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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후대에 되살아난 굴씨의 악기
弟子進春學新飜 | 제자 진춘이 새로운 악보와 |
幷擾禽獸傳糟粕 | 아울러 동물 길들이는 법의 어설픔 1을 배웠네. |
而來二百年無聞 | 그러나 이백년 흘러 전해지지 않아 |
惆悵人琴兩冥漠 | 슬프구나. 사람과 비파 두 가지가 어둡고 막막함이. |
逤邏檀槽蹙鳳紋 | 라사의 자단목의 좁아지는 곳엔 봉황무늬 잇고 |
金縷玉質光灼爍 | 금색 실에 옥빛 바탕이라 광택이 반짝반짝이네. |
豈知屈氏琵琶尙人間 | 어찌 굴씨의 비파가 아직도 인간세상에 있다는 걸 알았으리오? |
鵾絃鉄撥隨風蘀 | 곤으로 만든 비파줄과 연주하는 철발 2이 바람 따라 끊어져 |
宮商附木木不言 | 궁상의 음계 나무에 붙었지만 나무는 말이 없고 |
庸奴淘井事可愕 | 하찮은 종놈의 우물 뜨개가 되었으니 이 일 경악할 만하네. |
姜君歎息爲重裝 | 강군은 탄식하며 거듭 고치니 |
翠鳳昂首靈龜旁礴 | 비취빛 봉황이 머리 들고 신령한 거북이 위대하여라. |
神明頓還絃柱間 | 신명함이 갑자기 현과 기둥 사이로 돌아와서 |
是日池上蕤賓鐵自躍 | 이날 연못가 유빈 소리 3가 스스로 약동하네. |
此器本自漢宮來 | 이 악기는 본래 한나라 궁궐로부터 왔는데 |
肯與兜離共唯諾 | 기꺼이 오랑캐의 음악 4과 함께 즐기네. |
胸膝上抱相親 | 가슴과 무릎에 올리고 안아 서로 친했지만 |
美人黃土餘薌澤 | 미인은 흙으로 돌아갔지만 배인 향기는 남았네. |
我傷哀樂在前中年 | 나는 슬픔과 즐거움에 속상한 중년의 나이에 있지만 |
况今憑吊心作惡 | 더군다나 이제 조문하는 마음에 의지하니 괴로운 마음까지 생기니 오죽할까. |
姜君爲我轉軸抹四絃 | 강군이 나를 위해 굴대 옮겨가며 네 곡조 연주하니 |
匪凮ㆍ下泉凄而廓 | 비애와 원한을 담은 노래 서글프고도 텅 빈 듯해서 |
宛見屈氏無言擁袂立 | 굴씨가 말없이 소매 안으며 서 있는 모습 분명히 보이고 |
精靈化下遼陽鶴 | 정령이 요양의 학 5으로 변화하여 고향에 내렸으리. 『警修堂全藁』 冊九 |
인용
- 조박(糟粕): '술찌꺼기'라는 뜻으로, '고인(古人)이 남긴 글'을 가리킨다. 그래서 ① '고인의 진면(眞面)은 추구하지 않고 껍데기만 익히는 것'을 말하기도 하고, ② '학술ㆍ예술 따위 학문을 옛 사람이 다 밝혀내고 남은 찌꺼기'를 말하기도 한다. [본문으로]
- 곤현철발(鵾絃鐵撥): 곤계(鵾雞)의 힘줄로 만든 비파 줄로, 곤현(鵾弦)이라고도 한다. 곤계는 학(鶴) 비슷한 새의 이름이다. 철발(鐵撥)은 악기를 탄주하는 공구(工具)인데, 쇠로 만들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시구는 『소동파시집』 권11 「고전두곡(古纏頭曲)」 첫머리에 나오는데, 당 현종(唐玄宗) 개원(開元) 연간에 이원(梨園)에서 낙공봉(駱供奉), 하회지(賀懷智), 뇌청(雷淸) 등이 곤계의 힘줄로 줄을 만들고 철발로 탄주했다는 왕십붕(王十朋)의 주석이 있다. [본문으로]
- 유빈철(蕤賓鐵): 고악(古樂)의 12율 가운데 제7율을 가리킨다. 철(鐵)은 아주 분명함을 강조하는 수식어다. [본문으로]
- 두리(兜離): 오랑캐의 음악 이름으로, 전아하지 못한 음악을 말한다. [본문으로]
- 요양학(遼陽鶴): 요동학(遼東鶴)과 같다. 요동사람 정영위(丁令衛)가 도술을 익혀 학이 되어 돌아왔다는 고사를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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