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락(喜樂)에 대한 보충 설명
사상인의 기본 성정(性情)에 대한 설명이 이것으로 끝났는데, 부분적으로 보충설명이 필요한 부분들이 좀 있다. 우선 희락(喜樂)에 대한 보충설명이다. 동무(東武)가 기본적으로 사회구성 원리에 대한 생각이 강한 사람이라서 사무(事務), 교우(交遇), 당여(黨與), 거처(居處)라는 ‘더불어 살기의 단계’로 나누어 설명했기에 여기서도 그 흐름을 따라 설명했다. 하지만 개인 심리에 맞춰서 희(喜)는 받이들이는 기운, 락(樂)은 몰두하는 기운이라는 면에서 보면 또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성(性)이야 문제될 것이 없지만, 정(情)은 지나치면 아무래도 문제가 된다. 희정(喜情)이 지나치면 받아들이지 말 것을 받아들인다. 앞의 글에서 태음인인 김대중(金大中, 1924~2009)이 받아들이지 말아야 할 사람을 받았다는 것과 혼동하지 말기 바란다. 그 경우는 받아들이지 말아야 할 ‘사람’을 받은 것이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할 ‘측면’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받아들이지 말아야 할 사람에게도 받아들일 만한 측면은 있게 마련이다. DJ가 여력이 될 때는 그 부분만 받고 받지 말아야 할 부분은 안 받았다. 태음인의 희성(喜性)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즉 희성(喜性)이 제대로 작동했기에 전체적으로 받을 수 없는 사람에게서도 추릴 만한 능력만 골라 쓸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력이 안 되면서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자신의 관리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된 것이다. 이는 희성(喜性)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그런데 소음인의 희정(喜情)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반대의 경우다. 받아들일 사람에게서도 받지 말아야 할 측면이 있는 법이다. 즉 스승이나 부모가 잘못 나갈 때, 희정(喜情)이 지나치면 이를 그냥 따라가게 된다. 태음인은 스승이나 부모에게 대들지 않는다. 하지만 따라가지 않고 버려서 윗사람이 잘못된 길을 가지 못하게 한다. 소음인은 따진다. 그러나 따져도 스승이나 부모를 바꾸지 못하면 결국은 잘못인 줄 알면서도 따라간다. 때로는 억지로 그 잘못을 합리화하기도 한다.
이번에는 락정(樂情)의 문제를 보자. 락성(樂性)의 집중은 기본이 되는 일에 대한 집중이기에 지나쳐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락정(樂情)이 지나칠 때는 지엽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수가 있다. 취미생활에 빠지는 일이 도가 지나치기가 쉬우며, 도박 같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에 깊게 빠지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태음인이 도박에 빠지면 또 그만큼을 건져낸다는 것이다. 도박을 통해서 사람 읽는 법, 마음 다스리는 법 등등, 이런 유용한 것들을 배운다. 또 태음인의 천성이 폭을 중시하다 보니 하나에 빠져도 여전히 다른 것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아서 그런 부분들이 어느 정도 방파제 노릇을 한다.
예를 들자면 바람을 피우면서도 배우자에 대한 애정(愛情)은 여전히 유지하는 그런 이상한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래서 적당히 바람피우다가 바람피우는 일에 대해서 알 만큼 알았다 싶으면 다시 돌아가는 사람. 무 극단적인 예인가? 락정(樂情)만 지나치게 발달하고 다른 부분이 너무 약해서 통제가 안 되는 사람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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