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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논어한글역주, 술이 제칠 - 18. 공자의 호학, 발분망식(發憤忘食) 본문

고전/논어

논어한글역주, 술이 제칠 - 18. 공자의 호학, 발분망식(發憤忘食)

건방진방랑자 2021. 6. 26.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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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공자의 호학, 발분망식(發憤忘食)

 

 

7-18. 섭공(葉公)이 공자의 위인(爲人)에 관하여 자로에게 물었다. 자로는 대답하지를 않았다.
7-18. 葉公問孔子於子路, 子路不對.
 
공자는 이에 말씀하시었다: “자로야! 너는 왜 말하지 않았느냐? 우리 선생의 사람됨은, 분발하면 먹는 것도 잊고, 즐거움을 느끼면 세상 근심을 다 잊어버린다오. 그러기에 늙음이 다가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그런 사람 이라오.”
子曰: “女奚不曰, 其爲人也, 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云爾.”

 

이 사건은 공자가 유랑하던 시기, 634세 즈음에 일어난 해프닝이다. ()은 남방의 대국 초()나라의 영지였다. 현재 하남성 섭현(葉縣) 지역이다. 섭공은 이 지역을 다스리는 영주로서 내외의 신망을 크게 얻고 있었던 큰 인물이었다. 공자가 죽은 해, 애공(哀公) 16 초나라에 야망만 크고 배은망덕하고 야비한 공자 백공(白公) ()이 반란을 일으켰는데 섭공의 인망(人望)으로 반란이 무난하게 진압되는 과정이 대하드라마처럼 멋있게 좌전에 그려져있다. 섭공은 본 장 외로도 자로1618에 공자와 대화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아무래도 공자가 짝사랑을 한 인물 같다. 섭공은 좋은 사람이었으나 공자를 알아보는 안목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두 사람 사이에서 어떤 화학반응 같은 것이 일어날 만도 한데, 안 일어난 케이스에 속하는 것이다.

 

섭공의 성은 심()이고, 이름은 제량(諸梁), 자는 자고(子高) 혹은 자고(子羔, 당사본 정현 주), 정현은 공자의 인품에 관하여 자로에게 물은 것이 공자에게 참으로 본받아야 할 그 무엇을 얻기를 바랬기 때문이라고 주를 달고 있으나[問孔子者, 冀得可法行也], 이것은 참으로 맥빠지는 주석이다. 섭공이 공자에 관하여 자로에게 물은 것은 물론 정치적인 것이다. 공자를 불러다 정치를 맡겨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문제에 관하여 황간의 소는 다양한 재미있는 견해들을 수집해놓고 있다.

 

자로가 왜 대답을 하지 않았을까? 공안국은 자로가 공자의 거대한 인격을 어떻게 몇 마디로 정리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도무지 어찌 말해야 할 바를 몰랐을 것이라고 주를 달고 있다[不對者, 未知所以答也]. 과연 그랬을까? 자로가 과연 대답하고 싶었는데 단지 말재간이 모자라 대답하지 못한 것일까? 그래서 공자가 화가 나서 왜 나를 이런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았니 하고, 너 때문에 등사(登仕)의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고 화난 듯이, 꾸짖는 듯이, 일장연설을 늘어놓은 것일까? 주석가들은 심제량이 자신을 섭공(葉公)이라고 말하는 것이 참칭(僭稱, 공안국)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남방의 초나라의 경우 중원과 달라, 그러한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섭공은 초나라의 일개 대부에 지나지 않는 인물이었다.

 

자로편에 그려져 있는 것을 보면 공자와 섭공이 만난 것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공자는 유랑생활에 지쳤기 때문에 섭공이라도 그를 받아준다면 뭔가 일을 벌려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옆에서 바라본 자로는 생각이 달랐다. 섭공은 공자를 너무 재기만 했던 것이다. 운만 띄우고 막상 실천력이 부족한 인물이었던 것이다. 공자의 이상에 동참하는 어떤 열의가 부족한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러한 인물에게 몸을 맡긴다는 것은 좀 격에 맞지 않는다고 자로는 생각했던 것이다. 이번에 자로를 만났을 때도 섭공은 공자에 관해 또 물었다. 자로는 불쾌했다: “자식! 일개 대부 새끼가! 폼은 드럽게 잡네. 우리 형님을 모셔가려면 첫눈에 모셨어야지. 왜 구질구질하게 우리 형님이 어떤 사람이냐고 계속 묻냐? 웃기는 자식! 엄마 니 밑에서 우리 형님이 벼슬을 해! 임마 우리 형님은 너 같은 변방의 대부 새끼 밑에서 허리를 굽혀서는 안될 분이야[疑葉公問之, 必將欲致之爲政. 子路知夫子之不可屈].”

 

자로의 판단은 정확한 것이다. 그래서 묵묵히 대답을 하지 않고 섭공을 떠난 것이다. 자로 감각으로는 섭공을 패주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 소식을 들은 공자는 발분망식(發憤忘食)’ 운운! 하여튼 공자는 못 말리는 사람이다. 한없이 긍정적이고, 한없이 순진한 공자! 이 못 말리는 공자 형님 때문에 논어가 재미있는 것이 아닐까?

 

 

은 서섭(舒涉) 반이다. 섭공(葉公)’은 초나라 섭현(葉縣)의 현윤(縣尹)현장(縣長). 주희가 참칭이 싫어 윤()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인 심제량(沈諸梁)이다. 자가 자고(子高)이다. ()은 참칭한 것이다. 섭공은 공자를 잘 알지 못했다. 반드시 물을 바가 못 되는 것을 물었을 것이다. 그래서 자로가 고의적으로 답변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그것이 아니라면, 성인의 덕을 쉽게 말로 형언하기가 어려웠던 사정도 있었을 것이다.

, 舒涉反. 葉公, 楚葉縣尹沈諸梁, 字子高, 僭稱公也. 葉公不知孔子, 必有非所問而問者, 故子路不對. 抑亦以聖人之德, 實有未易名言者與?

 

진리를 터득하지 못하면 분(: 분노에 가까운 탐구욕)을 발하여 먹는 것도 잊고, 이미 터득하면 즐거워 어쩔 줄 몰라 세상근심을 잊는다. 이 두 가지를 가지고서 힘쓰면 날로 삶이 풍요로워져서자자(孶孶)에 번식한다는 의미가 있다, 무엇인가 자라 나는 모습 나이를 먹는 것도 잊어버린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는 그 호학(好學)의 독실함을 말했을 뿐이다. 깊게 음미하여 보면, 그 전체가 지극하여 순수함이 또한 그칠 수 없는 그 묘미는 성인이 아니면 도저히 미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대저 부자께서 스스로 당신에 관하여 말씀하시는 유형이 대체로 이와 같으니, 배우는 자들은 생각을 극진하게 해야 그 경지를 깨달을 수 있다.

未得, 則發憤而忘食; 已得, 則樂之而忘憂. 以是二者俛焉日有孶孶, 而不知年數之不足, 但自言其好學之篤耳. 然深味之, 則見其全體至極, 純亦不已之妙, 有非聖人不能及者. 蓋凡夫子之自言類如此, 學者宜致思焉.

 

 

 

 

인용

목차 / 전문

공자 철학 / 제자들

맹자한글역주

효경한글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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