏雨荷)시의 다음 구절에서 나온 것이다.

 

貯椒八百斛 千載笑其愚 후추 저장한 게 800, 1000년 동안 어리석음으로 비웃음 당했네.
如何碧玉斗 竟日量明珠 어째서 푸른 옥으로 됫박을 삼아 하루 종일 명주 세는가?

 

又於滄海中, 見時有微波獨湧雪色亂洒, 咏一絕曰: “聞道海觀音, 高拱蓮花座. 怳有白玉童, 擎出雙雙朶.”

김사백(金斯百)은 또 바다 속에서 이따금 잔잔하던 파도가 홀로 눈색으로 용솟음쳐 어지럽게 뿌려지는 걸 보고 한 구절을 읊었으니 다음과 같다.

 

聞道海觀音 高拱蓮花座 말을 들어보니 바다의 관음(觀音)이 높이 연화좌(蓮花座)를 들었다 하던데
怳有白玉童 擎出雙雙朶 게다가 흰 옥 같은 아이가 쌍쌍이 나뭇가지 들고 나오네.

 

蓋出於宋楊大年, 咏白芙蓉, ‘昨夜三更裡, 姮娥墮玉簪. 馮夷不敢受, 捧出碧波心.’

대체로 송나라 양대년(楊大年)영백부용(咏白芙蓉)의 다음 구절에서 나왔다.

 

昨夜三更裡 姮娥墮玉簪 어젯밤 삼경에 항아(姮娥)가 옥 비녀 떨어뜨렸는데
馮夷不敢受 捧出碧波心 바다신 풍이(馮夷)는 감히 받지 못해서 푸른 파도 중심에서 받들고 나오네.

 

皆模倣古作, 終無痕跡, 眞得奪胎之法, 爲詩者, 宜可戒可法.

모두들 옛 작품을 모방했지만 끝내 흔적이 없어 참으로 환골탈태의 법을 터득했으니 시를 짓는 이는 마땅히 경계하면서 본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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